오바마, 연내 이민개혁 조치 추진 의지 밝혀...미국 "이란, 핵 타결 방안 수용해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의 중간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민개혁을 위한 조치를 연내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프랑스는 이란이 핵 협상 타결을 위한 방안을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러시아가 내후년 미국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의 한 경제전문지가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선정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미국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최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의회 하원과 상원에서 모두 다수당이 됐는데요. 그래서 민주당 오바마 정부는 의회의 협조를 얻는 데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5일)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결과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남은 2년 임기 동안의 국정 운영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패배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했는 지 궁금하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 미국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와 기대가 들어있다고 말했는데요.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처럼, 정치인들도 국민들을 위해 주어진 과제들을 완수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도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소매를 걷어붙이고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공화당이 기분 좋은 밤을 보냈을 것이라면서, 모든 당선자들에 대한 축하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다 장악하면서, 의회의 동의를 얻는 게 더욱 어려워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특히 그동안 공화당에서 반대해온 이민개혁 조치 등을 추진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와 견해 차이가 있을 거란 점은 인정하면서도, 국민들을 위해 당파 갈등이나 이념적인 대립은 뒤로하고, 진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중간선거 패배로 오바마 대통령이 과연 이민개혁 조치를 예고대로 강행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고요?

기자) 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협력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갈등이 예상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강한 반대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이미 예고한대로 올해 안에 이민개혁 조치를 행정명령 형태로 시행할 수 있음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죠?

기자)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성난 소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드는 격이라며 즉각 반발했고요.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막기 위한 법안을 조속히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이런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의회가 이민개혁법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는데요. 의회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되자, 대통령 고유권한인 행정명령 형태로 관련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공화당 내에서는 이에 반발해 오바마 대통령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었고요.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여전히 의회가 관련 법안을 채택하기를 원한다면서, 이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행정명령을 강행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민개혁 조치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미국에 들어온 불법체류자들이라도 그에 대한 벌금을 내고 세금을 내면 구제해주는 방안이 들어있습니다. 또 이민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경경비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는데요.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불법이민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민 개혁 외에 또 어떤 내용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을 소탕하기 위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ISIL 소탕 작전은 2, 3개월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며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라면서, 의회의 협조를 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 가능성 등 전략의 수정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공화당 지도부는 그동안 공습만으로는 부족하며, 지상군 병력 파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이란 핵 협상 관련 소식입니다. 핵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미국이 이란에 협상 타결을 위한 제안을 수용하도록 거듭 촉구했다고요?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5일) 파리를 방문했는데요.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란의 평화적 핵 발전을 위한 제안을 이미 이란에 제시했다면서, 이는 이란은 물론이고 지역과 국제사회를 위해서도 명백하게 이로운 내용이지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 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또 이란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인 용도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협상 타결에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어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란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란은 주요 6개국과 핵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6개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 안보리 5개국과 독일을 포함하는데요. 미국 등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없애고, 이란으로서는 핵 문제로 인한 제재가 풀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이란은 평화적인 핵 개발 권리는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달 24일이 핵 협상 시한입니다.

진행자) 프랑스의 파비우스 장관은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역시 이란이 어렵게 마련된 핵 문제 타결의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는데요. 흥미롭게도 파비우스 장관이 미국의 정치 상황을 언급했는데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면서 미국의 대 이란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협상 시한 안에 타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이 잠정합의 후 일부 제재를 해재했을 때, 공화당에서는 이란이 완전히 핵무기를 포기하지 전까지 제재를 해제해선 안된다면 반대 목소리가 나왔었습니다.

진행자) 그 문제에 관해 케리 장관은 어떤 입장이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케리 장관은 관련 질문을 받고, 솔직히 누가 다수당이 되든,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요, 만약 핵 협상이 타결 됐다고 가정할 때, 의회에서 이란 제재 해제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권한으로 제재를 완화하거나 이행을 잠정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핵 협상에서 잠정 합의도 이뤄졌고, 당사국들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타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최종 합의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어떤 부분이 걸림돌입니까?

기자)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요. 현재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원심분리기 수를 얼마나 허용할 지와 대 이란 제재의 해제 속도, 그리고 이란 핵 시설의 감시 범위 등을 놓고 여전히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정부는 핵 협상 타결은 가능하다면서도, 자국의 핵 개발 권리를 보장할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요. 케리 장관은 곧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협상 타결 방안을 직접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엔 러시아 관련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내후년 미국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불참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다고요?

기자) 러시아는 이미 앞서 열린 관련 실무회의에 불참하면서, 핵안보정상회의 자체에도 나오지 않을 수 있단 관측이 있었는데요. 러시아 외무부가 어제(5일) 별도의 성명을 통해 불참 의사를 공식화했습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2010년부터 2년에 한 번식 열리고 있는데, 4회째인 다음 회의는 2016년 워싱턴과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불참을 선언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회의가 미국과 협력국들에 의해 주도되고, 다른 나라들의 견해는 반영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이 제안한 핵안보정상회의 준비 구상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면서, 미국과 한국, 네덜란드 등 이전 회의 개최국에 특별한 권리를 주고, 다른 참가국들은 결의문 초안 작성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공개적으로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대신 같은 해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 고위급 회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의 외교적 갈등도 이유가 됐다는 지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동부 친 러 분리주의 세력을 노골적으로 지원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제재를 가했는데요. 러시아도 보복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러시아의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불참 선언도 그런 이유가 작용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미국은 핵 안보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와 계속 협력할 거란 의지를 밝혔는데요.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도 시리아의 화학무기 제거와 이란 핵 협상 등에서 핵 안보와 비확산을 위해 협력해왔다면서, 러시아가 핵안보정상회의에 불참한다면 다른 경로를 통해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월드 파워 랭킹'을 선정하는데요, 올해는 누가 1등을 차지했습니까?

기자) 지난해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2위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3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었는데요. 포브스지는 푸틴 대통령을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에너지 강국이자 핵탄두 소유국 러시아의 강력한 지도자로서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 순위는 어떻습니까?

기자) 10위까지의 인물들을 소개해 드리면요. 푸틴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 시진핑 주석에 이어, 4위는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 5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세계 가톨릭의 최고 지도자고, 메르켈 총리는 유럽 최대 경제국가를 이끌고 있죠. 이어 6위는 자넷 옐렌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인데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정책은 세계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7위부터는 기업인들이 보이는데요.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7위,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각각 9위와 10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지도자들의 순위는 어떤가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46위,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49위였습니다. 지난해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46위, 박근혜 대통령이 52위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더 높은 순위에 있었는데, 올해는 바뀐 것이죠. 한편 한국인 중에는 한국 최대 기업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공동 35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고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40위로 박근혜 대통령, 김정은 제1위원장보다 앞에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