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방중, 미국 아시아 내 역할 강조...중-일 정상회담 '냉랭한' 분위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차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첫 정상회담을 했지만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미국과 이란, 유럽연합이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위한 고위급 협상을 이틀째 열었지만, 아직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 소탕을 위해 이라크에 추가 병력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럭체, APEC 정상회의가 오늘(10일) 개막했는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관련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베이징에 도창했는데요. 사흘간 중국을 국빈방문할 예정이고, 내일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모레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첫 날 주요 일정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에 참여하는 나머지 11개국 정상과의 회의를 가졌는데요. 정체된 협상의 진전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TPP가 역사적인 협정이 될 것이라면서, 포괄적인 최종 합의는 각국 정상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의서 중국과 미국이 각각 개별적으로 추진 중인 자유무역 체제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었는데요?

기자) 네. 미국이 중심이 된 TPP에 대응해, 중국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FTAPP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아시아 경제의 주도권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 치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도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FTAPP 제정을 위한 로드맵, 즉 구체적인 계획표를 마련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APEC 기업인 회의에도 참석해서, 미국 경제에 있어서 아시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중국의 번영과 평화, 안정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홍콩 시위 사태에 관해서도 질문을 받았는데요. 중국이 모든 면에서 미국의 모델을 따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인권 문제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과 홍콩 관계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폭력은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두 나라가 비자 유효기간을 대폭 연장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네. 오늘 두 나라 정부가 발표한 내용인데요. 사업과 여행 비자의 유효기간은 현행 1년에서 10년으로, 학생과 교류 비자의 유효기간은 현행 1년에서 5년으로 크게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또 비자 기한 연장은 오는 12일부터 바로 적용됩니다. 교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여러 나라 정상들과 개별 양자회담을 갖는데요. 오늘은 토니 애벗 호주 총리를 만났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애벗 총리와 양국 현안과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IL 대응 작전에 호주가 병력을 파병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고요, 호주도 현재 200명인 파병 병력 규모를 늘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두 정상은 또 호주에서 곧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제와, TPP 협정 추진에 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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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APEC 정상회의 참석차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베이징에 모여있는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도 관심이 집중됐죠?

기자) 네. 얼어붙은 두 나라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발언을 할 지 주목됐었는데요. 하지만 회담도 20여분 정도 매우 짧았고,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두 사람 간의 첫 회담이고, 두 나라 정상이 만난 것도 2년 반 만에 처음이지만, 일단 오늘은 만났다는 데에만 의미를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분위기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아베 총리가 회담장에 입장하면서 시 주석과 악수를 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인사말을 건냈지만, 시 주석은 시종 화난듯한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채, 카메라로 얼굴을 돌릴 정도였습니다. 언론들도 이런 이례적이고 어색한 만남의 장면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회담 뒤 별도의 성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나요?

기자) 회담에서도 기존 입장을 반복했는데요. 시 주석은 두 나라 관계 발전 의지를 밝히면서도, 일본에 과거사 문제에 관한 태도 변화를 거듭 주문했는데요. "역사를 직시해서 미래를 향하는 것이 중요하며, 역사 문제는 13억 명 중국인의 감정과 관련된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합니다. 아베 총리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있다고 답했고요. 이번 정상회담이 관계 개선의 첫 걸음이 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안보 문제도, 시 주석은 일본에 신중한 군사 안보 정책을 요구했고요, 아베 총리는 적극적인 평화주의를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이번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영유권 문제에서 일부 양보를 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기자) 양측은 지난주 관계 개선을 위한 원칙에 합의했었습니다. 여기서 영유권 문제도 언급하고 있는데요. 두 나라는 일본명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등 동중국해에서 최근 몇 년 간 조성된 긴장국면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정세 악화를 방지하고, 불의의 사태를 방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일본이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에 관해 다른 견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동안은 어땠나요?

기자) 일본은 센카쿠 열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도 자국의 고유한 영토라는 점이 명백하다며, 영유권 문제에 대한 어떠한 대화도 거부해왔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 2012년 센카쿠 열도 섬들의 소유권을 개인으로부터 사들이는 국유화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었는데요. 양측 경비선들이 센카쿠 주변에서 활동을 늘리면서, 군사적 긴장도 고조됐습니다. 한편 오늘 중-일 정상회담에서는 해상 연락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무자 수준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중국 시진핑 주석과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열렸죠?

기자) 네. 앞서 한반도 뉴스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두 나라 정상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도록 노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고요. 또 2년 반을 끌어 온 자유무역협정, FTA를 타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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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이란 핵 협상 소식 알아보죠. 오만 무스카트에서 핵 협상 타결을 위한 미국과 이란, 유럽연합의 고위급 협상이 이틀째 열렸는데. 어떤 진전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위급 협상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참가했는데요. 원래 어제 하루 일정이었던 협상을 하루 더 연장해 오늘까지 이어갔지만 타결 소식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어떤 문제가 쟁점입니까?

기자)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증명 가능한 확신을 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이란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협상 타결과 함께 모든 관련 제재를 영구적으로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합의 이행에 따라 점진적으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견해였고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아직 큰 입장 차이가 있다면서,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협상 시한이 얼마 안 남았죠?

기자) 네. 이란 핵 협상 타결 시한은 오는 24일입니다. 이란 핵 협상에는 이란 외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협상의 목표는 이란의 핵 무기 의혹을 완전히 제거하고, 그 대가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인데요. 미국은 이란이 어렵게 조성된 핵 문제 해결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협상을 개최한 오만의 유세프 빈 알라위 외무장관은 3자가 모두 협사을 타결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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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이라크 수니파 무장단체 ISIL 대응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이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이라크에 현재 1400명의 병력을 파견 중인데요. 주말 동안 이라크 병력 지원을 위해 1500명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ISIL 대응 작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지금까지는 ISIL의 세력 확대를 막기 위한 공습을 진행했고, 실제로 ISIL의 역량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면서. 이제는 ISIL을 후퇴시키기 위한 공격을 가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군이 지상 전투에도 동원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여전히 전투임무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ISIL을 후퇴시키기 위해서는 이라크 군대가 필요하다면서, 새로 투입되는 미군 병력이 4 곳으로 나눠져 이라크 군과 쿠르드 자치 병력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상에서도 ISIL에 우위를 점하도록 돕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주말동안 ISIL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기자) 이라크 국방부와 내무부가 성명을 내고 그런 내용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익명의 이라크 국방부 관리들도 언론에 ISIL 지도부가 탄 차량이 폭격을 받았고, 알바그다디가 부상을 입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 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확인했습니까?

기자) 미 국방부는 아직 확인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알바그다디는 ISIL을 이끌면서, 지난 6월 이라크와 시리아에 걸친 이슬람국가 수립을 주장했는데요. 그 전에는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있었지만, 이슬람국가 선포 후 한 사원에서 연설하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알바그다디에게 1천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