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의 최고지도부 7인 전원이 중국을 방문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이는 중국의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인 일로 미-중 관계에 대한 중국 측의 시각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신경보'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지난 11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찬을 겸한 비공식 회동을 열어 주요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어 12일에는 인민대회당에서 환영식과 함께 공식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예정보다 30분 이상 길게 진행된 정상회담에 이어 두 나라 정상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공식 환영오찬을 진행했습니다.
중국 측에서는 환영오찬의 초청자인 시 주석 외에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장가오리 상무부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 4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오찬에 참석하지 않은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커창 총리와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하루 전인 11일 오후 오바마 대통령과 각각 별도의 회동을 했습니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1박2일의 짧은 중국 국빈방문 기간에 중국 최고지도부 7인을 모두 만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시 주석은 환영오찬 축사에서 고전 문구를 인용하면서 수교 35주년을 맞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높은 곳에 서서 멀리 바라보면서 안정적이고 실질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두 나라는 수교 이후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평범하지 않은 길을 걸어 왔다고 평가하고, 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어떤 곤란도 극복할 수 있다며 미-중 관계 발전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습니다.
중국에서 외국 정상을 위해 최고지도부 전원이 모두 나선 것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생전이던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후 처음인 것으로 한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에 대한 예우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으로 연결된 북-중 관계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