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북한 방문 합의…시기는 추가 논의하기로

이희호 여사 방북 실무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성재 김대중 아카데미 원장이 21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기로 실무접촉에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방북 시기와 인원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김성재 전 문화부장관은 입북 경로는 육로, 숙소는 백화원초대소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장관은 북측과 협의를 마친 뒤 도라산 출입사무소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측의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이 이 여사가 고령인데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한 데 높이 존중하고 평가하면서 윗분의 뜻을 받들어서 나왔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끌었던 방북 시기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날 합의하지 못하고 추가 협의를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방북 시기와 관련해 이 여사가 고령이기 때문에 서로 돌아가 의료진과 협의하고 이 여사와도 의논한 뒤 2차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사 측은 이르면 다음주 중 북측과 다시 연락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첫 접촉에서 구체적 시기를 합의하지 못함에 따라 올해 안에 이 여사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게 됐습니다.

이 여사 측은 또 이 여사의 방북이 이뤄질 경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도 전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은 북측이 김 제1위원장과의 접견을 한다, 안 한다는 말은 없었으며 처음부터 원동연 부위원장이 ‘윗 분의 뜻을 받들어 왔다’고 말한 데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사는 방북할 경우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등 인도주의 행보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이 여사가 두 군데 어린이집과 애육원을 방문하는 것도 북측이 다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북측 관계자들은 원하는 물품이 있으면 준비하겠다는 김 전 장관의 말에 이 여사가 주고 싶은 물건을 주면 감사하게 받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와 북한 어린이 지원단체인 ‘사랑의 친구들’ 관계자 7 명은 21일 경의선 육로로 개성공단에 들어가 원동연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 이 여사의 방북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