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미군 유해 발굴 조직 개편…내년 1월 JPAC 해체

하와이에 있는 ‘미군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JPAC)’에서 북한으로 부터 받은 미군 유해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 제니 진 K208 팀장.

미 국방부 산하 ‘미군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 (JPAC)’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세계 각지에 묻힌 미군 유해를 발굴해 신원을 확인하는 임무가 내년부터 새 조직으로 넘어가는데요.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6.25 전쟁에 참전했다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찾아 가족에게 돌려주는 미군 당국의 관리감독 체계에 변화가 생깁니다.

미 국방부가 `미군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 JPAC을 해체하고 미군 유해 발굴과 감식 작업을 신설 부처로 넘기는 조직 개편 작업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새 조직에서 가장 큰 변화는 JPAC에서 유해 신원확인을 총괄하던 중앙감식소 소장의 교체입니다.

미 국방부는 군 법의관 출신으로 DNA 전문가인 에드워드 리디 대령을 새 조직의 감식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지난 20년 간 JPAC 중앙감식소 소장을 맡아온 인류학자 톰 홀랜드 박사를 대체하면서 민간이 아닌 군이 관련 업무를 관장하게 된 겁니다.

여기에는 신원확인의 최종 재가 권한이 뼈 감식 전문가에서 DNA 식별 전문가에게로 넘어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동안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절차가 너무 더디게 진행돼 왔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미군 숫자는 8만3천 명입니다. 미 국방부는 그 가운데 4만5천 명의 유해만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JPAC 중앙감식소를 통해 신원이 확인되는 유해는 평균 72구, 그나마 지난해에는 87구로 늘었습니다.

2015년부터 신원 확인 유해 규모를 매년 2백 구로 늘리라는 미 의회의 5년 전 지시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입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군 유해의 신원을 모두 확인하는 데 6백 년이 걸릴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JPAC 해체라는 초강수를 통해 수 십 년간 누적된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DNA 감식 비중을 높이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대대적인 조직 개편입니다.

실제로 6.25참전 미군 유해를 감식하는 JPAC의 ‘K208 프로젝트’는 첨단 유전자 감식 기법을 동원해 최근 신원확인 속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 제니 진 박사가 이 프로젝트 팀장을 맡은 뒤 65구의 신원을 확인하면서 JPAC이 지난 20년 동안 이룬 성과 이상을 지난 3년 동안 단숨에 거뒀습니다.

진 박사는 JPAC이 새 조직으로 개편돼도 6.25 참전 미군의 신원확인 작업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유족들로부터 채취한 유전자 시료가 축적된 만큼 신원확인 역시 그만큼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PAC은 지난 10년 동안 6.25 전쟁 참전 미군 7천27명의 가족 1만3천9백88명으로부터 유전자 정보를 확보해 지난 1999년 15% 수준에 머물던 DNA 시료를 89%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JPAC은 해체되지만 부대 휘장에 새겨진 임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