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2014년 북한] 3. 북한 비대칭 전력 강화와 미·한 방어 태세

지난 6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 잠수함 부대인 제167군부대를 방문, 직접 탑승해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 3년째를 맞아 올 한 해도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뉴스가 많았습니다. ‘VOA’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북한인권, 남북관계, 북한의 비대칭 군사력, 북-러 관계,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미-북 관계 등을 주제로 여섯 차례에 걸친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북한의 강화된 비대칭 전력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리 해리스 신임 미 태평양사령관 지명자는 지난 3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정권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해리스 사령관 지명자] “I believe that North Korea is seeking asymmetric advantages over us……”

북한 정권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계속 시도하며 지역 안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 10월 미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권이 최근 몇 년 동안 비대칭 전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캐퍼로티 사령관] “North Korea has focused on development of asymmetric capabilities. These capabilities include several hundred ballistic missiles….”

북한이 핵 개발 뿐아니라 수 백 기의 탄도미사일, 세계 최대 규모의 화학무기와 생물학 무기 연구 프로그램,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전 병력과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지난달 한국의 육군협회에서 가진 강연에서 북한이 비대칭 전력에 집중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녹취: 스캐퍼로티 사령관] “Realizing he cannot win in conventional war…”

북한은 재래식 전쟁에서는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대칭 전력 구축과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침투용 특수부대 등 비대칭 전력 관련 부대들을 자주 현지 지도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녹취:조선중앙 TV] “최고 사령관 동지께서는 항공육전병 구분대들이 야간전에 대처할 수 있게 준비됐는가를 검열하시기 위하여 불의에 야간훈련을 조직하시고 검열을 지도하시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특수전 부대 뿐아니라 잠수함 부대와 핵 등 군수과학자들의 주택지구를 방문해 격려하는 등 비대칭 전력 극대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잠수함용 탄도미사일 (SLBM)과 무인기 개발, 이동식 탄도미사일 위협, 핵탄두 소형화 능력으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성 관측을 통해 SLBM용 잠수함 건조 사실이 확인된데다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작고 조잡한 형태의 북한 무인기들이 잇따라 한국에서 발견되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새삼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의 군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육상과 지상에서 은밀하게 이뤄질 수 있는 북한 미사일 공격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응 능력의 강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녹취:라클리어 사령관] “Particularly as we look at the potential weaponization of nuclear material and ….

새뮤얼 라클리어 미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동식 탄도미사일 위협을 지적하며, 고정된 발사 시설보다 탐지가 어려워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비대칭 위협은 천안함 폭침처럼 초기에 도발 주체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응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IISS)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미사일만 위협이 아니라며 북한이 소형 잠수함을 이용해 핵 자폭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군사 당국자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즉흥적인 판단을 하는, 예측하기 힘든 인물로 자칫 무모한 오판을 할 수 있다며 대비태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의 대응 움직임도 올해 들어 더욱 속도를 냈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10월 워싱턴에서 제46차 미-한 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기를 재연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국 군이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한 정책과 도발 위협에 맞선 대응능력을 갖출 때까지 전작권 전환 연기에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헤이글 장관] “We signed a memorandum of understanding that outlines a conditions-based process for transferring…”

두 나라는 특히 확장억제의 신뢰성과 능력, 지속적 보장을 위해 맞춤형 억제전략을 극대화하고 핵과 화생탄두 등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 방어, 교란, 파괴하기 위한 능력을 계속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핵심 군사능력인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2020년대 중반까지 발전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한민구 장관] “한국 군은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에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 군사능력인 킬 체인과 KAMD 체계를 확보하는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하지만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한국에 직접적 위협인 만큼 한국 정부가 서둘러 정보. 정찰감시 능력(ISR)과 지휘.통제.통신.컴퓨터 정보 체계(C4ISR)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한국에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THAAD), 즉 사드 등 다층방어 능력을 한국이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베넷] “If you trying to intercept their Nodong misile…”

사드는 사거리 1천 300 킬로미터에 달하는 북한의 노동미사일 방어에 적격인데도 한국에서는 안보 현실보다 중국과의 관계 등 정치적 논란이 많은 게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한-일 세 나라의 미사일 방어 강화와 정보 공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클링너 연구원] “We need to have a sufficient missile defense…”

클링너 연구원은 또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간과한 미 정부의 국방예산 축소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히려 주한미군과 태평양사령부의 해군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핵무기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너무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지난 10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미 본토와 한국 등 미 동맹에 대한 어떤 심각한 공격도 정권의 자멸을 초래할 것이란 사실을 북한 정권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레어 전 국장] “North Korean regime knows if they make any serious attack on…”

북한 정권은 힘의 논리를 잘 알고 있고 정권 유지가 주요 목표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종말을 자초하는 무모한 짓은 하지 못할 것이란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지명자는 지난 3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북 억지가 실패할 경우 태평양사령부는 북한 군과 싸워 격퇴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