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북전단 입장 밝혀라"…한국 "대화 먼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남북관계 개선 등 과업 관철을 촉구하는 평양시 군중대회가 김일성광장에서 6일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이던 북한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와 흡수통일론에 대한 입장부터 밝히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대화 제의에 조속히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7일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는 답하지 않은 채 국방위 대변인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와 미-한 합동군사연습, 그리고 흡수통일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살포 저지에 난색을 표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같은 태도를 견지한 한국 정부와 마주앉더라도 남북관계에서의 큰 진전을 이루긴 어려울 것이라는 비난입니다.

아울러 미-한 군사훈련과 흡수통일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 표명도 요구하며, 한국 정부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담화 발표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정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은 남북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을 되풀이하지 말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에 조속히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다만 한국 민간단체가 영화 ‘인터뷰’를 담은 DVD를 북한으로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선 한국 국민의 신변안전을 감안해 상황에 맞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혀 저지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발언입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대북 전단 살포를 정부가 기본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게 기본입장입니다. 다만 이 행위가 지역 주민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거나 할 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게 입장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위협이 될 지 정확히 예상이 안 되는 상황에선 이를 일방적으로 막는 것은 정부 방침에 어긋나는 겁니다.”

류 장관은 이와 함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려면 상당한 정도로 남북 간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부 장관] “대화 뿐아니라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상당한 정도로 신뢰가 쌓여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에 그것이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하나의 획을 긋는 정도의 의미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남북대화 과정에서 여건이 마련된다면 남북 간 비공개 접촉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분산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열려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최근 이뤄진 미국의 대북 제재 조치의 경우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취한 조치라며, 미국의 대북 제재가 있어도 남북관계와 국익을 위해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외교통일위원회는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남북관계가 훼손되고 한국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남북 당국 상호 비방중상 합의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