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연합훈련을 중지하면 핵실험도 중단하겠다, 최근 북한이 미국에 보낸 메시지 내용이죠. 미국은 이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는데요. 한국 군 당국도 어불성설, 말도 안 되는 요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한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로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한국 군 당국은 "도둑이 도둑질 하지 않을 테니 현관문을 열어두라는 것과 같다"고 반박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미-한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훈련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미 연합연습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훈련입니다. 이건 마치 ‘도둑이 잠시 도둑질을 하지 않을 테니까 현관문을 열어달라, 열어둬라’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핵실험 잠정중단과 연합 군사훈련을 연계시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돼 있으며 북한은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북한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핵 개발에 대한 명분쌓기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한국 국방연구원 국방전략연구실장] “자신들이 왜 핵 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느냐 이런 것에 대해 국제사회에 알리고 싶은, 자기변호용 그런 것이죠. 사실 모든 나라가 북한 속내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자신들도 알고는 있을텐데 찔러보기? 이렇게 낮은 수준의 수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미국이 올해 미-한 연합훈련을 임시중지한다면 북한도 핵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제안이 암묵적인 위협이라고 비난하며 사실상 북한의 제의를 거부했습니다.
한편 한국 군 당국은 13일부터 이틀 간 동해 상에서 미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함 두 척이 참여하는 연합 해상훈련이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미 이지스함은 표적 탐지와 추적, 공격까지 가능한 최첨단 탐지,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서 영해로 은밀히 침투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 추격, 파괴하는 대잠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