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신동혁 18호 관리소 감금 북한도 인정'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 붉은색 외곽선 구역은 18호 관리소, 붉은 점은 신동혁 씨의 아버지가 북한이 제작한 동영상에서 신동혁이 태어난 곳으로 지목한 봉창리다. 노란색 외곽선 구역은 신동혁 씨가 자서전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한 14호 관리소의 일부다.

북한이 탈북자 신동혁 씨를 비방하기 위해 제작한 선전용 영상에서 신 씨가 18호 관리소 출신임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영상에서 신 씨가 평안남도 봉창리 출신이라고 나왔는데, 봉창리가 18호 관리소에 포함된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탈북자 신동혁 씨가 18호 관리소 출신임을 북한이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25일 대남선전용 인터넷매체 ‘우리민족끼리’에 신동혁 씨를 비방하기 위해 올린 ‘거짓과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커티스 멜빈 녹취] His father claims they lived in a village called Bongchangri which is what used to be camp 18..

멜빈 씨는 23일 VOA와 전화 인터뷰에서 “동영상에서 신동혁 씨의 아버지는 그들이 봉창리에서 살았다고 밝히는데 봉창리는 18호 관리소에 포함된 지역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멜빈 씨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진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공개했습니다. 멜빈 씨는 평안남도 득장로동자구 봉창리는 탄광 지역이고, 인민보안성이 관리하던 18호 관리소는 2000년대에 해체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멜빈 씨의 이 같은 분석은 북한이 정치범수용소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려고 만든 영상에서 결국 신 씨가 수용소 출신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멜빈 씨는 이 외에도 ‘거짓과 진실’ 동영상에서 신 씨 아버지와 새어머니,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들을 다수 발견했습니다.

우선 아버지가 1996년에 재혼했다면서 이 때 신씨가 19살이었다고 밝힌 점을 지적했습니다. 신 씨는 1980년생이라고 아버지도 앞서 밝혔기 때문에 재혼 당시는 16살이 맞는데, 아들 나이를 혼동하는 것은 재혼 자체가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멜빈 씨는 신동혁씨가 평안북도 운산군 부흥광산에서 미성년자를 강간했다고 북한이 주장한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커티스 멜빈 녹취] The timeline that the North Koreans give, they say that it happened before..

멜빈 씨는 “동영상에 출연한 광산 지배인은 신 씨가 2002년 8월에 광산에 배치됐다고 밝혔는데, 그 사건이 일어났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시점은(2001년 6월) 이보다 전이다”라며 “광산이 고향에서 떨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 씨가 사건 당시 왜 그 곳에 있었는지 불명확하다”고 말했습니다.

멜빈 씨는 동영상 자체에서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북한 주장의 신뢰성에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 측이 신씨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이 공개한 신동혁씨 관련 자료는 그가 석산리 출신이며 그의 아버지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언급했지만, 이번 동영상에는 이 두 가지 사실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도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