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L 인질 맞교환 성사 주목...미 하원, 오바마 이민개혁 소송 추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IL에 억류된 무아스 알카사스베 중위의 어머니가 27일 요르단 암만에서 아들의 사진을 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ISIL의 일본인 인질 살해 협박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요르단 정부는 ISIL이 일본인 인질과의 맞교환을 요구한 이라크 테러범을 석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ISIL 대원들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호텔을 공격해, 미국인 등 10명이 사망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행한 이민 개혁 조치는 직권 남용이라며, 미 하원의장이 행정소송 제기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 정부가 대서양 연안 등에서의 대륙붕 석유 시추를 추가로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억류 중인 일본인 인질 관련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ISIL이 일본인 인질과의 맞교환을 요구한 이라크인 여성 테러범을 석방할 준비가 됐다고, 요르단 정부가 밝히면서, 과연 인질이 극적으로 풀려날 지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ISIL이 일본인 인질 억류 사실을 공개한 게 지난 주였죠?

기자) ISIL은 고토 켄지와 유카와 하루나 등 일본인 인질 2명의 동영상을 공개하고 사흘 안에 일본 정부가 2억 달러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고요, 주말에 결국 유카와를 참수한 사진이 담긴 끔찍한 동영상을 추가로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인질 고토에 대해서는 새로운 석방 조건을 달았는데요. 요르단에 수감 중인 이라크인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 리샤위와 맞교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27일) 다시 24시간 안에 테러범 석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과, 역시 ISIL이 억류 중인 요르단 공군조종사까지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는데요. 조금 전 요르단 정부 당국자가 이라크 여성 테러범을 석방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것이죠.

진행자) 그럼 ISIL도 인질 석방에 합의한 겁니까?

기자) 그 점이 아직 불분명한데요. ISIL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라크 여성 테러범을 석방하면, 일본인 인질을 풀어주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인질교환 협상이 최종 타결됐는지 일본과 요르단 정부의 발표나, ISIL의 입장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요르단 정부가 이라크 여성 테러범을 석방하면, 일단 ISIL이 일본인 인질을 풀어주기 위해 제시한 조건은 충족하는 것인데요. 그런데 요르단 정부는 ISIL이 억류 중인 자국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석방하면, 테러범 알리샤위를 석방할 준비가 돼있다는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일본인 인질 고토 켄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질 맞교환이 성사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ISIL은 이라크 테러범이 석방되면, 일본인과 요르단 조종사를 모두 풀어준다는 게 아닌가요?

기자) 아닙니다. 그동안 ISIL이 공개한 영상의 메시지는 요르단 조종사를 풀어줄 지 여부는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인 인질과의 맞교환만을 요구하고 있고요. 다만 요르단 정부가 오늘까지 이라크 테러범을 석방하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과 요르단 조종사를 모두 살해하겠다고 협박했었습니다. 요르단 조종사는 미군의 ISIL 대응 공습 작전에 참여했다가 지난해 12월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ISIL에 붙잡혔습니다. 요르단 정부는 이라크 종교 지도자와 부족 지도자들을 통해 ISIL과 간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요르단 내에서는 당연히 일본인 인질보다는 자국 조종사 석방이 우선이라는 여론이 높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발표는 없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는 고토 켄지의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요르단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매우 신중한 모습입니다. 앞서 협상이 타결됐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아직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ISIL의 일본인 인질 살해 협박 시한이 다가오면서, 도쿄에서는 고토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는데요. 고토의 어머니 이시도 준코 씨는 제발 아들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아베 총리에게 보내는 편지를 눈물로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는데요. ISIL의 일본인 인질 관련해서는 새로운 소식이 들어오는데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ISIL 관련 소식이 하나 더 있는데요. 어제(27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최고급 호텔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했는데, ISIL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요?

기자) ISIL 리비아 지부가 이번 공격을 자행했다고 발표했고요, 테러 현장에서 자폭한 무장대원 2명의 사진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인 아부 아나스 알리비가 미국으로 이송돼 재판을 받다가 이달 초 사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어제 테러 공격은 어떻게 벌어졌습니까?

기자) 지중해 연안에 세워진 트리폴리의 5성급 호텔인 코린시아 호텔이 공격을 받았는데요. 최고급 호텔로 외국인들이 많이 투숙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테러범들도 이 점을 노리고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격 당시 무장괴한 2명이 폭탄을 실은 차로 호텔 문을 폭파시킨 뒤 안으로 진입했고요, 호텔 직원과 투숙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뒤 자폭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미국인 1 명을 포함한 외국인 5명 등 1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초 한국인도 1명 포함됐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지만, 한국 외교부는 한국인 사상자가 없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숨진 미국인은 누굽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는 미국인 1명이 사망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신원 등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미국 공무원은 아니고, 현지에서 미국 정부 업무를 지원하는 계약직 근무자라고 보도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진행자) ISIL이 이번 보복 공격의 이유로 지목한 알리비는 누굽니까?

기자) 알카에다의 고위 지도자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 대사관에 대한 폭탄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당시 테러로 244명이 숨졌는데요. 미국은 2001년 이후 알리비를 지명 수배했고, 12년 만인 지난 2013년 트리폴리에 특수부대를 투입해서 생포했습니다. 알리비는 이후 미국으로 이송돼 뉴욕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왔는데요. 지난해 12월 간암으로 수술을 받고 이달 초 숨졌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소식인데요.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을 계획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이너 의장은 어제(27일) 의회 공화당 비공개 회의에서 그같은 계획은 밝혔는데요. 참석자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관련 행정명령은 행정권을 남용한 것이라면서, 이에 대응한 소송을 승인하는 계획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는 겁니다. 베이너 의장은 또 승소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첫 임기 때부터 이민개혁법을 주요 의제로 추진해왔는데요. 미국의 이민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범죄 등 특별한 문제가 없는 불법이민자들에 대해서는 추방을 유예하고 미국에서 일하고 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의회 공화당의 반대로 번번이 처리되지 못하자, 지난해 11월 대통령 직권인 행정명령으로 이민개혁 조치를 시행했는데요. 이 조치로 미국의 불법체류자 1천100만 명 가운데 최대 500만 명이 구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의회 공화당은 왜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이민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미국에 온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은, 그동안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미국 이민을 추진해온 많은 사람들을 고려할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또 불법 이민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드린대로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조치 자체가 직권 남용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행정소송과 별도로, 의회 공화당에서 이민개혁 행정명령 관련 예산을 승인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하지 않았나요?

기자) 공화당 하원에서는 이민 절차와 관련이 있는 국토안보부 예산을 승인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했는데요. 그럴 경우 연방정부가 다시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요, 이에 부담을 느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우려가 높아서 결국 추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공화당 내 보수층에서는 공화당의 의회 상하원 다수당을 다 장악하고도,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추진을 막을 없는거나는 지적도 제기됐는데요. 이런 가운데 베이너 하원의장이 소송 계획을 밝힌 것입니다. 베이너 의장은 의회 차원에서 단독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아니면 오바마 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다른 주정부와 연계해서 소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만약 소송을 제기한다면, 하원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첫 사례가 되는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요.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 행정명령 조치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 사안은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데요. 가까운 시일 안에 판결이 내려질 조짐은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대서양 연안 등에서의 대륙붕 석유 시추를 추가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미국 내무부는 어제(28일) 이곳 워싱턴에서도 가까운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대서양 연안의 대륙붕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추가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에너지 개발과 이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일부 개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환경 문제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가 있었던 사안인데, 결국 일부 개발을 허용하기로 한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지난 2010년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 같은 대형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 어제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대서양에서 추가 석유 시추는 불필요하다면서, 이는 연안 공동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석유 시추가 허용된 주의 의원들은 일제히 오바마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는데요. 수천 개의 일자리고 생기고, 주정부 세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습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0년에도 비슷한 계획을 발표했다가 걸프만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철회한 바 있습니다. 공화당은 석유 시추 확대를 추진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실제 시추는 언제부터 이뤄지나요?

기자) 2017년부터 시추권을 판매해서 개발을 시작한다는 계획인데요. 샐리 주얼 내무부 장관은 실제 민간회사에 대한 시추권 임대는 2021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