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독 "우크라이나 사태, 외교 해결"...오바마, ISIL 대응 의회 승인 요청

9일 백악관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왼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요르단 군이 ISIL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으로 ISIL 전력의 20%를 약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도 지방선거에서 부패 척결을 내운 신생 정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모디 총리의 집권당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독일의 정상회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어제 워싱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집중 논의했는데요. 두 정상은 사태의 외교적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러시아가 개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도 처음 언급했는데요, 하지만 일단은 외교적 노력의 성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더욱 심각한 고립에 처하게 될 거라고 경고하고 있군요?

기자) 네. 두 정상은 어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만약 러시아가 변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더욱 심각한 고립과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러시아 국민들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제 미국과 독일 정상은 러시아가 분명히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을 침범했다고 지적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바꾸려 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계속 탱크와 야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도 러시아는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을 명백히 침범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어제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그 문제도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는데요.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분리주의 반군에 최신 무기와 병력을 지원하면서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무기 지원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는데, 메르켈 총리는 어제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군사적 해법을 모색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동맹은 변함없이 계속 이어지고 굳건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사태 추이에 따라,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방조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비춰지는데요. 독일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평화안을 제안했고, 오는 11일 벨라루스에서 4개국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습니까? 이 결과에 따라 앞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난주말 메르켈 총리가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 러시아가 평화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독일도 미국의 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저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기자) 일부 러시아와 미국 언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서 그런 보도를 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내용을 결정했는데요. 제재의 이행은 4개국 정상회담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도 교전이 계속됐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반군들이 정부군 점령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어제 도네츠크 동북부 나들목인 데발체베 등에서 반군의 공격으로 정부군 9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크라마토르스크에서는 로켓 포탄이 주거지에 떨어져, 민간인 1 명이 숨지고 6 명이 다쳤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요르단 정부가 자국 공군 조종사를 잔인하게 살해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벌이고 있는데요.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요?

기자) 알렘 알즈부르 요르단 공군 사령관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요르단 군이 지난 사흘간 시리아 북동부 ISIL 거점에 56회의 공습을 가했으며, 이번 공격으로 ISIL의 전력을 20% 약화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실이라면 공습이 매우 효과적이었나보군요?

기자) 네 하지만 국제연합군 차원에서 발표한 것은 아니고, 요르단 군에서만 주장한 내용입니다. 한편 알즈부르 사령관은 ISIL의 지휘부와 무기고, 병영, 훈련시설에 집중적인 공습을 가했다며, 이번 공습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ISIL을 전멸시킬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또 알즈부르 사령관은 국제연합군이 ISIL 공습 작전을 위해 지금까지 2천 회의 정찰 임무를 포함해 총 5천 500회 출격했으며, 이 중 5분의 1은 요르단 공군이 담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금까지 공습으로 ISIL 대원 7천명이 사망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ISIL을 공격하기 위한 군사력 사용 승인을 요청할 거란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오늘이나 내일 의회에 정식 요청할 거란 관측인데요. 만약 의회가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을 승인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하면, 지난 2002년 부시 정부에서의 이라크 침공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의회에서 전쟁 관련 표결이 이뤄지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군이 이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연합군의 공습을 주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추가로 의회 승인이 필요한 건가요?

기자) 원칙은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ISIL 대응 작전에 병력을 파견한 건 9.11 테러 이후 의회가 채택한 테러 대응법에 따른 겁니다. 이 법은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단체에 대응해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백악관은 앞서 이 법에 따라 ISIL에 대응한 공습과 함께, 이라크 군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병력도 파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왜 의회의 추가 승인을 추진하는 건가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ISIL 대응을 위해 의회에 병력 사용에 관한 추가적인 권한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었는데요.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악관이 이미 ISIL 대응을 위한 새롭고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했으며, 이를 곧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는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오늘이나 내일 중 의회에 정식으로 요청할 거란 관측입니다. 또 의회 내에서는 미국이 현재 수행 중인 ISIL 대응 작전에 대해서도 진작에 승인을 받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새 계획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까요?

기자) 아직 공개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상황에 따라 미군 지상군 병력을 파견할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겠냐는 관측입니다. 또 의회의 승인 기간을 3년으로 제한해서, 후임 대통령은 다시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도록 할거란 예상입니다. 현재 미군 주도 연합군은 이라크에서 앞으로 수주 안에 ISIL에 대응한 첫 대규모 지상작전에 돌입할 계획인데요. 이라크 군 12개 연대가 지상 작전을 담당하고, 연합군이 화력을 지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작전의 성공에 따라 미군 병력을 동원한 추가 압박이 필요할 수 있고, 만약 실패한다면 더더욱 미군 지상군 병력 파견 요구가 미국 의회에서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의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오히려 공화당에서는 ISIL에 대해 더욱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소속당인 민주당에서는 미국이 또 다시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깊이 휘말리는 데 대한 우려가 큰데요. 따라서 백악관으로서는 공화당 뿐만 아니라 같은 당인 민주당 의원들도 설득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인도 델리 주 지방 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했다고요?

기자) 지방 선거지만, 지난해 들어선 인도 모디 정부에 대한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기회란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었는데요. 부패 척결을 내세운 신생 정당 압승을 거뒀습니다. 지난 7일 인도 델리 주에서 실시된 의회 선거에서, '보통 사람들의 당' 이라는 뜻의 아마드미당이 70개 선거 구 가운데 67 개에서 승리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속한 인도국민당은 3 개의 의석만 확보했고요. 지난해 5월까지 연방정부 집권당이었던 인도국민의회당은 한 석도 얻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집권당은 타격을 입었겠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인도 모디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인데요.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모디 총리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개혁이 늦어지고, 또 힌두계 정당이라서 소숙계에 대한 차별 성향도 드러나면서 불만이 커졌다는 겁니다. 한편 모디 총리는 패배를 시인하고 승리한 아마드미당의 아르빈드 케지리왈 총리에게 축하를 보냈는데요. 연방정부는 델리 주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도국민당 관계자들은 이번 패배가 모디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기 보다는, 지역적인 이슈와 관련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반 부패 신당이 승리한 건 정치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인 것 같군요?

기자) 그런 해석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당, 아마드미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는 지난 2013년 총선에 비해 훨씬 늘었는데요. 지난 선거에서는 아마드미당이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에 이어 의석 수 2위였지만, 이번에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거든요. 케지리왈 대표는 이번 승리로 델리 주 총리로 다시 취임하게 됐는데요. 부패 척결과 함께 공공요금 인하, 누구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무선인터넷망 설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었습니다. 또 승리가 확정된 후에도, 국민의 권한은 매우 무서운 것이라면서, 승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