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올해도 북한에 1억 달러가 넘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그러나 계획된 지원을 모두 집행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기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는 11일 발표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인도주의 보고서’에서 올해 유엔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예산으로 1억1천1백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금은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5개 유엔 기구, 세계식량계획 WFP, 유엔아동기금 UNICEF, 세계보건기구WHO, 식량농업기구 FAO, 유엔 인구기금 UNFPA를 통해 집행됩니다.
보고서는 올해 필요 자금의 세부 내역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몇 년간 총 예산의 60%에서 70%가 식량지원에 배정됐습니다. 유엔은 이 밖에 보건 사업, 식수와 위생사업, 교육 사업들을 북한에서 전개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계획대로 지원 활동을 펼치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기부가 중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북한을 지정한 기부금이 계속해서 줄어, 생명을 살리고 생계를 돕는 유엔의 활동이 위축됐다는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금은 2004년 3억 달러에서 2014년 5천만 달러로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자금 모금 추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2010년에는 필요 예산의 17%가 걷혔고, 2011년에는 40%, 2012년에는 60%, 2013년에는 42%, 2014년에도 42%가 걷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에 자금부족으로 인해 7백30만명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제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중 6백만명의 어린이들은 지원을 받지 못해 설사병을 앓을 위험에 노출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은 북한이 만성적인 인도주의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위기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1천8백만 명의 주민들이 적절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고, 7백만 명이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하며, 6백만명이 의료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5살 미만 어린이의 28%는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이 중 1만 5백명은 충분한 진료를 받지 못해 죽는다고 유엔은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