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미국인들 최대 적국은 러시아…북한 2위'

지난해 5월 모스크바 전승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자료사진)

미국인들이 올해 최대 적국으로 여기는 나라는 러시아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미국인들이 최대 적국으로 여기는 나라로 러시아가 꼽혔다고 밝혔습니다.

갤럽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성인 837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를 최대 적국으로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18%로, 1년 전에 비해 두 배나 늘어났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줄곧 3%를 넘지 못하면서 비교적 위험이 적은 나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9%까지 뛰었고, 미국과의 긴장관계가 지속되면서 올해는 최대 적국으로 꼽힌 겁니다.

러시아 다음으로 미국에 위험이 되는 적대국은 북한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15%가 북한을 꼽았는데 지난해 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치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부터 줄곧 2~3위를 차지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의 군사 도발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해 말 미국의 소니 영화사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인들은 북한의 군사력 역시 위협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90%가 북한의 군사력을 심각하거나 중대한 위협으로 평가했습니다.

아시아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최대 적국으로 꼽혔지만, 올해는 러시아에 밀려 두 계단 낮은 3위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의 이익에 심각하거나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여전히 80%가 넘었습니다.

미국의 적대국 4위와 5위는 이란과 이라크가 각각 차지했습니다.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은 지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중국의 부상과 이란 핵 협상의 진전으로 미국인들이 과거보다 덜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