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들어 관영 TV 에 장애인들을 잇달아 출연시키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인권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11일 북한의 장애인 지원단체인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을 찾아 무용을 배우고 악기를 연주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방송했습니다.
평양 시내를 자유롭게 오가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전문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한 달 전에도 시각장애인 여성 리춘향 씨의 사연을 소개하며, ‘북한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리 씨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장애인 관련 기사가 나온 적은 있지만, TV에 장애인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대외적으론 국제사회의 인권 공세에 대한 대응이자, 대내적으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채택한 북한인권 결의안에서 장애인을 여성, 아동과 함께 북한의 주요 인권 침해 피해자로 지목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조선장애자보호연맹 등의 기구를 통해 ‘인권 압박을 위한 모략’이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인덕정치'로 장애인 보호정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선전해왔습니다.
한국의 탈북자들은 그러나 북한 당국의 선전과 달리 북한 내 장애인들의 삶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지적합니다.
열차 사고로 장애를 입고 지난 2006년에 탈북한 지성호 북한인권단체 ‘나우’ 대표입니다.
[녹취: 지성호 씨] “장애인들의 경우 의사를 표현할 수 없다거나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북한은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배려를 교육한 적이 없습니다. 저 역시 북한에 있을 때 장애인으로서 받는 차별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근에도 TV에 나오는 소수의 장애인들과 달리 일반 장애인들의 삶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 이후 장애인 국제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는가 하면, 장애인들의 해외공연을 추진하는 등 최근 들어 장애인들의 국제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