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L '지하드존', 신원 확인돼...미국-이스라엘, 이란 핵 문제 갈등

지난해 8월 ISIL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검은 복명의 남성이 미국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에 가담하려한 남성 3명이 체포됐습니다. 그동안 ISIL이 서방 인질을 참수하는 동영상에 등장했던 검은 복면 남성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란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ISIL에 가담하려던 남성들이 체포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진행자) 어제 미국 뉴욕에서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에 가담하려던 남성 2명이 체포됐는데요. 이들은 터키를 통해 ISIL 근거지인 시리아로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특히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고 자살로 순교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체포됐는데요. 앞서 뉴욕에서 체포된 남성의 시리아 행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의 신원도 공개됐습니까?

기자) 뉴욕에서 체포된 두 명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19살 아크로르 사이다크메토프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4살 압두라술 하사노비치 주라보프인데요. 사이다크메토프는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가 체포됐고요. 주라보프는 뉴욕 브룩클린의 집에서 붙잡혔는데요. 다음달 이스탄불로 가는 항공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역시 우즈베키스탄 국적인 30살 아브로르 하비보프인데요. 주라보프의 시리아 행 시도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혐의는 뭡니까?

기자) 연방 검찰은 이들을 테러단체를 지원하려한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유죄일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무거운 범죄입니다. 기소장을 보면 미국 보안 당국은 이들이 지난해 8월 우즈베키스탄어 웹사이트에 ISIL을 찬양하는 글을 올린 후, 이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요. 주라보프는 ISIL의 지시를 받아서 미국에서 테러를 벌이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요. 미국에 있으면서 순교하는 방법이 있을지, 오바마 대통령을 저격하고 자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묻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직접 시리아로 가서 ISIL에 가담하려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시 시리아로 가려다가 공항에서 붙잡힌 사이다크메토프는 미국 경찰과 FBI 요원을 살해하려는 계획을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권총을 구입해서 경찰을 살해한 후 이 경찰의 권총과 방탄조끼를 뺏어서 다른 경찰을 추가로 살해하고, FBI 본부가 있는 워싱턴으로 와서 FBI 요원도 살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편 플로리다에서 체포된 하비보프는 시리아로 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머지 남성들의 시리아 행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그런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체포된 것은 다행이지만, 미국에서 ISIL의 영향을 받은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수사당국은 미국의 50개 주 모두에서 ISIL과 관련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만큼 ISIL에 동조한 테러 공격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이죠. 특히 과거에는 테러단체들이 훈련된 대원들을 서방 국가에 보내서 테러를 저지르는 행태였다면,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생적으로 생겨난 추종자들이 테러 공격을 실행에 옮기도록 부추기고 있는데요. 소말리아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최근 미국의 대형 쇼핑몰에 대해 테러 공격을 벌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죠.

진행자) 극단주의 테러 단체에 가담하기 위해 중동 등으로 가는 서방인들도 늘고 있죠?

기자) 미국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ISIL에 가담한 외국인은 2만 명이 넘는데요, 이 중 4천명은 유럽 등 서방국가 출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영국 런던에서도 십대 소녀 3명이 ISIL에 가담하겠다며 터키를 통해 시리아로 들어가서 충격을 줬는데요. 이들은 상당수 극단주의 사상에 빠져서 그런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뉴욕에서 체포된 사이다크메토프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ISIL에 가담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리는 것은 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젊은이들이 이런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을 당부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백악관에서 사흘간 열린 폭력 극단주의 대응 정상회의에서 그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요. 테러 세력들이 서방과 이슬람이 충돌하고 있으며, 자신들을 성스러운 전쟁의 전사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들을 합법화하려는 추악한 거짓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모든 국가와 종교가 이런 주장을 거부하고 테러세력을 격퇴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모든 정부와 종교가 종파간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빈곤과 억압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테러세력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없애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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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ISIL 관련 소식 한 가지 더 살펴보죠. 그동안 ISIL이 서방 기자 등 인질을 참수하는 동영상에 등장했던 검은 복면 남성의 신원이 확인됐다고요?

기자) 영국 BBC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 남성은 쿠웨이트 태생으로 런던에서 자란 영국 국적의 '무함마드 엠와지'라는 겁니다. 이 남성은 앞서 공개된 ISIL 영상에서 서방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영국 억양의 영어를 써서, 이미 영국인일 거란 추측이 있었는데요. 이슬람 극단주의를 뜻하는 '지하드'와 영국 남성 이름 '존'을 더한 '지하드 존'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동영상에는 눈과 손을 빼고 온몸을 검은 옷과 복면으로 가린 모습으로 등장해서, 얼굴이 공개된 적은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 남성에 대해 또 좀 더 알려진 내용은 없습니까? 어떻게 ISIL에 가담했는 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대 중반으로 중산층 가정 출신인데요. 집도 런던의 중산층 거주지역에 있다고 합니다. 이 남성은 웨스터민스터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했는데요. 친구들은 친절한 성격에 옷을 잘 입는 편이었고, 이슬람 사원에 기도를 드리러 가곤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ISIL에 가담하게 된 과정에 대해 친구들은 엠와지가 대학 졸업 후 아프리카와 중동을 여행한 후 극단주의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엠와지는 지난 2012년 시리아로 가서 ISIL에 가담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탄자니아를 여행한 후 다시 소말리아를 방문하려다 영국 정보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앞서 영국과 미국 정부가 이미 지하드 존의 신원을 파악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었는데요. 이번 보도가 나온 후에도 영국과 미국 정부 모두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ISIL과 관련해, ISIL이 시리아 북동부의 기독교 마을 10 곳을 점령하고 주민 200여명을 납치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ISIL은 최근 시리아 북동부 하사케 주의 기독교 마을을 공격했는데요. 당초 70명에서 100명 정도의 주민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영국 런던에서 시리아 내부의 소식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한 바에 따르면, ISIL이 10개 마을을 장악했고, 최소한 220명의 주민을 납치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상당히 우려되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SIL은 그동안 기독교 등 소수계 마을을 공격해서 남성들은 집단 처형 방식으로 살해하고, 여성은 납치해서 성노예로 삼는 등 끔찍한 전쟁범죄를 저질러 왔는데요. 시리아의 소수계 아디지족 등이 그런 피해를 당했습니다. 이번에 장악한 기독교 마을에서도 그런 만행을 저지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납치된 사람들도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 등으로 ISIL이 이슬람 국가 수립을 선포하며 수도로 주장해온 시리아 북부 도시 락까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ISIL의 공격을 당한 마을에서는 이를 피해 달아난 주민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앞서 ISIL이 납치한 기독교인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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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란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국 등이 추진하고 있는 이란 핵협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는데요. 게다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백악관과 상의 없이 미국 의회에서 이란 핵 문제에 관해 연설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더욱 노출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이례적으로 이란 핵협상에 대한 이스라엘의 입장에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어제 의회 청문회에서 그런 발언을 했죠?

기자) 케리 장관은 최근 이란 외무장관과 핵협상 타결을 위한 양자협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어제 청문회에서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있어서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란 핵 협상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반대는 잘못된 판단에서 나온 것 같다 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P5+1, 6개국과 이란이 합의한 잠정협정은 결국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게 될 것이라면서,'세기의 거래'라고 비난했었는데요. 케리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잠정협정으로 이란의 핵 개발이 중단됐다는 점을 네타냐후 총리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얼마 전 네타냐후 총리의 미 의회 연설 결정을 비판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주로 예정돼있는데요.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겁니다. 그런데 베이너 의장이 이 문제를 백악관과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죠. 라이스 보좌관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베이너 의장이 백악관과 상의도 없이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당파 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는 단순한 불행일 뿐만 아니라 양국 관계에 파괴적인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앞서 워싱턴을 찾는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지 않겠다고 미리 밝혔는데요. 이스라엘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의회 연설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이란 핵협상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총리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란 핵협상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했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집권 리쿠르당 회의에서 주요 6개국이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포기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또, 현재 윤곽이 드러나는 합의 내용을 보면 이란이 몇 년 안에 여러 개의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핵물질을 보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케리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아직 아무도 합의 내용을 알 지 못하며, 합의된 것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