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과 5.24 조치 해제 협의시 조건 검토"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이 요구하는 5.24 조치 해제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요구하는 5.24 조치의 해제를 위해선 당국 간 협의를 통해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 전향적인 조치를 먼저 할 순 없으며 다만 북한과 만나 협상을 하게 되면 한국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한 강연에서 5·24 조치에 대해 한국 정부에서 이미 스터디를 다 해놓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과 비료 지원은 현 상황에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의 복합농촌단지 조성 등을 위해 소규모로 북한에 들어가 분배가 보장되는 비료 지원은 승인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한국의 민간단체 두 곳이 소규모 비료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4월 이후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을 받지 않고 해외 민간단체에 한해서만 일부 지원을 받고 있다며, 북한이 한국의 대북 지원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며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다 북한 당국이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격리 조치를 실시한 지난해 10월 말 이후 민간 차원의 남북 간 협의도 거의 중단된 상황이라고 이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와 관련한 조치를 해제한 것으로 알려져, 민간 차원의 협의가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끝나면 6.15 공동행사나 8.15 관련 행사 제의 등 여러 대응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도 민간 차원의 8.15 관련 공동 행사는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