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란 10년간 핵 활동 동결해야"...중국 양회 3일 개막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위해, 이란이 최소한 10년간 핵 활동을 중단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늘 미국 의회에서 핵 문제에 관해 연설합니다.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오늘 개막했습니다. 민주당의 유력한 잠재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공적인 이메일을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먼저 오바마 대통령의 핵 협상 발언에 대해 자세알아볼까요?

기자) 이란 핵 협상 타결 시한을 앞두고 현재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한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2일)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핵 협상에 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이란이 최소한 10년간 민감한 핵 활동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동결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에도 미국이 핵 협상에서 최소한 10년 이상 핵 활동 중단을 요구한다는 보도가 있었죠?

기자) 네. 하지만 그 동안 나왔던 보도는 협상 참가국 당국자들이 익명으로 밝혔던 내용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이란의 결정을 촉구한 것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핵 협상 타결 조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들이 언급되면서,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현재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이달 말 까지 정치적 합의를 이루고, 7월 1일까지 최종 서명한다는 시한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양자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두 장관은 주말과 어제에 이어 오늘 다시 스위스에서 만납니다. 이렇게 협상 참가국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높고, 오늘은 이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소폭 내려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인터뷰에서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습니다. 이란이 10년 핵 활동 동결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여전히 50% 미만이며, 협상에서 심각한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이란의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반응이 나왔는데, 부정적입니다. 이란 반관영 매체인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오늘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핵 활동 10년간 동결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란을 위협하는 수준의 요구라고 거부했는데요. 이란은 비논리적인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언급했습니다. 자리프 장관은 하지만 주요 6개국과의 협상에 계속 임할 것이란 점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가장 핵심적인 조건을 놓고 양측의 견해가 다르다면, 협상 타결도 어려운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참가국들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자리프 장관은 자신은 협상 타결을 위해 제네바에 왔고, 케리 장관과 만나고 있다면서, 당사국들이 모두 이란 핵 문제의 진전을 위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어제 오바마 대통령도 제재 만으로는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제재를 통해 이란을 협상장으로 불러냈고, 이제 협상을 통해 이란이 핵 무기 개발 의혹을 없앨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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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또 한 가지 주목되는 움직임이 바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오늘 미국 의회 연설인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의 협상에 반대하면서, 미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고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을 말씀드리면요. 현재 주요 6개국이 추진 중인 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없으며, 이란의 핵 무장은 자국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연설에서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박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협상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도 어제 인터뷰에서 최근 이스라엘과의 갈등에 관해 언급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굳건한 동맹관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이란을 향해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초점을 흐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어제 인터뷰에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 사실과 달랐다는 점, 맞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는데요. 지난 2013년 이란 핵 협상 잠정 합의 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합의을 지키지 않고 5백억 달러의 막대한 경제적 혜택만을 누릴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란은 잠정 합의를 계속 준수하지 않고, 서방의 대 이란 제재도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으니까요.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오늘 이란의 핵무기 개발 움직임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을 공개할 거란 관측도 있던데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막바지로 치닫는 핵 협상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이란 핵협상에 대한 반대를 끌어내기 위해 공개되지 않았던 이란 핵 개발 관련 정보나 핵 협상 관련 정보를 발표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편 백악관은 이런 가능성에 관해 강력히 경고했는데요.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공유한 정보를 공개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스위스에서 이란 외무장관과 협상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세부 내용이 공개된다면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의회 연설은 백악관과의 상의 없이,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초청만으로 이뤄졌죠?

기자) 네. 그래서 백악관이 불만을 나타냈었는데요. 백악관은 이스라엘 총선을 불과 2주 앞둔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일찌감치 이번에 방문하는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요한 동맹관계를 정치쟁점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편 상원 의장직을 맡고 있는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의원 50여명도 오늘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 불참한다는 입장인데요.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네타냐후 총리 연설은 한 시간 정도 뒤인 이 곳 워싱턴 시각 오전 11시에 시작됩니다.

진행자)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오늘 개막했다고요?

기자) 양회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인대를 말하는데요. 정협은 국정자문회의, 전인대는 의회에 해당하는데요, 한해 중국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과 조치들을 마련하게 됩니다. 정협이 오늘 개막했고, 전인대는 5일 시작되는데요, 올해는 시진핑 주석 집권 후 3번째로 맞는 양회입니다.

진행자) 올해 양회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까요?

기자) 중국 정부는 그동안 강한 중국을 강조해왔는데요. 따라서 올해 국방예산 증가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최근에도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가 군 현대화와 준비된 전력을 반복해서 언급한 만큼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 목표도 양회에서 공개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리커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할 예정인데요. 중국은 최근 성장률이 하락했지만, 이를 '뉴 노멀' 정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면서 경제 건전화를 강조해왔는데요. 따라서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GDP 증가율 목표를 7%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낮춰잡을 거란 전망입니다. 한편 이번 양회에서는 그동안 중국 정부가 강조해온 반 부패와 민생 복지, 대기와 수질 오염 개선 등 환경 문제 등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오늘 베이징에서 정협 개막식이 열렸다고요?

기자)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이 열렸는데요. 전체 정협 위원 2천227명 중에는 2천153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정성 정협 주석은 오늘 개막식에서 지난 1년간 정협 활동에 대한 업무보고를 했습니다. 위 주석은 올해 정협에서 다룰 중점 업무로 중국식 사회주의 이론 체계와 핵심 가치의 실천,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뉴 노멀' 시대의 경제와 중국 정부가 새롭게 추진 중인 육상·해상 신 실크로드 건설, 환경오염 방지, 법에 따른 국가 통치, 민족 단결 등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베이징에서는 양회 개막과 함께 곳곳에서 보안과 통제가 대폭 강화됐는데요. 베이징 양회장 주변에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올라온 민원인들의 모습도 매년 많이 눈에 띕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국 관련 소식입니다.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현재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잠재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국무장관 재직 당시 이메일 사용에 관한 것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13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냈는데요. 재임 기간 동안 국무부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을 이용해서 국무부 업무에 관한 중요한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잠재 대선후보를 비롯한 공화당 관계자들이 심각한 문제라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참고로 현 존 케리 국무장관과 오바마 대통령도 모두 정부의 공식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주고 받은 이메일은 모두 공문서로 자동 보관됩니다.

진행자) 왜 정부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은겁니까?

기자) 그 점에 대해 아직 클린턴 전 장관 측에서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다만 클린턴 전 장관의 대변인은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부의 규정을 따랐다면서, 국무부의 기록 보관을 위해 클린턴 전 장관의 장관 시절 이메일들을 국무부에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 최근 5만5천 쪽에 달하는 이메일 내용을 국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국무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머리 하프 백악관 부대변인도 국무부가 지난해 클린턴 전 장관에게 이메일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으며, 클린턴 전 장관으로부터 이메일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장관 재직 중 공식 업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이 규정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공화당에서 계속 이 점을 문제 삼고, 실제 규정을 어긴 것으로 결론난다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선 도전에 있어서 악재가 될 수도 있을텐데요.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은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클린턴 전 장관 모두 때로는 원칙에 너무 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경향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이메일 건도 그런 경향이 드러난 것이란 해석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이 곧 2016년 대통령 선거 도전을 공식화할거란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네. 클린턴 전 장관 측근들 사이에서 4월이나 5월에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고 선거팀을 꾸릴 거란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민주당에서 대항할 만한 잠재 후보가 없기 때문에 출마 선언을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최근 꾸준히 나오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여러 주장이나 의혹들에 대해 좀 더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또 선거 자금을 모으는 데도 도움이 될거란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