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국들 '이라크 내 이란 역할 확대 우려'...ISIL, 고대 유적 파괴

4일 이라크 군이 티크리트 외곽 지역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ISIL 진영에 박격포와 로케트를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라크 정부가 ISIL이 장악한 티크리트를 탈환하기 위해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란의 역할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성에 과거 지구의 대서양 같은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발견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동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이라크 정부는 이번주부터 ISIL이 장악한 티크리트 탈환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 일부 수니파 민명대까지 3만 명의 병력이 동원됐는데요. 티크리트는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50 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요충지고, ISIL이 지난해 6월 부터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전에서 이란의 역할이 커지는 데 대해, 중동 주변국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역할이 어느정돕니까?

기자) 작전에 투입된 3만 명의 병력 중 3분의 2 정도가 시아파 민병대인대요. 이들은 이란의 해외 특수부대인 '쿠드스'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쿠드스 총사령관인 카심 솔레이마니 장군의 모습도 티크리트 전선 주변에서 목격됐는데요. 지난 4일 이란 시아파 민병대 홍보 웹사이트에는 솔레이마니 장군이 현지에서 작전 관련 조언을 하며 차를 마시는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진행자) ISIL을 소탕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고 있는데, 왜 이란의 역할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겁니까?

기자) 이란은 이슬람 중에도 시아파 국갑니다. 중동에서 '시아파의 맹주'로 불리죠.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수니파 국가들은 이란이 이라크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라크는 과거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대통령 정권이 축출된 후 시아파 정권이 들어섰는데요. 수니파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습니다. 특히 ISIL도 이슬람 수니파를 내세운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ISIL이 이라크 북부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한 것은 수니파 주민이 많은 지역으로 시아파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았던 점도 작용했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 외무장관도 어제(5일) 이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밝혔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은 현지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티크리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동안 중동 국가들이 우려해 왔던 것이라며, 이란이 이라크 내에서 세력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이잘 장관은 또 국제연합군도 지상에서 ISIL과 맞서기 위한 군사적 수단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우디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에서 ISIL에 대한 공습을 지원해왔는데, 이란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지상작전 지원도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은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기자) 케리 장관은 이라크 안팎에서 이란 군의 개입이 어느 정도 있었다는 점은 모두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라크에서 ISIL을 소탕하기 위한 지상작전은 이라크가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은 이란과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는데요. 국제연합군은 이번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 대해서는 공습 지원을 하지 않았아며, 정보와 정찰 임무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진행자) 수니파 지역인 티크리트 탈환작전에서 시아파 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종파간 갈등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티크리트는 수니파인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데요. 현지 수니파 지도자들은 이라크 정부가 시아파 병력에만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면서, 시아파의 세력이 확대되도록 돕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고위 관계자들도 이라크 정부가 과거와 같은 종파간 갈등과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종파들을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습니다. 한편 인권단체들도 이라크 정부가 ISIL을 겨냥한 대규모 지상작전을 전개하면서 현지 수니파 주민에 대한 인권 유린이나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서는 안된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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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도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 관련 소식인데요. 이들이 이라크 북부의 고대 유적을 파괴하고 있다고요?

기자) ISIL은 최근 인류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인 이라크 북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장악했는데요. 고대 아시리아 왕국의 수도였던 님루드에서 수천년 된 유적을 중장비 등을 동원해 파괴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라크 관광문화재부는 어제(5일) 성명에서 ISIL이 한낮에 불도저를 동원해 고대 궁전을 파괴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ISIL이 전 세계인들의 의지와 인류의 감정을 거스르는 파괴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ISIL은 지난 주에는 모술에 있는 박물관에서 망치로 고대 아시리아 석상을 부수는 동영상을 공개했었습니다.

진행자) 되돌릴 수도 없는 수천년 된 소중한 유산을 야만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는 건 충격적인데요. 왜 고대유물을 파괴하는 겁니까?

기자) ISIL은 자신들의 폭력과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이슬람 교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슬람 시기 이전에 만들어진 고대 유적의 인물상과 동물상은 우상 숭배라로 주장하면서 파괴하고 있는데요. 이런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선전전의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보이고요. 또 박물관 등에서 약탈한 유물을 팔아서 테러 자금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ISIL의 이런 만행을 막아야 할텐데요?

기자) 이라크 당국자에 따르면 이라크 내 1만2천 곳의 고대 유적 중 1천800 곳이 현재 ISIL의 점령지 안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ISIL은 앞으로 고대 유적을 차례로 파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유네스코는 오늘 ISIL이 이런 고대 유적 파괴를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ISIL의 님루드 유적 파괴를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규탄한다면서, 문화유적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어떠한 정치적, 종교적 목적으로도 인류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 유엔 안보리와 국제형사재판소와도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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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적으로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가 여전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 ILO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 내용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여성이 받는 임금은 남성이 받는 임금의 77% 수준이었는데요. 이는 지난 20년 동안 단지 3% 포인트 개선된 것이라고 합니다. 보고서는 따라서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현실이 앞으로 70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보고서는 특히 사회가 육아의 책임을 계속 여성들에게 지우는 것을 성별 임금 격차의 주요 이유로 꼽았는데요. 여성이 육아를 책임지면서 가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요, 출산가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생기면서 임금을 덜 받게 된다는 겁니다. 이는 또 다른 통계를 통해서도 드러나는데요.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심한 영국의 경우 두 자녀를 둔 여성이 경우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임금을 25%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요즘에는 남성의 육아나 가사 참여가 과거보다는 늘지 않았나요?

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도 여전히 여성이 육아와 가사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었는데요.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경우 여성은 육아와 가사에 주당 26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남성은 9시간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도 조사했습니까?

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일하는 여성은 절반 정도였습니다다. 이에 비해 남성의 근로비율은 77% 였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빈곤 개선을 위해 여성의 더 많은 노동 참여를 권장하고 있는데요. 경제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노동 시장에서 성별 격차로 인한 총생산 감소분이 지역에 따라 27% 까지 달하는데요. 따라서 여성의 노동 참여는 빈곤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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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과학 관련 뉴습니다. 한 때 화성에도 큰 바다가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는 흥미로운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미 항공우주국, 나사 연구팀이 어제(5일) 미국의 저명한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내용입니다. 그동안에도 화성에도 오래 전에 바다가 있었을 거란 가설은 있었는데요, 이를 입증할 만한 유력한 증거가 발견됐다는 겁니다. 바다가 있었다는 건 과거 화성에도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는 것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증거를 발견했나요?

기자) 나사 연구팀은 대형 광학 망원경과 적외선 망원경 등을 통해 화성의 대기를 관찰하고, 수분의 흔적을 정밀하게 분석했는데요. 화성은 지금은 망원경으로 보면 전체가 사막인 붉은 별 아닙니까? 양극에만 얼음의 형태로 물이 관측되는데요. 화성 대기에는 수분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흔적을 정밀하게 분석하면 과거에 화성 지표에 있다가 증발한 물의 흔적인지, 아니면 외기에서 화성으로 진입한 운석에 실려온 수분의 흔적인지 구분할 수 가 있다고 하는요. 이를 통해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양을 계산한 겁니다.

진행자) 대기의 수분 흔적을 분석해서 과거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양을 계산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군요?

기자) 네. 화성 지표에 있던 물은 증발되도 화성 대기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화성 대기에는 45억 년 전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흔적도 계속 남아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과거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양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나사 연구팀이 계산한 바로는 2천만 입방미터 정도라고 하는데요. 연구팀은 40억년 이상 전에는 주로 화성 북반구를 중심으로 지구 대서양 크기에 평균 깊이는 1.6 km 정도인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반영한 43억년 전 화성 상상도도 공개했는데요. 지구와 같은 둥근 모양에 북반구에는 거대한 바다와 꼭대기에 북극 빙하가 있고요, 남반구는 지금과 비슷한 붉은 사막과 군데군데 거대한 호수로 보이는 물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앞서 말씀하신대로 거대한 바다가 있었다면,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높은 거군요?

기자) 네. 특히 이번 연구결과로 앞선 가설보다 더 많은 양의 물과 바다가 존재했을 거란 추측이 가능한데요. 보고서는 화성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흠뻑 젖어있었다면서, 생명체가 살았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았던 화성 지표의 물은 이후 90% 이상 증발됐고요, 나머지는 얼음 형태로 양극에 존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