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이 방글라데시에서 27kg 상당의 금을 밀반입하다 적발됐습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 외교관을 형사소추 한다는 방침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방글라데시의 하즈라트 샤흐잘랄 국제공항에서 5일 밤 북한 외교관이 금 27kg 상당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됐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공항 당국은 방글라데시 주재 북한대사관의 경제담당 손영남 참사관의 가방에서 금괴 170 개를 발견했습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백40만 달러 상당입니다.
손 참사관은 자신의 가방 내부를 보여주길 거부하다 공항에서 10 시간의 조사 끝에 외교관 면책특권으로 풀려났습니다.
싱가포르를 출발해 방글라데시에 입국한 손 참사관은 자신이 공무로 싱가포르를 방문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공항 당국은 방글라데시 외무부에 이번 사건을 보고하는 한편, 손 참사관을 형사소추하는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또 북한에도 이 사실을 곧 통지하고 양국 간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승객 1인 당 200g의 금에 대해 세금이 면제됩니다.
방글라데시 공항 당국은 지난 몇 달 간 방글라데시로 금을 밀반입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특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외교관이 금을 밀반입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이 주재국에서 불법 행위로 적발된 것은 이 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3년 1월 파키스탄에서 북한 외교관들이 12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 7백kg을 항공화물로 들여오려다 적발됐습니다. 북한대사관은 당시 공관 운영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관 면세특권을 이용해 밀수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같은 해 카라치에서도 주류밀매 활동을 벌이다 적발됐습니다. 카라치의 북한 무역참사부 주재원들이 외교관 특권을 이용해 술을 싼 값에 구입한 뒤 현지 주민과 외국인들에게 팔아온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관리들, 무역대표부 직원들이 무기와 관련 물자, 미사일 관련 품목 등 금수조치 대상 품목의 거래에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