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라크 군이 바그다드 북부 요충도시 티크리트에서 ISIL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 공화당 의원들이 이란 핵협상과 관련해 이란 지도부에 보낸 공개서한에 대해, 백악관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얀마 경찰이 정부의 새 교육법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라크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이라크 정부군이 지난주부터 ISIL이 장악한 티크리트를 탈환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했는데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이라크 정부군이 느리지만 티크리트 도심을 향해 진격하면서 ISIL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티크리트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50km 떨어진 곳으로 지난해 6월부터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장악해왔습니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주부터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가 주축이된 3만 명 규모의 병력으로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 나섰는데요. 진격을 거듭하면서, 오늘(10일)은 중심부에서 1.6 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라크 군이 며칠 안에 티크리트를 탈환할 수 있을 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북부에서는 쿠르드 자치병력이 ISIL을 압박하고 있다고요?
기자) 쿠르드 자치병력인 페쉬메르가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의 공습 지원을 받으면서 지상에서 ISIL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쿠르드 자치정부 당국은 키르쿠크 인근 지역 일부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 당국자는 이 지역에 어제(8일) 하룻동안에만 두 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저희 VOA 쿠르드어 서비스 기자는 키르쿠크 지역에 강력한 공습이 가해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해왔습니다. 한편 시리아에서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가 하사카 주에스 ISIL을 격퇴하고 있다고, 시리아 내부 소식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밝혔습니다. 시리아 북부에서도 국제연합군의 공습 지원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ISIL이 지상에서의 반격으로 주춤하는 모습인데.....ISIL 내부에서는 외국인 가담자와 현지 출신 사이에 반목이 깊어지고 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신문 등이 그런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ISIL이 월급과 집, 자동차, 전리품 배분에서도 외국 출신들을 훨씬 우대하면서 현지 출신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현지 출신 대원들은 가장 위험한 전선에는 자신들이 나가는데, 오히려 대우는 외국인 출신 대원들이 더 잘 받는 데 대한 불만이 있다고 하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갈등이 깊어지면서, 지난주 시리아 접경 도시 아부카말에서는 시리아인이 지휘하는 세력과 쿠웨이트인이 지휘하는 세력 간에 집단적인 총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ISIL이 지난해 이라크와 시리아의 정치적 혼란과 안보 공백을 틈타 급격히 세력을 팽창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부적인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거군요?
기자) 네. 또 ISIL은 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ISIL은 그동안 시리아와 이라크의 정유시설을 장악하고, 여기서 생산한 원유를 암시장에 팔아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지 않았습니까? 국제연합군의 집중 공습으로 이들 시설이 파괴됐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ISIL 대응 작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이라크를 전격 방문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뎀프시 의장은 어제(9일) 바그다드에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 칼레드 알오베이디 국방장관 등과 회담했는데요. 미국과 국제연합군이 진행 중인 공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이라크 군이 추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병력 확충에도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뎀프시 의장은 또 연합군의 공습으로 지난 7개월간 ISIL의 공세를 막아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는데요. 미군에 따르면 국제연합군은 지난해 8월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2천800회의 공습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과 주변 중동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라크가 주도하는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요?
기자) 뎀프시 의장도 이라크 군이 ISIL 소탕을 위해 협력하는 수니파 민병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라크는 수니파였던 후세인 전 대통령이 축출된 후 시아파 정부가 들어섰는데요. 이후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영향력이 커졌는데요. 특히 이번 티크리트 작전에서 이라크 정부군과 함께 시아파 민병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란의 특수부대가 깊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수니파 국가들이 우려를 나타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우려에 대해 이라크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오베이디 이라크 국방장관은 어제 뎀프시 의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시아파 민병대에 무기와 훈련 지원을 했고,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 큰 도움이 되고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란은 전쟁 중이며 모든 우방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이란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우디 등 중동 수니파 국가들은 이란의 이라크 내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 국제연합군도 지상 병력을 파병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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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이란 핵협상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 의회 상원의원 47명이 이 문제와 관련해 이란 지도부에 공개서한을 보냈다고요?
기자) 공화당 내에서는 현재 오바마 정부에서 진행 중인 이란 핵 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는 비판적인 주장이 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어제(9일) 이란 지도부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오바마 정부에서의 합의 내용은 다음 정부에서 내용이 수정되거나 철회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백악관과 의회 민주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공개 서한을 강력히 비난했고요, 이란 정부도 서한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진행자) 서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이번 서한은 상원 군사위 소속으로 삼십대 후반의 초선인 톰 코튼 의원이 작성했고, 46명의 동료 의원들이 서명했는데요. 미국과 이란 간의 어떤 협상도 미 의회의 승인 없이는 단순한 '행정협약'에 불과하며, 다음 정부에서 철회되거나 의회가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코튼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으로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미국과 국제 안보에 심각한 문제라고, 공개서한을 작성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 서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는데요. 미국 의회 의원들이 이란의 강경파들과 한 목소리를 낸다는 점은 역설적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이란에서는 오히려 강경파들이 서방과의 협상에 반대하면서 핵 개발 능력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미국 의회에서 협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선 안된다는 것이죠. 오바마 대통령은 또 현재 협상이 타결된다면, 협상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좀 더 분명하게 공화당 의원들의 서한을 비난했는데요. 대통령의 외교 정책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려는 당파적 전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만약 이란과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 사이에 핵 합의가 이뤄졌을 때 미국 의회가 이를 수정하거나 철회시킬 수 있는건가요?
기자) 미국 의회는 국제 조약에 대한 비준권을 갖고 있습니다. 행정부가 맺은 어떠한 조약도 의회의 비준이 없으면 효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죠. 하지마 국무부는 어제 이란 핵협상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는데요.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국제적인 합의는 상원 인준이 필요한 조약과는 다르며, 의회는 국제적인 합의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면서, 공화당 의원들이 서한 내용은 부정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독일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도 반응을 내놨다고요?
기자)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의 공개서한은 합법성이 결여돼있고, 정치적 선동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현재 진행 중인 핵협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관리는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의 일부 세력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내용에 대해 이례적인 방법으로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는 어떠한 합의에도 반대하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문제가 아니더라도 최근 미국에서는 민주당 행정부와 공화당 다수의 의회가 여러 사안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정치적인 충돌이 외교로까지 번졌다는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 개혁과 이민 개혁 행정조치 등을 놓고 대립이 있었고. 공화당 내에서도 보수파 의원들은 공화당 지도부가 행정부에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요. 지난주에는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이 백악관과 상의없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의회 연설을 초청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 협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서, 백악관이 반발하기도 했었죠. 이런 가운에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이란 지도부에 대한 공개서한까지 나오게 된 것입니다. 한편 미국의 법학자들은 미국 의회 의원들이 외국 지도자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지만, 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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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미얀마에서 정부의 새 교육법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고요?
기자) 학생들의 시위는 올해 초부터 계속돼왔는데요. 올해 1월 미얀마 북부 제 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출발해서 수도 양곤까지 580km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이던 중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이달 초 양곤에서 140km 렛파단까지 도착했는데요. 렛파단에서 양곤으로 출발하지 못하고 계속 경찰의 저지를 받았었습니다. 결국 오늘 경찰이 200여명 정도의 학생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는데요. 학생들이 경찰 저지를 뚫고 나가려는 과정에서 충돌이 불거졌고, 충돌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부상 규모는 경미하다고 합니다. 한편 진압 과정에서 여러 명이 경찰에 연행됐는데요. 학생 시위 지도부의 티하 윈 틴은 저희 VOA 방송에 30여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습니다. 학생과 학생 시위를 지원하던 승려들도 포함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이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일부 기자들은 경찰이 자신들에게도 현장에서 떠나라고 소리쳤고, 고무곤봉으로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얀마 경찰은 그동안은 충돌을 우려해 시위대의 행진을 저지하는 데 그쳤지만, 오늘은 적극적으로 진압에 나섰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증언이었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반대하는 미얀마 정부의 새 교육법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새 교육법은 미얀마 의회를 통과하고 대통령 승인 절차까지 마쳤는데요. 학과목과 교육 내용을 포함해 모든 교육정책의 결정권한을 정부 각료 등으로 구성된 기구에 맡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학내자치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학생들의 시위로 번졌는데요. 학생들은 새 교육법 철회와 함께, 교육 분권화, 학생과 교사의 조합설립금지 철폐, 소수민족 언어 교육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었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 민주화 개혁이 정체됐다는 국내외의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교육법 개정을 놓고 학생들과 타협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오늘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