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조치 이후 첫 서방 관광객 북한 입국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개선문 인근 기념품 가게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취했던 조치를 해제한 이후 서방 관광객들이 처음으로 북한에 입국했습니다. 육로를 통한 중국인 관광도 재개됐고, 다음달에는 평양국제마라톤도 예정돼 있어 외국인들의 관광이 다시 본격화 할 전망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4일 평양 순안공항에 18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착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에볼라 격리 조치를 해제한 뒤 처음 북한 땅을 밟는 서방 관광객들입니다.

엿새 일정으로 북한을 찾은 방문객들은 미국 `APT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아일랜드 관광객] "I am very excited to see loads of things. The people have been .."

아일랜드 출신의 도나마리 맥셰인 씨는 “북한에서 여러 가지를 볼 생각에 신난다”며 “사람들도 친절하고 특히 개성에서 전통적인 문물을 접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영국 관광객] "I’ve always wanted to come here, and my friend Simon, who is on the trip.."

영국인 폴 샐리스버그 씨는 북한에 항상 오고 싶었다며, 6개월 전에 이미 방문 계획을 세웠고 이번에 실제로 오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관광객들은 평양과 개성, 마식령 스키장을 둘러보고 19일 북한을 떠날 예정입니다.

서방 관광객들에 앞서 중국 관광객들이 지난 9일 에볼라 조치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찾았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인 관광객 72 명이 단둥-신의주-평양을 운행하는 국제열차를 타고 북한 여행을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밖에 북-중 국경을 통한 다른 육로관광도 재개됐습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11일에는 신의주 당일 관광이 재개돼 중국인 97 명이 버스를 타고 압록강철교를 건너 신의주 일대를 관광했습니다.

또 16일에는 두만강 유역의 중국 훈춘 시와 북한 라선을 연결하는 정기 노선버스가 5개월 만에 재개됐다고 중국의 `연변신문망'이 보도했습니다. 매일 한 차례 왕복운행되던 이 노선은 북한의 에볼라 관련 조치로 중단됐었습니다.

이같이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다음달로 다가온 평양국제마라톤도 새로운 동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뉴저지의 북한전문 여행사 우리 투어스의 존 댄츨러-울프 실장은 `VOA'에, 평양마라톤 참가 등록을 마친 관광객이 1백 명 가까이 된다며, 올해 대회에는 지난해 2백여 명 수준 보다 2배가량 많은 외국인들이 평양 거리를 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 관계자들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APTN 방송'이 전한 북한 국영 조선국제여행사 함진 사장의 발언입니다.

[함진 사장] “조선국제려행사에서는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에 오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성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모든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하다가 4개월여 만인 지난 2일 해제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