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의료인들이 5월 평양을 방문해 현지 병원을 돌아보고 토론회에 참석할 계획입니다. 에볼라 방역 때문에 외국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북한이 의료인들의 방북은 허용할 지 주목됩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계 미국인 의사들의 이번 방북은 올해로 17년째를 맞습니다.
미국의 한인단체인 ‘조미의학과학교류촉진회’ 박문재 회장은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25명의 의사들이 오는 5월2일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문재 회장] “한 달 전에 예년과 같이 초청장이 북쪽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재미교포 의사들한테 같이 와서 토론회를 하자고 해서 5월 첫 주일에 예년과 같이 가기로 돼 있습니다.”
박 회장은 북한 의학계와 꾸준히 교류해온 원로 의료인 10명,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여기 동참해 온 젊은 한인 2세 의사 15명이 참여한다며 일주일 동안 두 팀으로 나눠 의료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을 비롯한 원로 그룹은 평양의 제3인민병원, 김만유병원, 적십자병원, 평양산원 등을 찾아 현지 의사들과 공동진료를 하고 2세 그룹은 신경 계통 수술과 유방복원술 등 주로 수술에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들은 또 5월 5일부터 이틀 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는 의학과학토론회에 참가합니다. 지난 1999년 시작돼 올해 17차를 맞는 토론회는 기초의학과 예방의학, 내과, 외과 등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방북 의사들은 이 자리에서 전공 분야에 대한 최신 정보와 치료 성과 등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녹취: 박문재 회장] “우리가 아프리카와 같은 미개발 지역에 가서 환자를 봐주고 의료시설을 해주고 시술을 하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그 쪽의 의학과학은 과거 50~60년 사이에 격리돼 있었기 때문에 후진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초적인 의학과학은 굉장히 좋습니다.”
따라서 북한 의사들은 미국 의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암 치료 방법 등 최신 의학 개념과 기술을 전수받기 원한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입니다.
방북 의사들은 올해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결핵약, 항생제, 마취제, 비타민과 같은 의약품을 북한에 전달하고, 수 년째 구상중인 구급차 기증 방안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인들의 이번 방북에는 여느 때와 다른 변수가 남아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을 이유로 외국인들의 입국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초 북한은 4월 12일 열리는 평양마라톤대회를 기점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4월과 8월 평양에서 각각 개최하려던 대규모 태권도 행사까지 역시 에볼라 방역을 이유로 최근 줄줄이 취소해 의료인들의 방북 역시 현재로선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박 회장은 북한 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이후 일정 변경에 대한 아무런 추가 통보도 없었다며 방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녹취: 박문재 회장] “가는 사람들이 전부 의사이고, 또 전부 미국에서 가는 사람들이고, 세계 각지에서 여러 나라에서 모여 오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아마 우리한테는 그런 제재가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에볼라 때문에 연기한다든가 이런 말은 아직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16년간 계속돼온 의료 방북은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계없이 계속돼 오다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차질을 빚었습니다. 그 해 워싱턴과 서울 등에 핵 타격 위협을 가했던 북한은 전쟁 발발 가능성을 이유로 의료인들의 방북을 초청하지 않았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