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우는, 리콴유 전 총리가 타계했습니다. 중동 예멘이 내전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결핵의 날을 맞아 세계보건기구가 앞으로 20년 안에 결핵을 퇴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리 전 총리의 타계 소식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싱가포르의 경제 기적을 일궈내면서 '국부'로 불려온 리콴유 전 총리가 오늘(23일) 타계했습니다. 리 전 총리는 폐렴 합병증으로 지난 2월초부터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지내다가, 오늘 91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싱가포르 국민들은 큰 슬픔에 빠졌고, 국제사회도 아시아의 대표적 지도자 중 한 명인 리 전 총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 전 총리가 수십년 간이나 싱가포르의 총리를 지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 35살에 자치정부 총리로 취임한 후, 1962년 말레이시아 연방으로의 편입과 3년 뒤 독립을 거쳐, 1990년까지 무려 31년 간이나 총리직을 역임했습니다. 싱가포르가 작은 도시 국가임에도 아시아의 대표적인 부국으로 성장하기까지 리 전 총리의 지도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진행자) 리 전 총리의 재임 기간 동안 싱가포르가 엄청난 경제적 발전을 이루지 않았습니까?
기자) 싱가포르가 말레시아 연방에서 독립할 당시 1인당 국내총생산은 40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리 전 총리가 퇴임한 1990년에는 1만2천750달러까지 증가했고요, 지난해에는 5만6천113달러로 아시아 1위, 세계 8위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싱가포르의 이런 눈부신 경제 성장을 '싱가포르의 기적'이라고 불렀고요, 싱가포르는 한국과 홍콩, 타이완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동남아의 많은 나라들이 식민지에서 벗어난 후 정치적 혼란을 겪었고, 아직까지도 개발도상국이나 빈곤국의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싱가포르는 유독 눈부신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더욱 리 전 총리의 지도력에 주목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리콴유 전 총리가 어떤 인물인지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리 전 총리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923년 싱가포르의 부유한 화교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다시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가 됐는데요. 1954년 인민행동당을 창당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습니다. 1959년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싱가포르의 첫 총리가 됐고, 이후 31년 간이나 총리직을 역임했습니다.
진행자) 리 전 총리가 싱가포르를 경제 부국으로 이끈 비결은 뭡니까?
기자) 리 전 총리의 집권 초기인 말레이시아 연방 시절 가장 큰 목표는 정치적, 사회적 화합이었습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와의 갈등이 커지면서 결국 독립을 선택했고. 이후 경제 발전에 주력하게 됩니다. 리 전 총리는 자원이 거의 없는 도시 국가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요. 특히 우수한 인재들이 공직에 진출해서 나라를 이끌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들이 부패를 저지르지 않도록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수를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리 전 총리의 강력한 지도력 아래 싱가포르가 빠르게 안정화하고, 해외 자본에 개방적인 정책을 펴면서, 외국의 투자가 몰려들었는데요. 싱가포르는 동남아의 물류 중심지이자 금융 중심지로 거듭나면서,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리 전 총리가 독재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기자) 싱가포르가 서구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반대 세력을 탄압했기 때문입니다. 보안법을 적용해서 정치인과 활동가, 노동조합원들을 구금했는데요. 한 신문사 편집장은 재판 없이 17년 간이나 구금되기도 했습니다. 가톨릭 교회 관계자와 학자 수십 명이 좌익 음모 혐의로 체포된 적도 있고요. 싱가포르는 아직까지도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가장 억압하는 나라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진행자) 일반 시민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통제 정책을 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범죄율이 낮은 도시가 된 이면에는 경범죄에 대해서도 무겁게 처벌하는 엄격한 통제 정책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시민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리 전 총리는 국민을 탄압하기 위해 무력으로 잔인한 인권 침해를 저지르거나, 혹은 부정부패로 국가 경제를 피폐하게 만든 다른 독재자들과는 다른데요. 리 전 총리는 퇴임 후 싱가포르를 잘 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통치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이는 자신과 싱가포르의 모든 시민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리 전 총리는 1990년 고촉동 전 총리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줬는데요. 지난 2004년 고 전 총리가 14년간 집권한 후 물러나자, 리 전 총리의 아들 리셴룽이 총리로 취임해서 싱가포르를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리 전 총리를 잃은 싱가포르의 표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오는 29일까지 일주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발표했는데요. 오늘 리 전 총리의 시신이 병원에서 대통령궁 내 총리 관저로 운구되는 것을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은 싱가포르의 오늘을 있게 한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며 슬퍼했습니다. 아들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 시민들이 리 전 총리와 같은 지도자를 다시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 자체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도 성명을 발표했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리 전 총리 가족과 싱가포르 시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리 전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한 국가를 건설한 통찰력 있는 인물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리 전 총리는 인류사의 진정한 거인이자, 현대 싱가포르의 아버지, 가장 위대한 아시아의 전략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리 전 총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감을 불러일으킨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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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예멘 상황이 심각하군요?
기자) 내전 직전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예멘에서 제 2의 시리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데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 회의를 열고, 당사자들이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예멘에서는 시아파 반군이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정부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와 ISIL도 가세하면서, 더욱 심각한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하디 정부와 시아파 반군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들까지 끼어들고 있군요?
기자) 시아파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한 후 유엔의 중재로 하디 대통령과 권력 분점에 합의했는데요. 하디 대통령은 현재 남부 항구 도시 아덴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아파 반군이 지난주말 대규모 병력을 남쪽으로 보내 어제(22일) 아덴에서 멀지 않는 도시 타이즈를 점령했고요. 오늘 아덴으로 향하면서, 하디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수니파 병력과 교전을 벌였습니다. 한편 이들과 별개로 수니파인 알카에다가 북부에서 시아파 반군과 교전을 벌였고, 또 ISIL은 수도 사나의 한 사원에서 13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안보리에서 긴급회의가 열렸다고요?
기자) 하디 대통령이 시아파 반군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유엔의 지원을 요청했고, 안보리에서 어제(22일) 긴급회의가 열렸는데요. 안보리는 하디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면서 지지 의사를 밝혔고요, 또 모든 당사자들이 평화안에 따라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자말 베노마르 유엔 예멘 특사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예멘이 내전 직전 상황에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베노마르 특사는 특히, 후티 반군이나 하디 대통령 모두 예멘 전역을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예멘이 둘 중 어느 한쪽 방향으로 치닫는다면 시리아나 이라크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예멘 하디 정부는 걸프협력위원회에도 후티 반군에 맞서기 위해 즉각적인 병력 지원과 개입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군이 예멘에 주둔 중이던 병력을 철수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미 군당국은 어제(22일) 예멘 치안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병력을 철수했다고 밝혔는데요. 미군은 예멘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면서 알카에다 아라비아 반도 지부 등 인근 테러 세력에 대한 정찰과 공격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미군은 병력을 철수했지만, 테러 세력들의 움직임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에 이어 영국도 예멘에 남아있던 특수부대원들을 모두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예멘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은 그동안 하디 정부를 지지해왔는데요. 사만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어제 안보리 회의에 이어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당사자들이 유엔이 중재하는 평화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파워 대사는 후티 반군의 행동이 예멘의 평화적인 이행을 위협하고 있으며, 하디 정부를 완전히 전복시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파워 대사는 또 예멘의 안보와 안정, 화합을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공격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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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보건 관련 소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결핵 퇴치 목표를 제시했다고요?
기자) 내일(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인데요. WHO가 앞으로 20년 안에 세계적으로 결핵을 완전히 퇴치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WHO는 2000년대 부터 전개한 결핵 확산 방지와 퇴치 운동이 성과를 거뒀다며, 노력을 배가해서 2035년 까지 결핵 감염자를 90% 이상 줄인다는 목푭니다.
진행자) 현재 세계 결핵 감염 상황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기자) WHO에 따르면 지난 2013년에만 9백만 명이 결핵에 감염됐고, 150만 명이 결핵과 관련돼 숨졌습니다. 또 여러 종류의 결핵약이 잘 듣지 않는 다재내성 결핵환자도 50만 명이나 발생했습니다. 일반 결핵은 칠료율이 86%지만, 다재내성결핵은 4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결핵은 단일 질병으로는 후천성면역결핍증 HIV 바이러스 감염에 이어 가장 사망자가 많은 병이고요, 감염과 사망자의 95%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서 발생합니다.
진행자) 다행히 퇴치 노력에도 성과가 있다고요?
기자) WHO에 따르면 국제적인 퇴치 노력으로 2000년에서 2013년 사이에 3천7백만 명이 결핵 진단과 치료 혜택을 받았습니다. WHO는 이런 노력을 배가해서, 오는 2035년까지 결핵 감염을 90%, 결핵 감염으로 인한 사망을 95%까지 줄인다는 목푭니다. WHO는 이를 위해 결핵 환자 치료와 환자 가정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요, 이를 위해 각 국 정부의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