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국가들이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알프스에서 추락한 독일 여객기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기수를 내렸고, 기장은 문이 잠겨 조종실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락 원인에 대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초대형 호위함 '이즈모'를 취역한 가운데, 중국은 일본의 해군력 확대를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동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고요?
기자) 예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맡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어제(25일) 부터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고요, 요르단과 이집트, 수단 등 다른 아랍권 국가들도 군사작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압두라브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이 자국과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군사 개입을 요청했고, 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예멘이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예멘은 아라비아 반도 남부에 홍해와 접한 국가인데요. 북쪽으로 사우디, 오만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2011년 시민 혁명으로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민주 선거를 통해 현 하디 정권이 들어섰는데요. 수니파 정권입니다. 이번에 하디 정권을 돕기 위해 나선 사우디도 중동의 수니파 종주국이고요. 그런데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후티 반군이 지난 1월 쿠데타를 일으켜서 수도 사나를 점령했고요. 지난주말 남쪽으로 진격해서, 하디 대통령이 피신한 남부 최대 도시 아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권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하디 대통령은 모처로 피신했고요, 동맹국인 사우디 등에 긴급한 군사 개입을 요청했습니다. 유엔에도 도움을 청했는데요, 안보리도 이번 주 초 회의를 열고 모든 당사자들이 공격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가 얼마나 많은 병력을 투입했습니까?
기자) 사우디 관영 통신은 예멘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15만 명의 병력과 100대의 전투기를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우디는 전체 병력이 23만 명으로 알려져있는데, 이 중 15만명을 투입한다는 건 그만큼 예멘 사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대로 요르단과 이집트, 수단도 예멘 반군 격퇴 작전에 자국 병력을 보냈다고 발표했는데요,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사우디에 따르면 모로코도 지원을 약속했고요, 파키스탄도 사우디의 요청에 따라 병력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우디가 엄청난 규모의 병력을 투입했는데, 후티 반군은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후티 병력도 10만명 정도의 대규모로 알려져있습니다. 후티는 지난 1994년 시아파 저항 단체로 만들어졌는데, 2004년부터 무장화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군사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여기에 예멘 군부에는 여전이 시민혁명으로 물러난 독재자 살레 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세력이 있는데요. 이들도 하디 정권에 대응하기 위해 후티 반군과 협력 관계가 됐습니다. 사우디 전투기들은 어제 후티가 장악한 기지와 비행장을 공습한 데 이어, 오늘은 살레 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정부군 주둔 기지도 공격했습니다.
진행자) 후티 반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고 했는데, 사우디의 군사 개입에 대해 이란의 입장도 나왔습니까?
기자) 이란은 사우디의 군사 개입은 노골적인 침공이며, 예멘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면서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도 사우디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진행자) 중동 상황이 정말 복잡한 것 같습니다. 이라크에서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을 소탕하기 위해 이란도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고, 사우디도 국제연합군 공습작전에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에서 이란과 사우디가 직접 협력하는 것은 아니지만, ISIL에 대응하는 같은 편에 서 있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예멘에서는 한 편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한 편은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에 나선 것인데요. 여기에 이란 핵 협상 타결 시한도 얼마 남지 않았죠. 그만큼 복잡한 중동 정세를 반영하고 있는데요. 사우디가 예멘 사태에 적극 개입한 배경에 대해서, 사우디는 남쪽으로 넓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예멘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고요. 또 주변 시아파 세력이 활개를 치면서, 자국의 시아파들이 이들과 연계해 왕권에 대항하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참고로 예멘은 국민 중 수니파와 시아파 교도의 비율이 비슷하고요, 사우디는 시아파가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백악관은 사우디가 주도하는 이번 군사작전에 수송과 정보 지원을 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직접적인 군사 지원은 없었습니다. 버나뎃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성명에서 후티 반군이 즉각 공격을 멈추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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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서 추락한 독일 여객기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죠?
기자) 오늘(26일) 프랑스 조사 당국이 관련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당초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아니겠냐는 추측과 달리,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기수를 내리고 항공기 고도를 낮춰서 추락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추락 현장에서 확보한 블랙박스 중 하나인 조종실음성녹음장치 등, 지금까지 확보된 비행 관련 기록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 여객기의 고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면서 알프스 산맥에 추락했는데, 조종사가 일부러 고도를 낮췄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부기장이 이렇게 고도를 낮추는 동안, 기장은 문이 잠겨서 조종실에 들어가지도 못했는데요. 녹음기록을 보면 조종사가 처음에는 문을 열라고 약하게 두드리다가,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고 고도가 계속 나려가자, 나중에는 매우 강하게 조종실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는 듯한 소리가 녹음됐습니다. 또 추락 직전에는 승객들도 심각한 상황을 파악한 듯, 객실에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도 녹음됐습니다.
진행자) 조종실 문은 누가 잠군 건가요?
기자) 기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부기장이 잠궜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객기 조종석에는 조종실 문을 잠구는 스위치가 있어서, 이 스위치를 잠금으로 하면 밖에서 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원래는 테러리스트 등의 위협에서 조종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비상시에 기장이 밖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문을 여는 방법도 있는데, 이것도 안에서 잠금 상태를 유지하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애초에 기장이 왜 조종석을 비웠었나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프랑스 조사 당국이 오늘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종실 음성녹음기록이 있으니까 앞으로 알려질 수도 있겠죠. 이번에 추락한 여객기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해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도착할 예정이라서 2시간 정도의 비교적 짧은 비행이었습니다. 이럴 경우 계속 조종석을 지키는 경우가 많지만, 화장실 등에 가기 위해 비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조종실에서 반응이 없었다고 했는데.....문이 잠긴 후 부기장이 신체적인 이상으로 의식을 잃었다거나 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처음에는 그런 가능성도 제기됐는데요. 하지만 프랑스 조사당국은 음성녹음장치에 부기장의 정상적인 호흡 소리도 녹음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의도적으로 기장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궜고,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특히 여객기 고도가 비정상적으로 내려가자 인근 관제탑에서도 비상 경고를 보내고 조종실과 교신을 시도했는데요, 부기장은 여기에도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추락 여객기가 소속된 '저먼윙스'의 모회사인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 대표도, 조금 전 기자회견에서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여객기를 추락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여객기가 추락한 상황도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번 여객기는 프랑스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A320 기종인데요. 지난 24일 바르셀로나 공항을 이륙한 후 50분 쯤 지난가 갑자기 고도가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음성녹음기록을 분석한 결과 기장이 자리를 비운 직후였습니다. 이후 8분간 항공기 고도는 순항 고도인 1만1천500미터에서 1천800미터 까지 급강하한 후, 알프스 산맥에 추락했습니다. 여객기에 탑승한 승무원 6명과 승객 144명 등, 150명 전원 사망했고요. 여객기는 추락 당시 매우 높은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추락 현장에는 여객기가 산산조각난 처참한 광경이었습니다.
진행자) 부기장의 신원도 밝혀졌습니까?
기자) 독일 국적으로 28살인 안드레아스 루비츠라는 남성입니다. 지난 2013년 9월에 추락한 여객기 소속사인 '저먼윙스'에 취직했고, 630 시간의 비행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루프트한자' 대표는 부기장이 비행 전 어떠한 이상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추락 직후 테러 가능성도 거론 됐었는데요. 프랑스 조사 당국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테러를 의심할 정황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조종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기장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역시 독일 출신으로 6천 시간의 비행기록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였다고 합니다. 앞으로 추락 조사는 이십대 후반의 젊은 부기장이 왜 150명이나 탑승한 여객기를 의도적으로 추락시켰는 지에 맞춰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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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일본에서 초대형 호위함이 새로 취역했다고요?
기자) '이즈모'라는 이름의 새 호위함인데요.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함정 가운데 최대 규몹니다. 길이와 폭은 각각 248미터와 38미터, 배수량은 1만9천500톤인데요. 일본 선박 회사 '저팬마린유나이티드'가 건조했으며, 미화 10억 달러의 건조비가 투입됐습니다.
진행자) 규모가 커서 그런 지 '항공모함형 호위함' 으로 부르더군요?
기자) 일본 해상자위대도 이즈모를 항공모함형 호위함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규모도 크지만, 갑판이 평평해서 소형 항공모함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일본 자위대에 따르면 '이즈모'에는 초계 헬리콥터 7대와 구조, 수송 헬리콥터 2대 등 총 9대가 탑재하고요, 5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첨단 대 잠수함 능력도 갖췄는데요. 일본 자위대는 이즈모 함이 해상 작전과 함께, 대규모 재난 구호 등에도 투입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 해상자위대에 이런 항공모함형 호위함이 투입된게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지난 2009년과 2011년에도 이즈모와 비슷하게 평평한 갑판을 갖춘 호위함이 투입됐는데요. 배수량이 1만3천950톤 급으로 1만9천500톤 급의 이즈모에 비하면 작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즈모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갖게된 군용함정 중 가장 큰 규몹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즈모 취역과 관련해, 일본의 해군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즈모'가 사실상 항공모함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일본이 공격용 무기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에 따라 호위함으로 둔갑시킨 것 뿐이지, 얼마든지 공격용 항공모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앞으로 미국에서 도입할 예정인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F-35B는 F-35 전투기의 개량형으로 이착륙 거리가 짧거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항모기로 탑재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이즈모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군사력 팽창을 우려했는데요. 일본 인구는 중국의 10분의 1이고, 면적은 26분의 1이지만, 국민 1인당 국방예산은 중국의 5배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본은 오히려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우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중국은 최근 5년간 국방비를 매년 10% 안팎 증액해왔는데요. 일본 언론들은 최근 중국의 군사력 팽창으로 안보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즈모 함 취역으로 해상자위대의 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