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에 의해 추방된 한국계 미국인 산드라 서 (한국 이름 서계옥) 씨는 북한에서 어떤 불법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함께 방북했던 미국인 구호활동가가 밝혔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산드라 서, 서계옥 씨는 북한에서 어떤 불법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서 씨와 오랫동안 대북 지원을 해온 한 측근이 밝혔습니다.
서 씨가 추방되기 전 마지막 북한 방문인 지난달 21일 방북 길에 함께 했던 미국의 구호활동가 박원철 씨는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서 씨가 북한을 모략했다는 북한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자신과 함께 한 마지막 방북에서 어떤 불법 활동도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 미국인 대북지원 활동가 박원철 씨] “전혀 없어요. 그게 아니고 그동안 있었던 것들을 다 자기네들이 조사했는지 모았는지 해서 생트집을 잡은 거에요…”
박 씨는 지난달 외에도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서 씨와 함께 방북해 지원 활동을 벌였지만 자신이 아는 한 서 씨는 아무런 불법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서 씨가 지난 1998년부터 북한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하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제작, 연출해 북한을 모략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원철 씨에 따르면 서계옥 씨는 지난 3월 21일 박 씨와 함께 의료지원 차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녹취 : 미국인 대북지원 활동가 박원철 씨]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 병원에 수술 같은 거 돕고 의료 물자 지원하고, 그런 일을 해왔어요. 이번에는 병원에도 못가고 평양에만 있었어요… ”
두 사람은 평성과 사리원의 병원에 의약품을 전달하려 했지만 평양에만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중국에서 홍역이 발생해 외국인들은 평양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북한 당국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 미국인 대북지원 활동가 박원철 씨] “중국에서 홍역이 돌아서 평양에 있는 외국인 들을 평양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평양 밖에 사는 사람들도 평양에 못 들어오게 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평양에서 일을 본 후 나오다가 그렇게 됐어요……”
결국 서 씨와 박 씨는 북한 안내원에게 항생제와 해열제, 진통제, 영양제 등 의약품을 평성과 사리원의 병원에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고 사흘 뒤인 24일 출국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서 씨는 여권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박 씨와 함께 베이징 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고, 결국 9일 베이징에 도착할 때까지 2주 정도 북한에 억류돼 있었습니다.
올해 81살인 서 씨는 지난 1989년부터 대북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미주 밀알선교단의 한 관계자는 앞서 ‘VOA’에, 서 씨가 미국의 민간 구호단체 ‘위트 미션’의 대표로 수 십 년 넘게 대북 지원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밀알선교단 관계자의 말입니다.
[녹취: 밀알선교단 관계자] “제일 오래되신 분일 거예요, 아마요. 미국에서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대북 지원을 하신 분은..”
이 관계자는 서 씨가 고령에도 불구하고 대북 지원에 헌신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밀알선교단 관계자] “거의 80세가 다 되어 가세요.. 저희가 굉장히 존경하는 분이에요…변함없이 대북 지원을 하셨고….예전에는 서계옥 권사를 통해서 북한에 비자를 많이 받으셨죠…한 때는 장애인 복지를 위한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너무 규모가 커서 참여는 많이 못했지만.. 지원이 필요하니까 (북한 당국이) 많이 맡겼죠.”
서 씨가 설립한 구호단체 ‘위트 미션’(Wheat Mission)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그 동안 북한에 의약품과 의료기기, 식량, 의류, 신발, 담요 등을 지원해 왔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에도 평양에 상주하던 독일 구호단체 벨트훙게르힐페, 세계기아원조의 평양사무소장을 추방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