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아베 총리, 의회 연설서 과거사 사과해야"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9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인데요, 미 하원의원들은 아베 총리가 이 때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21일 저녁 하원 본회의 일정이 마무리 되기 직전. 민주당 소속 의원 6 명이 발언권을 얻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상하 양원 합동연설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의원들의 공통된 주장은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을 통해 일본 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 출신의 일본계 미국인인 마이크 혼다 의원은 20분에 걸친 특별연설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난하면서, 이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혼다 의원] "given these continued revisionist attempts, for every step forward.."

혼다 의원은 “일본 정부가 역사 수정주의적인 시도를 할 때마다 평화와 화해로부터 두 걸음씩 퇴보하는 것”이라며 “전후 70년이 지난 지금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를 대표해 명백하고 정중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혼다 의원은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정상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라며, 아베 총리가 이런 역사적인 기회를 통해 20만여 명의 일본 군 위안부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혼다 의원은 이날 하원 본회의장 방청석에 있던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일본 정부가 '사죄할 수 없다면 젊음을 되돌려 달라'는 이 할머니의 말을 전하며 연설을 마쳤습니다.

다른 의원들도 1분 자유연설을 통해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이스라엘 의원] "That address must be honest that address has to address Japan’s..."

뉴욕 주 출신의 스티브 이스라엘 의원은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은 전쟁 당시 일본의 잔악한 행위와 수많은 여성들을 성노예로 삼은 점을 정직하게 다뤄야 한다”며 “과거의 잔악한 행위를 무시하면 매우 문제가 많은 미래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저지 주 출신의 빌 파스크렐 의원도 “아베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위안부 문제를 다뤄 치유와 겸손한 화해의 초석을 다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파스크렐 의원] "it is my hope that Prime Minister Abe’s visit next week will lay.."

텍사스 주 출신 셰일라 잭슨 리 의원은 일본 정부가 생존한 위안부 여성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뉴욕 주 출신 찰스 랭글 의원은 일본이 전쟁 당시 한국인들에게 고통을 줬다며, 아베 총리가 진실성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뉴욕 주 출신의 그레이스 맹 의원은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 철회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들을 명확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고노 담화란 지난 1993년 당시 일본 정부 대변인인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본 육군이 위안부 매춘소 설치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고 인정한 것을 말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