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중 군함, 필리핀 전투기에 경고...'가장 행복한 나라' 스위스

지난 20일 필리핀 마닐라 북부 군 기지에서 그레고리고 피오 카타팡 필리핀 군참모총장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도서에서 중국의 활동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다툼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의 집권당 수뇌회담이 다음달초 열립니다. 아베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정을 촉구하는 연판장이 작성됐습니다. 전세계에서 스위스가 가장 행복한 나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 중국명 난사 군도에서 또다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근 상공을 초계 비행 중이던 필리핀 전투기에 중국 군함이 경고 신호를 보낸 겁니다. 필리핀 군 소식통이 ‘로이터’ 통신에 밝힌 건데요,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처음 생긴 일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 군함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고를 한 겁니까?

기자) 익명의 필리핀 공군 당국자가 로이터 통신에 전한 바에 따르면 강력한 서치라이트, 보통 수색작전에 쓰는 조명등인데, 이걸 중국 군함이 필리핀 전투기에 쏘았습니다. 이 당국자는 중국 군함의 이 같은 행위를 필리핀 군 당국은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당시 필리핀 전투기가 1천5백미터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는데 중국 군함이 무전통신으로 이 지역에서 나가라는 경고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 뒤에 특별한 충돌이 더 있지는 않았습니까?

기자) 필리핀 전투기가 중국 군함에 대응하지 않고 초계 비행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고 필리핀 군 관계자들은 밝혔습니다. 당시 중국 군함이 발포했다는 소문이 인터넷 사회연결망에서 돌았지만 필리핀 군 당국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정부의 공식 반응은 없었습니까?

기자) 필리핀 정부는 이번 사건이 확산되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필리핀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군함이 무력행사를 한 게 아니라면서 공식적으로 크게 문제 삼을 뜻이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벌이고 있는 간척사업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영유권 분쟁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비행기 활주로 7개와 인공섬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20일 정찰기에서 촬영한 관련 사진들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필리핀 어선들을 단속한 것도 남중국해의 긴장을 높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에서 조업하던 필리핀 어선들을 중국이 계속 단속하고 있는데요, 지난주에는 중국 해안경비정들이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 중국명 황옌다오 인근에서 물대포를 쏘면서 필리핀 어선들을 쫓아냈습니다. 또 중국 경비정들이 스카보러 섬 주변에서 필리핀 어선 2척의 어획물을 압수하기도 했습니다. 한 필리핀 어민은 "당시 중국 경비대원들이 총으로 위협했다"고 AFP 통신에 전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 해역에서는 지난 2012년 양국 군함이 대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해서 필리핀 정부도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일단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에 항의하겠다는 입장이고요, 분쟁 해역에서 필리핀 어선의 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공세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다툼은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사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필리핀 뿐만 아니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와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에서도 이 문제가 늘 핵심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말레이시아 총리가 이번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나집 라작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이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무력시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차원의 해결 방안도 계속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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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중국과 타이완 관계 알아보겠습니다. 큰 정치행사가 다음달 열리는 군요. 집권당 수뇌들이 만난다구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주리룬 타이완 집권 국민당 주석이 다음 달 초 회담을 갖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과 타이완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있는데요, 중국 공산당과 타이완 국민당이 다음 달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당 주석간 회동을 갖는다는 겁니다. 양측이 회담 일정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양측 최고지도자가 만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겠군요.

기자) 네. 중국 공산당과 타이완 국민당의 현직 최고 지도자가 회담하는 것은 2008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은 시 주석이 주 주석과 만나 양안관계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면서 국공 양당관계에서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타이완 국민당도 언론 보도문을 발표했는데요, 주 주석이 시 주석과 양안관계 발전을 위한 공동 의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는 주로 어떤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까?

기자) 특별히 새로운 합의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양안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공양당의 신뢰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도 될 전망입니다. 타이완 언론들은 타이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와 중국 기업들의 타이완 투자도 핵심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공 수뇌회담은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지난 2005년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롄잔 타이완 국민당 주석이 분단 60년 만에 만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 뒤 두 당은 정례적으로 회담을 이어왔지만, 국민당 주석이 참석하는 것은 2008년 우보슝 주석 이후 이번이 7년 만입니다. 그 동안 국민당 측에서는 주로 명예주석이 참석했습니다. 마잉주 총통이 2008년 당선돼 2012년 연임했는데요, 국민당 주석직도 겸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타이완 총통이 중국 본토를 방문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국공 수뇌회담은 국민당에 대한 정치적 지원사격이다, 이런 분석도 있던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국민당이 지난해 11월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마잉주 총통이 이끄는 국민당은 친중정책을 유지해왔는데요, 타이완 독립 노선을 추구해온 민진당에 대패한 겁니다. 이 때문에 양안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를 의식해서 시 주석이 주 주석과 만나 국민당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중국 정부는 양안관계를 논의할 상대로 국민당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주 주석 본인은 내년 총통 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하지만, 타이완 정계에서는 주 주석의 출마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는데요, 이번 국공 수뇌회담을 통해 양안관계에 대한 입장을 미리 밝히는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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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번 주말 미국을 방문합니다. 어떤 일정이 잡혀 있습니까?

기자)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이 26일부터 시작되는데요, 비행시간을 합쳐 6박 8일간 일정입니다. 우선 미군 전사자들이 잠들어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헌화하고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탄압과 학살 자료를 모아놓은 홀로코스트 박물관, 그리고 2차 세계대전 기념비를 방문합니다. 또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미 상하 양원 합동의회에서 연설하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에서는 굵직한 군사, 경제 현안들이 다뤄지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방미 기간 중 양국은 18년 만에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합의해 안보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됩니다. 27일로 예정돼 있는 양국 외교, 국방장관 회담, 2+2 회담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여기서 새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합의돼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 지침은 미군과 자위대 간 상시 협의체 창설, 유사시와 평시의 중간 단계인 이른바 ‘회색지대 사태’에서 미일공조를 어떻게 할지가 다뤄집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새 방위지침에는 미국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을 일본이 요격하는 구상이 명기됩니다.

진행자) 경제적으로는 어떤 문제가 핵심 의제입니까?

기자)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양국의 핵심 관심사입니다. 28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막판 정치적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회원국 가입 신청이 끝났는데요, 여기에 가입하지 않은 미국과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에서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베 총리가 취임 후 줄곧 미일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오기는 했지만, 이번 방미를 앞두고 과거사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총리로는 최초의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부전의 맹세’, 그러니까 전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예정인데요, 종전 70주년을 맞아 파시즘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걸 내외에 천명한다는 겁니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주변국가들의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계에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시선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비판이 있습니까?

기자) 아베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를 더 확실히 인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데요, 연판장을 돌려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의회 합동연설을 앞두고 아베 총리를 압박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연판장의 내용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기자) 아베 총리가 이번 방미를 계기로 역사 문제를 해소해 치유와 화해의 근간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역사를 직시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인정한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를 공식적으로 재확인하고 인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올해는 종전 7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아베 총리가 미국 방문을 계기로 치유와 화해의 비전을 갖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나아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원들이 연판장 작성에 참여했습니까?

기자)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이 참여했는데요, 모두 25명입니다. 민주당에서 17명, 공화당에서 8명의 의원들이 참여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마이크 혼다 의원이 대표적인 인물인데요, 연명서한을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에게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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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유엔에서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네요. 2015 세계행복보고서, 어떤 보고서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말 그대로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를 국가별로 조사해서 발표한 겁니다. 전 세계 158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국내총생산, 기대수명, 사회보장에 대한 인식과 선택의 자유, 부패 문제를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습니다.

진행자) 가장 행복한 나라 국민은 어디로 나왔습니까?

기자) 10점 만점에 7.5점을 받은 스위스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아이슬란드로 조사됐고, 2013년에 1위를 차지했던 덴마크는 3위로 밀려났습니다. 이밖에 노르웨이와 캐나다가 상위권에 들어갔습니다. 반대로 하위권에 들어간 나라, 그러니까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장 불행한 나라들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토고와 부르키나 파소, 부룬디 같은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 여럿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주로 서유럽 국가들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났군요.

기자) 네, 하지만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의 행복지수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리스는 158개 국가들 가운데 102위에 머물렀습니다. 이밖에 영국은 21위를 기록해서 체면을 살렸고, 미국은 15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한국도 순위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한국은 10점 만점에 6점 가까이 받아서 47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13년 보다 6계단 내려갔는데요, 일본이 46위로 한국을 앞섰습니다. 중국은 84위를 차지했고, 북한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연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