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사망자 5천명 넘어...인도네시아, 외국인 마약범 사형 집행

  • 최원기

28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지진 희생자들의 화장을 치른 가운데, 가족들이 슬퍼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네팔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5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인도네시아가 내외국인 마약사범 8명을 사형에 처하자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세계 최악의 언론통제 국가로 북한이 꼽혔습니다.

진행자)오늘도 네팔 대지진 소식부터 살펴보죠. 희생자 숫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군요?

기자)네, 네팔 대지진이 발생한지 닷새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가 5천명을 넘었습니다. 네팔 내무부는 28일 이번 대지진에 따른 사망자 수가 5천57명으로 늘고 부상자는 1만 915명으로 집계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또 수백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수실 코이랄라 네팔 총리는 TV연설을 통해 대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을 위한 사흘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습니다.

진행자)참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가운데서도 기적적으로 구조된 사람이 있다고요?

기자)네, 대개 지진이 발생하고 72시간 즉, 사흘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상식인데요. 대지진이 강타한 네팔 카트만두의 구조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에 갇혀 82시간을 버틴 20대 남성이 기적적으로 구조됐습니다. 미국 ABC방송은 28일 카트만두의 무너진 아파트 단지에서 28세 남성 ‘리쉬 카날’이 구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 지 82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겁니다. 카날은 잔해 더미 속에서 자신의 소변을 마시며 나흘간 버텼다고 하는데요. 카날은 살려달라고 계속 소리를 질렀으며 이를 들은 프랑스 구조대가 잔해더미를 헤치고 카날을 구해냈습니다.

진행자)그야말로 하늘이 도왔다고 할 수 있는데, 어디 다친 데는 없나요?

기자)카날을 구조하는 데는 6시간이 걸렸는데요. 건물이 무너지면서 기둥에 깔리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그 밖에도 또 극적으로 구조된 사람은 없나요?

기자)네 자녀를 둔 엄마가 무너진 건물 안에 갇혔다가 36시간만에 구조되기도 했습니다.미 CNN방송에 따르면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1층에 깔린 ‘탄카 마야 시톨라’가 18시간에 걸친 인도 구조팀의 노력 끝에 다시 빛을 봤습니다. 시톨라는 무너진 기둥 사이에 낀 덕분에 다치지 않은 채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생존자를 구조하는 것 못지않게 이재민을 구호하는 것도 중요한데, 어떻습니까?

기자)미국과 중국, 인도, 한국 구조대와 구호물자가 속속 네팔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수도 카트만두에 이어 지방에 구호품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외국 구호대는 28일 헬리콥터를 이용해 쌀과 기름 그리고 의약품을 지방과 산골 마을에 전달했는데요. 관계자들은 지방까지 구호의 손길이 미치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특히 마실 물이 없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지금도 수만명의 네팔 주민들은 길거리에 있는 천막 등에서 노숙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진으로 수도시설이 파괴돼 마실 물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정부가 급수차를 동원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워낙 사람이 많아서 하루에 물 한 병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또 물이 워낙 부족해 병에 담아 파는 생수 가격도 크게 올랐다고 합니다.

진행자)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상황인데, 수도 카트만두에서 빠져 나오는 사람들도 많다고요?

기자)지금도 하루에 수차례 여진이 계속돼 집과 건물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을 언제 집이 무너질지 몰라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구호도 제대로 되지 않고 물가는 자꾸 오르자 카트만두를 벗어나 지방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또 카트만두에는 돈을 벌기 위해 상경했던 지방 출신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이들도 고향으로 향하면서 10만명 이상이 지방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고향으로 돌아 가려고 해도 도로가 파괴됐으면 힘든 것 아닌가요?

기자)도로 사정이 나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버스가 부족한 것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지방으로 가려는 사람이 많자 정부 당국은 버스를 많이 배치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주민들이 새벽부터 버스 정거장에 서있어도 버스가 한대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업친데 덥친 격으로 눈사태도 발생했군요?

기자)네팔 당국이 28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카트만두 북쪽에 있는 해발 3000m의 히말라야 초입에 있는 마을에서 여진으로 인한 눈사태가 발생해 25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이렇게 지진으로 전기와 도로 같은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되면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기자)전문가들은 지진 피해를 복구하려면 대략 5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네팔은 에베레스트와 히말라야 산맥을 끼고 있어, 관광업 비중이 높은데요. 이번 지진으로 관광객이 줄어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한편 미국에서는 정보통신 기업들이 네팔 돕기에 나섰군요?

기자)미국의 3대 정보통신 기업인 애플, 구글, 페이스북이 네팔 난민들을 돕는 구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애플은 최근 미국 적십자사에 기부금을 낼 수 있는 특별 인터넷 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또 구글도 자신의 가족이나 지인의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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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이번에는 동남아시아로 가보죠. 인도네시아가 마약사범을 사형에 처했군요?

기자)인도네시아가 28일 내,외국인 마약사범 8명을 사형에 처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당국은 외국인 7명, 내국인 1명 등 8명에 대한 형을 집행했습니다. 이날 총살형에 처해진 사람은 호주, 브라질, 나이지리아 출신 국적자인데요. 사형이 집행되자 이들의 출신 국가들이 이를 비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외국 정부가 어떻게 반발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이번에 처형된 마약 사범 중에는 호주 국적인 ‘앤드루 챈’과 ‘뮤란 수쿠마란’ 2명이 포함돼 있는데요. 호주 정부는 인도네시아 주재 자국대사를 불러들이기로 했습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호주는 인도네시아 주권을 존중하나 사형이 집행된 데 대해 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질도 이번 사형 집행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또 프랑스 정부도 사형 집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그렇지만 마약사범을 사형에 처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주권에 속하는 문제 아닌가요?

기자)말씀하신대로 마약 사범을 사형을 처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사법 주권에 속하는 문제로 외국에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호주나 브라질 같은 나라들이 문제 삼는 것은 마약사범을 사형에 처하는 것은 국제적 규범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도 마약 문제를 엄중하게 다루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약을 운반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징역형으로 다스려도 될 일을 너무 엄하게 사형에 처했다는 겁니다.

진행자)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가 사형을 집행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인도네시아가 외국인 마약사범을 사형에 처한 것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자카르타 빈민가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인데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마약 사범에 관용을 베풀지 않고 사형에 처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습니다. 또 마약사범 가족 등이 수차례 걸쳐 대통령에게 사형수를 사면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대통령까지 나서서 마약 사범은 무조건 사형에 처한다고 할 정도로 마약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군요?

기자)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는 마약 문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약으로 인해 매일 평균 50명, 연간 약 1만8천 명이 사망하고, 교도소 수감자의 70% 가량이 마약사범이라고 합니다. 또 400만명이 상이 마약중독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현재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돼 있는 130여 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60여명이 마약 사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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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끝으로 언론자유 문제 살펴보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말하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언론자유인데, 각국이 어느 정도 언론자유를 누리는지 보고서가 발표됐군요?

기자)국제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2015 언론자유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전세계 국가를 ‘언론 자유국’ ‘부분적 자유국’ 그리고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로 분류했는데요. 언론 자유와 관련된 23개 항목을 평가해 0점에서 100점까지 점수를 매겼는데요. 점수가 낮을 수록 언론 자유가 잘 보장돼 있음을 뜻합니다.

진행자)언론 자유가 가장 보장된 1등은 누가 차지했습니까?
기자)노르웨이와 스웨덴이 언론자유가 가장 잘 보장된 국가로 공동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벨기에, 핀란드, 네덜란드가 공동 3위에 올랐고. 덴마크,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이 10위권에 들었습니다.

진행자)미국은 몇 등을 차지했습니까?
기자)미국은 22점으로 31위에 올랐는데요.보고서는 지난해 8월 미 중부 도시 퍼거슨에서 발생한 흑,백 갈등 과정에서, 지방 경찰 당국이 취재 기자들에 대해 거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한국의 언론자유는 어떻게 평가됐습니까?
기자)한국의 언론자유는 67위로 ‘부분적 언론 자유국’에 머물렀습니다. 다만 67위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겁니다.

진행자)언론 자유가 없는 나라로는 어떤 나라가 꼽혔나요?
기자)러시아가 180위, 중국과 베트남이 186위로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로 분류됐습니다. 북한은 199위로 최하위를 기록해 전세계에서 최악의 언론 통제국가로 꼽혔습니다.

진행자)전반적으로 언론자유가 신장되고 있나요, 아니면 후퇴하는 분위기인가요?
기자)대체적으로 언론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프리덤 하우스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전세계 인구 중 14%만 언론자유가 보장된 나라에 살고 있다”며 지난해 세계의 언론자유가 급격히 쇠퇴하면서 최근 10여년 내 최악의 상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언론자유가 이렇게 후퇴하는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보고서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언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기본적으로 각국 정부가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언론을 탄압하거나 압박을 가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또 권력을 쥔 정권 외에도 각국의 군부나 범죄집단 그리고 언론사 소유주 등이 직, 간접적으로 언론인들에 압박을 가하는 사례도 많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