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일 합의' 파기 가능성 시사

야마타니 에리코 일본 납치문제담당상 (자료사진)

북한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외교 활동을 이유로 북-일 합의 파기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예정대로 뉴욕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는 입장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4일 일본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펼치고 있는 외교 활동에 대해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정치 시녀의 추악한 몰골’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야마타니 에리코 일본 납치문제 담당상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이 골수에 찬 대결 광신자'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논평은 야마타니 담당상이 미국에서 이른바 ‘반공화국 인권토론회’를 열고 국제무대에서 납치 소동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며 이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각료가 납치 문제를 북-일 양국 간에 해결하기로 한 합의를 어긴 것은 스스로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야마타니 장관이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 없이 자신의 정치적 인기를 올리려는 치졸한 기만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논평은 이 때문에 북-일 합의가 하늘로 날아가지 않으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조사를 약속한 북-일 스톡홀름 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을 내비친 겁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5월 일본의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조건으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일본과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초 일본 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일본이 정치적 도발과 국가주권 침해 행위를 저질렀다며, 그같은 상태에서는 북-일 정부 간 대화를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조총련 압수수색과 대북 인권 압박을 문제 삼은 겁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항의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야마타니 장관도 5일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인권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예정대로 출국했습니다.

[녹취: 야마타니 에리코, 일본 납치문제 담당상]

야마타니 장관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인권, 납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유엔 무대에서 연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5일 뉴욕에서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인권 유린 문제에 관해 국제 심포지엄을 엽니다.

심포지엄에서는 야마타니 장관과 마루즈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일본인 납북자 가족, 탈북자들이 토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