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에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닷새간의 휴전에 돌입했습니다. 네팔 지진 피해지역에서 구호활동 지원에 나섰던 미 해병대 헬기가 실종됐습니다. 중국 공안이 여전히 범죄 용의자들을 불법적으로 고문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케리 장관이 어제(12일)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 한 후 처음이었는데요. 2년여 만입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두 나라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인 상황인데요. 하지만 어제 회담으로 미국이 러시아와의 고위급 대화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두 나라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회담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케리 장관과 푸틴 대통령 모두 국제 현안 해결을 위한 두 나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보이는 측면에서는 대립보다는 화해의 분위기였습니다. 회의도 4시간 가까이 길게 진행됐는데요. 케리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별도의 회담을 갖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 어떤 의제들을 논의했습니까?
기자) 이란 핵 협상 타결과 시리아 사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주로 논의했습니다. 또 양측 모두 얼어붙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과 관련해 새로운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들 문제 해결을 위한 두 나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도 살펴보죠?
기자) 우선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케리 장관은 두 나라가 협력해서 시리아의 화학 무기를 제거한 점을 언급하면서, 두 나라가 힘을 합칠 때 진정한 진전과 중요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는데요. 케리 장관은 시리아에서 협상을 통한 아사드 정권의 교체 없이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 반정부 세력들이 정치적 협상의 조건으로 아사드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반대해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어떤 의견이 오갔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반군을 군사지원하고 있다는 미국과 서방국들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오히려 미국이 휴전협정을 어기고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회담 후 케리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두 나라의 공통의 입장을 강조했는데요.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발발과 악화 원인에 대해선 두 나라의 입장이 다르지만,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일치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휴전 협정이 철저히 이행돼야 하며, 동부에서 다시 군사작전이 재개돼서는 안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고요. 조만간 사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사이에 직간접적인 대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요?
기자) 크렘린궁은 이번 회담이 매우 유용하고 긍정적이였으며, 필요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도 회담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회담의 목적에 대해 러시아의 고위 인사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유지하고, 미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었죠. 한편 미국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푸틴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분쟁 해결을 위한 중재자로 비춰지기를 원하며, 구 소련 시절같은 영향력과 위상을 바라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이런 고위급 회담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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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중동 국가 예멘의 내전 사태 관련 소식입니다. 닷새간의 휴전에 돌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젯밤부터 휴전이 시작됐습니다. 예멘에서는 시아파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점령한 데 이어 정부의 마지막 거점인 남부 도시 아덴까지 위협하자, 예멘 수니 정부를 지지하는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이 공습을 벌이면서 지난 3월부터 개입했는데요. 유엔에 따르면 3월 이후 발생한 사망자가 1천5백명에 이르고, 1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휴전을 요구했고요, 연합군과 정부군, 반군 모두 이를 수용하면서 휴전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휴전은 잘 이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산발적인 교전이 있었고, 포성을 들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매우 긴장된 분위기지만, 그래도 휴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군 대변인은 공습은 중단했지만 정보와 정찰 비행을 통해 반군의 활동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후티 반군은 연합군이 휴전을 깰 경우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구호 활동은 재개됐습니까?
기자) 네. 국제 구호단체들은 긴급 구호물자를 실은 화물기를 예멘 사나 공항으로 보낼 예정이고요, 구호물자를 실은 선박도 예멘에 도착했습니다. 구호물자는 내전으로 갇힌 주민들에게 지원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현지 요원들은 닷새의 시간으로는 구호물자를 배분하기 부족하다는 우려도 밝히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예멘에서 휴전에 돌입한 것을 환영하면서,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예멘에 구호물자를 지원하겠다며 보낸 선박에 대해 미국 정부가 우려를 밝혔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구호물자는 유엔 등을 통한 것인데요. 이란은 독자적으로 구호물자를 실은 선박을 예멘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미국 정부가 이란도 국제 기구를 통해 구호물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인도주의적 지원을 가장하고 무기 등을 지원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란 정부는 구호물자 분배 과정에서 유엔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사우디를 비롯해 예멘에 대한 공습에 참여한 국가들이 이란 선박을 절대로 검사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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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팔 지진 속봅니다. 네팔에서 지난달 규모 7.8의 강진에 이어 어제(12일) 다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어제 발생한 지진으로 80여명이 숨지고 2천명 이상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이번 지진은 네팔과 중국 접경 산악 지역 피해가 큰데요, 접근이 어려워서 실제 파악 조차 잘 안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네팔에서는 지난달 25일 지진으로 8천 명 이상이 사망했는데요. 또 다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와 오늘 사이 20여차례 여진이 이어지면서, 현지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진행자)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면서 구호 활동에도 어려움이 크다고요?
기자) 네. 네팔 정부는 첫 번째 지진 이후 구조가 마무리되고 구호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어제 지진으로 다시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 등은 어제 지진으로 다시 병원에 긴급한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산악지역이 많은 네팔에서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되고 전기도 끊긴 곳이 많아서, 피해 지역에 접근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지진 피해 지역에는 주민들이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터에 모여 밤을 보내고 있는데요. 네팔 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지진으로 30만 채의 집이 무너졌고요, 무너지지 않았더라도 사람이 살기에는 위험한 집들도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지 구호 지원에 나섰던 미군 헬리콥터가 실종됐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미군 6명과 네팔 군인 2명 등 8명을 태운 미 해병대 헬기가 어제 실종됐습니다. 미군에 따르면 실종 헬기 UH-1Y 기종이고요. 어제 두 번의 지진으로 모두 피해를 입은 돌라카란 곳에 구호물자를 지원하기 위한 임무를 띄고 비행에 나섰다고 합니다. 미군은 비슷한 지역에서 구호 지원 활동에 나섰던 인도군 헬기가 포착한 통신 내용에 따르면, 연료계통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추락한 겁니까?
기자)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미군과 네팔 군 당국은 헬기가 긴급 착륙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실종 지점 인근에서 대대적인 수색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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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중국에서 여전히 공안의 범죄 용의자에 대한 고문과 인권침해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군요?
기자)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오늘(13일) 발표한 보고서 내용입니다. 사실 중국 당국은 지난 2009년 고문 문제가 불거지면서, 고문과 불법적인 심문을 금지하는 등 관련 법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었습니다. 중국의 치안 인력이 매우 부족하며, 수사관들이 조사 과정에서 자백을 받기 위해 불법적인 고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의 새 형사법에 따라 공안이 용의자를 조사할 때는 과정을 비디오로 녹화해야 하는데요. 정상적인 조사를 할 때는 비디오를 켰지만, 고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 내용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고문 방법도 공개했습니까?
기자) 고문을 당한 용의자들의 증언을 기술하고 있는데요. 휴먼라이츠워치는 최근 구금됐던 용의자 48명과 가족, 이들의 변호인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용의자들은 손목을 고정하는 '호랑이 의자'라는 고문 기구에 며칠씩 묶여 있거나, 족쇄가 채워지고, 벌거벗겨진 채 의자에 묶이고, 손목을 묶여서 천장에 매달리도 했습니다. 또 심문을 받는 동안 음식과 물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또 공안의 묵인 하에 같은 방에 수감된 용의자로부터 테러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불법적인 조사죠.
진행자) 중국이 외부적으로는 고문을 금지하는 등 개혁 조치를 취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고문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공개된 재판 15만8천 건 중 고문이 의심되는 사례는 400여건 이었는데요, 고문으로 획득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를 재판에서 배제한 경우는 23건에 불과했고, 이 중 무죄를 받은 사례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 당국이 고문 등 불법 행위를 자행한 당사자를 처벌하고, 기소되지 않은 용의자를 구금할 수 있는 기간을 줄이며, 용의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법을 새로운 도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 대해 중국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