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을 거쳐 북한에서 남한을 종단하겠다고 밝혔던 ‘위민크로스 DMZ’ 측이 한국 정부의 권고대로 경의선 육로로 한국에 입국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는 이들 대표단 일부가 북한 찬양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 정부는 우려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북한과 남한을 종단하는 행사를 추진 중인 위민크로스 DMZ 측이 판문점이 아닌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한국에 온다고 밝혔습니다.
판문점을 도보로 종단하겠다는 원래의 계획을 수정해 한국 통일부의 권고대로 경의선 육로로 이동하기로 한 겁니다.
WCD 한국위원회는 이들이 판문점을 경유하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지만 평화걷기의 취지가 계속 이어져 조만간 판문점이 평화와 화해의 길로 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WCD 측은 당초 판문점이 한반도의 분단과 휴전의 가장 상징적인 잔재라는 점에서 DMZ를 걸어서 판문점으로 들어올 계획이었지만, 한국 정부는 안전 문제와 출입국 절차 등을 고려해 경의선 육로 이용을 권고해 왔습니다.
북측도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판문점 경로보다는 경의선 육로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평양을 방문 중인 WCD 대표단이 북한에 대한 찬양 발언을 했다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보도에 대해 당초 이 행사가 비정치적 행사임을 감안해 입국을 허용한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임병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WCD 행사는 애초 밝힌 비정치적 평화운동이라는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임병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당초 이해하고 있는 비정치적 평화운동으로서의 행사 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들이 입국한 이후에 대한민국의 법질서에 입각하여 이 행사가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 대변인은 하지만 북측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WCD 측의 입경 허용이나 한국 내 행사 개최 허용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WCD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평양에 머물고 있는 대표단 중 일부 특정인의 발언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일이 행사 전체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WCD 행사를 위해 전세계 12개국에서 온 참여자들은 공통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면서 이 행사를 통해 한국사회가 갈등과 긴장을 대화와 화합, 용서와 화해의 실천을 통해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21일 WCD 대표단이 미국을 규탄하고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WCD 대표단은 24일 오전 11시쯤 북한을 출발해 오후 1시쯤 한국 측 비무장지대를 종단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