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오는 5월 한반도 비무장지대 DMZ를 걸어서 횡단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2 명이 포함된 국제사회의 저명한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 비무장지대 DMZ를 걸어서 횡단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11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는 5월 남북한 여성 지도자들을 만나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공식적으로 끝내기 위한 평화정착 구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상징하는 의미로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인 5월 24일에 비무장지대 DMZ를 걸어서 횡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은 지난 1953년 7월 휴전협정으로 중단됐지만 평화협정이 체결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성운동가들은 비무장지대 도보 횡단을 전후해 평양과 서울에서 각각 평화회의와 평화축제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국제적인 서명운동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행사를 추진 중인 정현경 미국 유니온신학대학 교수는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도록 촉구하는 것을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현경 교수] “끝나지 않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 한반도 평화 뿐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그리고 세계평화에 얼마나 중요한가, 그 연대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세계의 평화 여성운동가들이 저희를 위해서 같이 걸어주시는 거예요.”
정 교수는 자신을 비롯한 4 명의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힘을 합쳐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 평화운동가 메어리드 맥과이어와 201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라이베리아 평화운동가 리마 보위를 포함해 10여 개 나라에서 30여 명의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참가할 계획입니다.
정 교수는 북한과 유엔, 미국 측으로부터 이번 행사를 지지한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지만 한국 정부로부터는 아직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교수는 한국 정부가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현경 교수] “북한에서 만나서 모임을 갖고 북한 DMZ에서 남한 한계선까지 걸어오고, 다시 베이징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들어와서 서울에서 북한 한계선까지 가고 판문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서울에서 심포지움을 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 봐야겠죠.”
정 교수는 자신들은 정치집단이 아니라 여성 평화운동가들일 뿐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물꼬를 트려는 노력을 남북한 당국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