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군사력을 강화하고 활동 영역을 넓히는 내용의 새 국방백서를 발표했습니다. 인도에서 이례적인 폭염으로 수백명이 숨졌습니다. 이라크 정부가 ISIL에 빼앗긴 라마디와 주변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새로운 공세에 나섰습니다. 이란에서 간첩 혐의로 억류 중인 미국 기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중국의 국방백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중국 국방부가 오늘(26일) 새 국방백서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2년에 한 번 씩 국방백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국방 전략의 목표를 넓은 지역으로 확대하고, 이에 맞게 육, 해, 공 군사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그동안 군사력 강화를 천명해왔는데요. 이번 백서는 더욱 적극적인 기조로의 국방 전략 전환을 공식화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국방 전략 목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백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목표는 기존의 국토 방어에서 더욱 적극적인 방어와 공격의 개념으로 확대하고, 방어 지역도 국토 주변에서 먼 지역까지 넓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군의 경우, 근해 방어에서 근해 방어와 원해 방어가 결합한 형태로 점차 전환해간다면서, 특히 공해에서 전략적 통로 확보와 해상 안전 수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 해군은 이미 먼 바다에서의 군사 훈련 등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데요. 지난주에는 지중해에서 러시아 해군과 연합군사훈련을 갖고, 지중해에서는 처음으로 실탄사격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공군과 육군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군도 국토 방어형에서 공격과 방어를 겸비한 형태로 전환하기로 했고요, 육군의 경우도 적극적인 방어의 개념으로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핵전력과 우주항공 전력, 사이버 전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국방백서에 들어있습니다. 중국 국방부는 백서에서 먼저 다른 나라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하지만 주권을 위협하는 외부의 도전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이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 사이의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중국이 이렇게 근해에서 원해로 방어 개념을 확대하면, 남중국해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최근 군사시설을 건설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 인공섬에서 정찰 중인 미 해군 정찰기에 경고를 보내고, 이후 미국에 공식적으로 항의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국방백서에서는 남중국해 등 안보 위협이 제기되는 지역에서 해양 순찰을 강화하고, 군사력을 늘릴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국방백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양위준 국방부 대변인이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양 대변인은 최근 해당 해역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된 것은 미국의 근접 감시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대해 다른 지역에서의 일반 건설 작업과 다를 게 없으며, 중국 군을 모함하고 의도적으로 긴장 국면을 조성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주변국들의 주장은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주변국들은 중국의 건설 움직임을 매우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중국이 이를 바탕으로 영유권 주장과 군사 태세를 강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프래틀리 군도와 가까운 필리핀의 경우 자국의 앞 마당에 중국군의 활주로와 부두 등 군사 시설이 건설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데요.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중국이 활주로 등을 완성하고 전투기를 배치할 경우, 자국 전역이 작전 범위에 들게 되며 이는 예기치 않은 무력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번 국방백서에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도 중국의 구체적인 안보 위협 중 하나로 거론하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이 직면한 안보 위협들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일본을 적시하고 있는데요. 말씀하신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함께 일본의 군사력 강화, 중국의 영토와 영해에 대한 주변국의 도발 행위,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등을 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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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시아 소식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인도에서 이례적인 폭염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군요?
기자) 인도에서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어 거의 5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가 일주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자는 대부분 극빈층인 건설 노동자나 노숙자 등 마땅히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도에서는 지난 2003년에도 폭염이 3주간 계속되면서 1천100명 넘게 사망한 적이 있지만,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더위로 인해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주로 인도 남부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지금까지 사망자는 대부분 인도 남부 안드르 프라데시와 텔랑가나 주에서 발생했는데요. 이달 말 까지 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명 피해가 더욱 늘어날 거란 우려를 갖게 하고 있습니다. 한편 동부 웨스트벵골주에서는 열사병으로 택시 운전사 2명이 사망하면서, 택시노조가 한낮에는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정부도 주민들이 한낮에는 일과 외출을 삼가하고 최대한 더위를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물도 많이 섭취하고요. 또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정부 시설을 개방하고, 물과 분유 등을 나눠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도에서는 전력난으로 냉방이 되지 않은 건물이 많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고질적인 전력난을 인명 피해가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로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더군요?
기자) 인도에서는 전력난으로 정전이 자주 발생하고요. 또 전력 비용이 비싸서 빈곤층은 냉방 시설을 설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고질적인 전력난을 개선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요. 특히 최근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고 수력 발전량이 감소한 것도 전력 사정을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편 인도에서는 이달 말 이후 우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럼 더위도 한 풀 꺾이고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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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죠. 이라크 정부가 ISIL에 빼앗긴 라마디와 주변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공세에 돌입했다고요?
기자) 네. 이라크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로부터 안바르주를 탈환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오늘(26일) 발표했습니다. 안바르주의 주도는 지난 17일 이라크 정부군이 전투에서 패하고 후퇴하면서 ISIL에 내준 전략적 요충지 라마디입니다.
진행자) 현재 안바르주가 대부분 ISIL의 수중에 들어있습니까?
기자) 네. 안바르 주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부의 넓은 지역인데요. 서쪽으로는 시리아, 요르단, 남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ISIL은 이 지역 고속도로를 대부분 장악했고요, 이는 ISIL이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무기와 물자를 보내는 중요한 보급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정부군의 탈환 작전이 성공을 거둘까요?
기자) 이번 공세에는 이라크 정부군과 함께 시아파 민병대, 안바르 지역에서 이라크 정부를 지지하는 수니파 민병대까지 동원됐는데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는 앞서 이라크 정부군이 ISIL로부터 티크리트를 탈환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었습니다. 하이데르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도 앞으로 며칠 안에 라마디를 탈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이라크 정부군은 우선 안바르 주 북부를 공격해서 ISIL의 보급로를 차단한 후 라마디 탈환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라크 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앞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발언이 이라크 정부의 강한 반발을 일으키자, 바이든 부통령이 미국이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는 발언을 한 건데요. 카터 장관은 이라크 정부군이 라마디를 ISIL에 내준 데 대해, 이라크 군은 싸울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해서 이라크 정부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오늘 이라크 정부군의 엄청난 희생과 전과를 인정한다면서, 미국은 이라크 군에 대한 훈련과 무기 지원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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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이란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해부터 이란에 간첩 혐의로 억류 중인 미국인 기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고요?
기자) 이란 관영 매체들은 테헤란에 있는 혁명법원에서 오늘(26일) 미국 기자 제이슨 리자이안의 비공개 재판이 열려다고 전했는데요. 가족들도 들어가지 못한 채 진행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재판은 2시간 만에 끝난는데요. 다음 재판 일정에 대해서도 앞으로 발표될 거란 말만 있었습니다. 혁명법원은 보통 이란의 국가 안보에 관한 중대한 사안을 다룹니다.
진행자) 리자이안 기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리자이안 기자는 삼십대 후반으로 미국과 이란 국적을 모두 갖고 있고, 미국의 유명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 테헤란 주재 특파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7월 아내 예가네 살레히와 함께 체포됐는데요. 간첩과 선동 혐의인 것만 알려졌지, 이란 당국은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리자이안 기자는 정식 기소도 되지 않은 채 이란의 악명 높은 에빈 감옥에 수감됐는데요, 단 한 차례 변호사와의 짧은 만남만 허용됐습니다. 리자이안 기자의 변호사는 리자이안 기자가 간첩과 기밀 정보 수집, 그리고 이를 적대적인 정부에 넘기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부인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리자이안 기자의 부인 예가네 살레히도 사진기자로 일했었는데요. 지난 7월 남편과 함께 체포됐다가 풀려났지만, 역시 이란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리자이안 기자의 가족들은 이란 당국이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하는 건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국가 안보 상의 이유로 재판을 공개할 수 없다는 이란 정부의 발표는 거짓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가족들에 따르면 리자이안 기사는 지난 10개월간 몸무게가 20킬로그램 가까이 주는 등 열악한 수감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 신문은 리자이안 기자는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다면서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백악관도 리자이안 기자에 대해 제기한 이란의 혐의 내용은 모호하다며, 이란은 억류 중인 모든 미국인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리자이안 기자와 미국인 억류 문제를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도 제기했었습니다. 한편 리자이안 기자가 일한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성명을 냈는데요. 리자이안 기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면서, 리자이안 기자가 재판에 회부된건 부당하며, 이란 사법 당국이 부끄럽게 느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재판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란에서 이런 종류의 재판은 2~3일 만에 빠르게 종료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