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모잠비크서 코뿔소 뿔 밀매 연루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케냐 나이로비를 거쳐 태국 방콕으로 밀매되던 코뿔소 뿔이, 나이로비 공항에서 적발됐다. (자료사진)

최근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보호대상 동물인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적발된 북한인 2 명 중 한 명은 외교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위치한 모잠비크에서 북한 외교관이 코뿔소 뿔 불법 매매 사건에 연루됐습니다.

지난 3일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에서 코뿔소 뿔을 사려다 현장에서 검거된 북한인 두 명 중 한 명이 외교관으로 파악된 것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27일 VOA에, 당시 체포된 북한인들은 남아공 주재 북한대사관의 박철준 참사와 현지 북한 태권도 사범 김종수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마푸토경찰청의 올란두 무두마니 대변인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에 연루된 북한인 두 명은 지난 4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뒤 육로를 이용해 모잠비크에서 남아공으로 출국했습니다. 남아공 주재 북한대사관은 이들의 보석금으로 100만 모잠비크 메티칼, 미화 3만 달러 상당을 지불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용의자들은 지난 3일 마푸토 시 중부 마오쩌둥 가 (Mao Tse Tung Ave) 목곽시장 인근에서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당시 모잠비크인 두 명으로부터 코뿔소 뿔 4.616kg을 구입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이었으며, 차량에서는 미화 9만9천3백 달러와 남아공 화폐 2천4백 랜드가 나왔습니다.

마푸토경찰청의 올란두 무두마니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범죄수사대와 농업부, 세관 등 관계기관들이 이들이 소지한 현금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며, 혐의가 입증되면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소지한 현금이 코뿔소 뿔 밀매로 벌어들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대사관 측은 남아공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인접한 모잠비크 주재 북한 보건대표부의 도움을 받아 수시로 코뿔소 뿔 밀매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관 차량은 국경을 통과할 때 검색하지 않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잠비크에서 확보해 남아공으로 넘어간 코뿔소 뿔은 외교행랑을 통해 중국으로 보내지며,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가 이를 암시장에서 약재용으로 판매해 큰 돈을 벌고 있다고 한국대사관은 설명했습니다.

코뿔소 뿔은 베트남과 중국 등 아시아의 암시장에서 금보다 비싼 1 kg 당 6만 달러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코뿔소 뿔이 암 등 질병을 치유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세계 각국의 북한 외교관들은 공관 운영비와 본국 상납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월에는 파키스탄 주재 북한 외교관 부부가 카라치 길거리에서 허가 없이 술을 팔다 적발됐습니다.

북한 무역참사부 정모 서기관과 부인은 카라치의 대규모 주택단지에서 현지인들에게 위스키를 팔다 적발됐지만,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외교관 면책특권으로 기소되지 않고 풀려났습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방글라데시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이 27kg의 금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돼 추방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