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올해 농사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가뭄 때문에 이모작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작황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건 올해도 극심한 가뭄입니다.
올 3월 평균강수량은 평년의 35% 수준인 9mm에 머물렀고 5월엔 지난 30년 간 평균강수량에 34mm나 못 미쳤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당장 이 달 추수를 앞둔 이모작 작물에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 “이런 가뭄 같으면 봄 감자, 지난해 가을에 파종한 밀, 보리 등 이모작 작물의 생산량이 평년작에 비해 20%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죠.”
특히 가뭄이 이번 달에도 계속된다면 가을 추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권 원장의 전망입니다. 1년 중 물 공급이 가장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거죠. 지금이 연중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때 아닌가요? 모내기 1모작 같은 경우 물이 제대로 공급이 안돼서 모내기가 아직 끝나지 못했을 겁니다. 가뭄이 6월 달까지 이어지면 지금보다 훨씬 타격이 크죠.”
북한에서는 지난 2년 연속 가뭄과 고온 현상이 6월까지 이어져 곡물 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습니다. 저수지와 댐과 같은 기반시설이 부족해 농사가 날씨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한국 같은 경우에 똑같이 가뭄이 와도 기반시설이 잘 돼 있기 때문에 한국은 북한보다는 훨씬 영향을 덜 받아요. 북한은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남한 보다는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가뭄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게 되죠.”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올해 초 날씨 요인 외에도 씨 부족으로 인해 북한의 이모작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1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내세우는 건 올해도 ‘총력투쟁’입니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달 28일 6개 지면 중 3개 면을 농사 관련 기사와 논평으로 채우고 차질 없는 농사 임무 완수를 재촉했습니다.
이어 사흘 뒤에는 농업 부분에서 예년에 없는 가물을 이겨내고 당이 제시한 알곡생산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내 유엔 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굴람 이작싸이 유엔 상주조정관은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도 북한에서 가뭄이 이어진다면 내년 식량 사정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