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아베 총리 "미국 대북 선제 공격 시 협력 어려워"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자료사진)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에 나설 경우 일본은 이를 지원할 수 없다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밝혔습니다. 일본 중의원이 아베 내각의 안보 관련 법률에 대한 심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은 지난 1994년 미국 행정부가 북한 핵 시설 폭격을 계획했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을 강행할 경우 “동맹국의 공격에 일절 협력하지 않는다고 장담하는가”라고 아베 총리에게 물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경우 일본이 미국에 대해 병참 지원을 제공하거나,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해 미국과 협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국제법이나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공격을 감행하는 나라에 일본은 절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다양한 가정을 두고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원칙적으로 미국은 그런 공격을 하기 전에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미국은 따라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중의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한 아베 정부의 안보법률안을 심의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은 자위대의 해외파병과 집단적 자위권 발동의 기준과 범위 등을 집중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아베 정부와 여당인 자민당은 안보법제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이를 위해 중의원 회기 연장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일, 앞으로 중의원 심의 과정에서 한반도 비상사태와 같은 보다 현실적인 상황이 상정되면 정부와 여당의 논의가 더욱 깊이있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는 심의에서 중동과 인도양에서의 군사적 긴장 사태 등이 주로 언급됐습니다.

한편 미국과 한국, 일본은 이번 달부터 한반도 지역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무협의는 미-한-일 3자 간 안보토의 DTT 틀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한국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앞서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한반도 지역에서 일본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때 한국 정부의 요청과 동의가 필요하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관련 실무협의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