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대선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를 조사한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민주당은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독주하고 있지만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고요.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는 뚜렷하게 앞서는 후보가 없다는 소식 먼저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어서 미국 연방 대법원이 머리 수건 때문에 취직을 거부당한 이슬람 교도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는 소식과 인터넷 상에서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한 남성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소식 전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미 국토안전국의 공항 검색이 허술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측 대선 후보들이 속속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 주요 언론들이 대선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 조사를 했군요?
기자) 네, 우선 미국 CNN방송과 ORC인터내셔널이 지난달 말 공동으로 벌인 전화설문조사 결과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당은 역시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독주를 막을 후보가 아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클린턴 후보에 대한 신뢰도는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조사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정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49%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57%로 높게 나왔습니다. 또 클린턴 후보가 신뢰감을 주지 않는다는 응답 역시 50%였는데요. 지난 3월 조사에서는 42%였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원의 60%가 클린턴 후보가 당을 위한 최고의 후보라고 답했습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뒤를 이어 14%를 차지했고요. 버몬트 주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0%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원들 내에서도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4월 이후 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율과 신뢰도가 떨어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응답자들은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것과 지난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공격을 받아 미국 대사 등 4명이 사망한, 이른바 ‘벵가지 사건’과 관련해 클린턴 후보의 처사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응답자의 61%가 앞으로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이 공개되더라고 클린턴 후보의 잘못된 행동이 드러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지만, 여전히 58%의 응답자는 클린턴 후보가 벵가지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생각은 어땠습니까?
기자) 공화당의 경우 클린턴 후보처럼 독주가 예상되는 인물은 아직 없었는데요. 우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14%로 지지도 면에서 가장 앞섰고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뒤를 이어 13%,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그 뒤를 이어 10%로 나타났습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랜드 폴 의원이 8% 등 그 외의 후보들의 지지도는 한자릿수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보수파인 티파티 지지자들의 선호도는 좀 달랐다고요?
기자) 네, 본인이 티파티 지지자라고 밝힌 사람의 19%가 스캇 워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고요. 2위는 12%를 차지한 테드 크루즈 의원이었습니다. 이렇게 공화당은 후보들 간의 지지율은 큰 차이가 없었는데요. 하지만 절반에 이르는 공화당원들은 빨리 선두주자가 정해져서 후보들간의 혼선이 마무리되길 원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ABC방송도 지난달 말에 전화설문 조사를 했는데 앞서 소개해드린 CNN방송의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공화당의 경우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가 11%에 그쳤습니다. 스캇 워커 주지사와 랜드 폴 상원의원이 자신이 공화당원이거나 공화당 성향의 독립 유권자라고 밝힌 응답자 중 11%의 지지를 받았고요. 젭 부시 전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10%였습니다.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역시 한자릿수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3월 말 같은 조사 때와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번 조사에서는 젭 부시 전 주지사의 지지율이 21%를 기록하면서 지지율 2위인 워커 주지사와 8%나 지지율이 벌어졌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다른 후보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 운동에 뛰어들면서 부시 후보의 지지율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는 건데요. 그 이유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없지만, 부시 후보가 아직 정식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관심을 가질만한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부시 후보는 지난 주말에도 한 방송에 출연해 대선에 나가고 싶긴 하지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공식발표만 하지 않았다뿐이지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으고 있고 또 전국을 다니며 선거 운동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 후보들은 특히 지지도 조사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 후보 토론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첫 번째와 두 번째 TV 토론회를 개최하는 폭스 뉴스와 CNN 방송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16명의 후보군 중 상위 10명의 후보만 TV 토론회에 참석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역시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독주가 예상되는 결과였는데요. 하지만 이 조사에서도 클린턴 후보의 신뢰도와 선호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선호도는 클린턴 후보가 처음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지난 2008년 4월 이래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클린턴 후보가 정직하고 믿을 만하다는 응답은 41%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 52%보다 낮았습니다. 클린턴 후보가 운영하는 클린턴 재단의 해외 기부금 논란과 국무장관 재임 시절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점 등이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런 대선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후보들 간의 가상 대결도 점쳐보는데요. 클린턴 후보와 부시 후보 간 가상 대결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우선 클린턴 후보와 젭 부시 후보가 실제 대선에서 맞붙는다면, 47%대 44%로 클린턴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오차범위가 4% 내외고요. 또 두 달 전 같은 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부시 후보에 12% 앞선 것으로 나온 것에 비하면 차이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의 가상 대결에서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55%가 클린턴 후보를 지목하면서 39%의 부시 후보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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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1일 대법원에서 두 가지 중요한 판결이 나왔네요. 하나는 종교자유와 차별 금지에 관한 판결이고 다른 하나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먼저 차별 금지 판결부터 볼까요?
기자) 네, 소송의 주인공은 사만사 엘라우프란 여성입니다. 지난 2008년 당시 17살이던 이 여성은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란 의류업체의 한 지점에 판매원으로 일하기 위해서 면접을 봤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슬람교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수건인 히잡 때문이었는데요. 면접 담당자는 엘라우프가 점원으로 일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봤지만요. 그 위의 관리자가 히잡이 모자를 금지하는 직원 복장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채용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엘라우프의 사연을 들은 연방 고용평등위원회 (EEOC)가 ‘애버크롬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이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나요?
기자) 네, 먼저 1심 법원은 엘라우프의 손을 들어주면서 채용을 거부한 의류업체 ‘애버크롬비’에 2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애버크롬비’가 항소했고요. 연방 항소법원은 원고 엘라우프가 종교상의 편의를 봐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가 차별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된 건데요. 대법원은 8대1로 항소법원의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검토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취업 희망자가 종교에 따른 관습이라고 밝혔든 밝히지 않았든, 종교는 채용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 이번에는 인터넷 상의 위협에 관한 대법원 판결을 볼까요?
기자) 네, 앞으로는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위협적인 글을 올리더라도 기소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에 거주하는 앤소니 엘로니스란 남성은 2011년 당시 별거 중이던 아내를 위협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는데요.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단 하나지만 죽이는 방법은 1천 가지다”, “머리를 잘라서 장대에 꽂고 다니고 싶다”, 이런 글을 올린 겁니다. 엘로니스의 헤어진 아내는 이런 글을 보고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듣기만 해도 섬뜩하네요. 그런데 이것이 위협이 아니라고 대법원이 판결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7 대 2로 엘로니스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였느냐 보다는 글을 올린 사람의 의도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진정한 위협으로 느낄 만 하다는 걸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는 건데요. 변호인 측은 엘로니스가 유명 가수 에미넴의 노래 가사를 본 따서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지, 실제로 위협을 가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엘로니스가 하급 법원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었나요?
기자) 네, 엘로니스가 올린 글 가운데는 미 연방수사국 (FBI) 요원을 살해하는 걸 상상하는 글, 유치원에 들어가서 난동을 부리고 싶다는 글도 있었는데요. 이런 글이 FBI의 눈에 띈 겁니다. 법무부는 헤어진 아내와 연방수사국 요원, 유치원 등에 위협을 가했다는 등의 혐의로 엘로니스를 기소했고요. 1심에서 유죄 판결과 함께 징역 44개월 형을 선고했습니다. 항소법원도 이를 지지했는데요. 하지만 엘로니스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고요. 이번에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힌 거죠. 이번 소송은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첫 판결이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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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는 비행기에 탑승하려면 무척 까다로운 검색 절차를 밟습니다. 9.11 테러 이후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승객들의 몸은 물론이고 승객의 짐까지 모두 엑스레이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까다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제이 존슨 장관이 1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공항의 보안체계와 보안시설 점검을 지시하면서 교통안전국의 수장인 멜빈 카어웨이 국장 대행을 국토안보부 내 주, 지방 법집행국으로 전보한다고 밝혔습니다. 교통안전국은 미국공항안전을 책임지는 부서인데요. 내부 감사결과 항공기 반입이 금지된 물품들이 공항 검색대를 버젓이 통과하는 등 공항 보안에 구멍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거죠?
기자) ABC 방송이 1일 TSA 내부 감사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국토안보부의 비밀 요원들이 미국의 주요 공항에서 여행객으로 위장해 가짜 폭발물과 총기를 반입하는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70번 가운데 무려 67번을 적발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또 한 위장 요원은 등 뒤에 테이프로 가짜 폭발물을 붙여서 검색대를 지나갔는데요. 금속탐지기의 경보가 울려서 현장에서 몸수색까지 받았지만, 옷 속에 있던 가짜 폭발물을 끝내 들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공항 안전에 이렇게 구멍이 난 사실이 드러난 이상 당장 뭔가 조처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기자) 네, 국토안보부의 존슨 장관은 성명에서 즉각적인 검색 절차 수정과 모든 보안 요원들 대상으로 한 재교육 그리고 검색 시설에 대한 재검사와 평가를 지시했습니다. 또 앞으로도 비밀 위장 조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존슨 장관은 이번 결과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허점을 보안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