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장관 선거안 부결...교황, 지구 온난화 대응 행동 촉구

18일 홍콩 입법회 건물 주변에 설치된 시위대 현수막에 렁충잉 홍콩 행정장관의 사진과 함께 행정장관 선거안에 거부하는 표시가 그려져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떠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홍콩 입법원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추진한 행정장관 선거안을 부결시켰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라크에서 ISIL에 대응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의 더욱 강한 역할을 촉구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해 전 세계 난민수가 6천만 명에 육박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회칙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 부결 소식부터 알아보죠?

기자) 홍콩 입법회는 홍콩 최고의 입법기관인데요. 홍콩 행정부가 제출한 행정장관 선거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지 하루만에, 오늘(18일) 표결에 붙였고, 결국 부결시켰습니다.

진행자) 원래 입법회 내에 새 행정장관 선거안을 지지하는 의원이 더 많지 않았나요?

기자) 홍콩 입법회 의원은 모두 70명 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이번 행정장관 선거안을 지지하는 제도파 의원들이 반대하는 범민주파 의원들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선거안을 채택하기 위해 필요한 재적 의원 3분의 2에는 미치지 못하는데요. 오늘 범민주파 의원들이 집결해서 선거안을 부결시킨 겁니다. 이날 입법회 의장이 표결을 시작하려 하자, 제도파 의원들은 휴회를 요구했는데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제도파 의원들이 대거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최종 표결은 찬성 8표, 반대 28표, 기권 1표였는데요. 범민주파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행정장관 선거안을 두고 홍콩에서 정치적인 갈등이 심했는데요. 행정장관 선거안의 내용에 대해서도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의 행정수반입니다.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에 총독이 있었다면, 중국으로 이양된 후에는 행정장관이 홍콩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데요. 새 선거안은 2017년에 열리는 차기 행정장관 선출 방법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홍콩 행정장관은 간접 선거로 뽑았는데요. 홍콩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2017년부터는 직접 선거를 통해 뽑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후보 선정 과정을 두고 논란과 갈등이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장관 선거안에는 누구나 다 후보로 나올 수 있는게 아니라, 후보추천위원로부터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3명에게만 최종 입후보 자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인대는 이런 내용의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을 지난해 9월 의결했었습니다.

진행자) 반대 진영에서는 그런 후보 선정 과정이 없어야 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동안 간접선거로 뽑힌 행정장관은 모두 친 중국 인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민 스스로 행정 대표를 뽑자는 취지로 직접 선거를 실시하는 것인데, 만약 후보추천위에서 최종 후보를 거르는 과정을 거치면 친중국 성향이 아닌 인사는 입후보가 원천 봉쇄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직접선거를 치르는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죠.

진행자) 반대 진영에서는 이번 표결 결과를 환영하고 있겠군요?

기자) 입법회가 어제(17일) 행정장관 선거안 검토를 시작하면서, 입법회 주변에는 찬반 진영이 각각 집회를 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했는데요. 반대 진영은 부결 소식을 크게 환영했습니다. 이번 선거안 부결을 주도한 의원 중 한 명인 '반합회'의 앨런 렁 의원은, 의원들이 신성한 표를 행사해서 가짜 보통선거안을 부결시켰다면서, 홍콩 시민들은 진짜 보통선거를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베이징 당국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행정장관 선거안이 결국 부결됐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됩니까?

기쟈) 정치적 갈등이 계속될 겁니다. 일단 새 선거안을 채택하기 전까지는, 기존 방식대로 간접선거로 행정장관을 선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범민주파 진영에서는 계속 완전한 직접보통선거로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겁니다.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는 이번 선거안이 부결되더라도 더 이상의 양보나 선거안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렁춘잉 현 홍콩 행정장관도 이번 선거안이 부결되면 정치개혁 작업의 진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찬반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앞으로 정치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콩 시민들의 여론도 갈려있는데요. 앞서 홍콩 대학들이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행정장관 선거안을 찬성하는 의견은 47%, 반대하는 의견은 38%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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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하원에서 이라크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 대응에 관한 관한 청문회가 열렸죠?

기자) 어제(17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참석했는데요. 카터 장관은 ISIL 대응 작전에서, 이라크 정부의 더 큰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공습과 훈련 등을 지원하고, 지상 작전을 현지 이라크 정부군과 민병대 병력이 담당하고 있는데요. 공습작전은 ISIL 병력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등 분명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지상에서는 진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 달 ISIL이 바그다드 인근 요충지 라마디를 장악하면서, 이라크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는데요?

기자) 카터 장관은 어제(17일) 청문회에서도 이라크 지상 병력이 라마디를 ISIL에 내준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는데요. 당시 이라크군은 수적으로 우세했음에도, ISIL의 자살폭탄 공격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쉽게 물러났다는 비난을 받았었습니다. 카터 장관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올 가을까지 이라크에서 ISIL에 대응하기 위한 2만4천명 병력의 훈련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이라크 정부가 모병한 병력은 7천 명에 그쳤다고 합니다. 카터 장관은 이라크에서 ISIL을 격퇴하기 위해선 지상전에서의 승리가 핵심적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따라서 병력 확충을 위한 이라크 정부의 더 큰 역할을 주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도 최근 라마디가 속한 안바르 주에 이라크군 훈련 지원 등을 위해 450명의 군사고문단을 추가 파병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카터 장관이 이라크에 강하고 포괄적인 정부도 주문했다고요?

기자) 이라크는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후 시아파 정부가 권력을 잡았습니다. ISIL은 수니파를 표방한 극단주의 무장단체죠. 이라크 정부가 ISIL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수니파 주민들의 지지를 얻고, 또 수니파 민병대 병력과도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현재까지는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라크 인들을 한 데 모으고, ISIL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발 붙일 수 없도록 강하고 포괄적인 정부룰 주문한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의회 공화당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ISIL 대응 작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많았는데, 청문회에서는 어땠습니까?

기자) 그런 비판이 있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지난해 8월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4천5백회 이상 공습을 실시했지만 ISIL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따라서 미군의 지상군 파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17일) 청문회에서 한 의원은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서 미국과 서방 세력이 이기고 있는 지, 아니면 지고 있는 지를 묻는 질문도 했는데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현재 ISIL의 확산을 막고 있다면서, 결정적인 승리는 현지 병력이 ISIL을 물리칠 때만 가능하다면서 미국은 공습과 지원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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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해 전세계 난민수가 급증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유엔난민기구가 오늘(18일) 지난해 전세계 난민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난민수는 6천만명에 육박했는데요. 이는 1년 만에 8백만명이 늘어난 것이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2천만명이나 늘었습니다. 6천만명은 유엔이 세계 난민수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지난해 이렇게 난민이 급증한 원인은 뭡니까?

기자)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분쟁과 박해를 피해 계속 난민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매일 4만2천500명의 난민이 발생한 꼴입니다. 유엔은 난민 대부분이 인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난민 발생을 막기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지중해와 동남아에서 해상 난민 사태도 심각한데요?

기자)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온 난민들이 침몰 사고 등으로 목슴을 잃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국제사회의 큰 우려를 낳고 있는데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리비아를 출발해 이탈리아로 오려는 난민들이 많고요. 동남아에서는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는 이슬람 로힝야족, 또 방글라데시의 빈곤 주민들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로 가기 위해 바다로 나갔다가 버려지거나, 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난민 처리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난민들이 주로 몰리는 이탈리아와 독일 등은 다른 국가들도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함으로써, 부담을 나누려 하고 있는데요. 프랑크 발터 독일 외무장관은 최근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난민 수용을 할당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런 방안에 반대하고 있고요, 또 난민 입국을 차단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춘 나라들도 있습니다. 발칸 반도 출신 난민들의 서유럽행 경로가 되는 헝가리는 최근 난민 입국을 막겠다고 밝혀, 인권 단체 등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동남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수천명의 난민이 바다에서 숨지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주변국들이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일단 일부 국가들이 임시로 난민들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장기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고요. 특히 미얀마 정부가 계속 로힝야족을 자국민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면서, 난민 사태의 원인은 계속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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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로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회칙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인시클리칼' 이라는 가톨릭 교황의 회칙은 전 세계 모든 성직자들에게 보내지고, 다시 전 세계 10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전파되는 중요한 사목 교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 2013년 교황이 된 후 지금까지 단 두 번만 이런 회칙을 발표했었는데요. 처음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황의 회칙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교황은 인간의 탐욕과 자기 파괴적인 기술이 지구를 위험한 상태에 처하게 했다면서,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극단적인 기후 변화와 전례가 없는 생태계 파괴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교황은 따라서 가톨릭 신자든 아니든 신의 창조물인 지구를 보존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온난화를 유발하는 화석연료 대신에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대체하고, 부유한 나라들은 가난한 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할 것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 해말 프랑스 파리에서 새 기후변화국제협약을 재정하기 위한 회의가 열리는데요. 더욱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더욱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고요. 하지만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야기한 것이 아니라 지구 온도 변화의 거대한 흐름에 의한 것이란 주장도 여전히 있는데요?

기자) 규제에 반대하는 진영에서 그런 목소리를 내고 있죠. 미국 공화당 의원들도 그래서 교황의 이번 발표를 앞두고 우려를 밝힌 바 있는데요.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에서 지구 온난화는 인간에 의한 것이라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황의 이번 회칙이 앞으로 기후 변화 방지 노력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