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외교관 "평양 외국공관 하루 3~4번 정전"

지난 2013년 7월 불 꺼진 평양의 밤 거리에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전력 사정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평양 내 외국대사관들도 하루 몇 차례 정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평양주재 외교관은 지난 겨울에 비해 전력 사정이 나아졌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Foreigners Report Continuing Power Cuts in N. Korean Capital

스위스개발협력처 (SDC)의 토마스 피슬러 평양사무소장은 24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평양의 외국대사관 공관도 하루 3~4 차례 정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겨울 전력난이 심각했다며, 몇 시간 동안 정전이 지속됐고, 심하게는 매 시간 마다 전기가 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슬러 사무소장은 지난 2013년 11월 평양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 지난 겨울처럼 전력난이 심했던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며, 지금의 전력 상황은 지난 겨울 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호베르투 콜린 평양주재 브라질대사도 24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겨울 전력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며, 자주 정전이 됐고, 전압도 매우 낮았다고 말했습니다.

피슬러 사무소장은 최근 전력난이 심각한 이유와 관련해 가뭄으로 수력발전소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자주 접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유엔은 지난 10일 북한의 가뭄 상황을 현지에서 직접 살펴본 이후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서 "지난 18개월 동안 계속된 건조한 날씨로 마실 물이 부족하고, 수질도 나빠졌으며, 수력발전을 통한 전기 생산도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도 22일 북한에서 지난해 겨울부터 강수량이 부족해 강과 댐 수위가 낮아져 수력발전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전력 생산량의 60% 이상을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평양의 한 거주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전력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도 이 신문에 “북한의 전력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북한 전역이 전력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신문은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있지만 메마른 북한 저수지와 강을 메우기에는 불충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2일 "11일부터 20일 사이 황해남북도의 전반적 지역에서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적인 가물 (가뭄)이 완전히 해소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북한의 전력 생산량은 190억 킬로와트 (kw) 로 한국의 5천억 킬로와트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