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가스공장 테러공격....오바마-푸틴 통화,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

26일 프랑스 리옹 인근 미국계 가스공장에서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사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세력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자, 중국 국무원도 미국의 인권 상황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맞대응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프랑스 테러 공격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사건이 일어난 곳은 프랑스 남동부 도시 리옹에서 3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생 캉탱 팔라비에의 가스 공장입니다. 오늘(26일) 오전 10시 쯤 공격이 시작됐는데요. 보안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한 한 명의 범인이 가스 공장에 차를 타고 접근해서 폭발물을 터뜨렸는데요, 하지만 공장 가스 시설의 폭발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가스 시설이 폭발했다면 훨씬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을 겁니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시신 한 구가 발견되고, 공장 직원 2명이 다쳤는데요. 시신은 끔찍하게도 목이 잘린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가스 공장을 노렸고, 참수된 시신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테러 공격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용의자가 현장에서 체포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시드 살리라는 이름의 30대의 남성인데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오늘 긴급 발표를 하고 용의자 한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럽연합 정상회의 참석 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중이었지만, 사건이 발생하자 급히 귀국했는데요.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가스 공장에 폭발을 일으키려한 테러 공격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공장의 나머지 직원들은 무사히 대피했고 주변 지역의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면서, 이런 테러 공격에 직면해 프랑스 국민들이 하나로 뭉칠 것으로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공범은 없습니까?

기자) 프랑스 경찰은 아직 단독 범행인지 공범이 있는 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체포된 용의자는 과거에 프랑스 경찰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라고 하는데요. 프랑스 경찰은 지난 2006년 이 남성이 이슬람 극단주의세력과 연관된 의혹을 갖고 주목했었지만, 이후 뚜렷한 활동이 없어서 경찰의 관심 밖에 있다가 이번에 테러 공격 현장에서 용의자로 체포됐습니다. 또한 오늘 가스 공장에서 발견된 참수된 시신 주변에는 아랍어가 쓰인 깃발이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용의자가 특정 테러단체와 연계됐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테러 공격을 받은 가스 공장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리옹 시와 인근에 가스를 공급하는 곳인데요. 공장이 있는 생 캉탱 팔라비에 자체는 매우 한적한 곳이라고 합니다.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은 이 공장이 미국에 본부를 둔 기업인 '에어 프로덕츠' 사 소유라는 점인데요. 범인이 의도적으로 미국 기업 소유 공장을 노렸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프랑스에서는 올 초에도 테러 공격으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 1월 프랑스 수도 파리의 도심에서 한낮에 테러 공격이 발생해서 큰 충격을 줬었습니다. 당시 몇 년 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표적이 됐던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공격을 받았는데요. 이슬람에서는 금기시하는 예언자 마흐무드의 만평을 실어서 여러차례 테러 위협을 받았던 곳입니다. 당시 주간지 사무실에 대한 공격에 이어 이후 공범이 유대계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면서, 주간지 기자와 경찰, 보안요원 등 20여명이 숨졌습니다. 한편 프랑스 보안당국은 앞서 자국 내 테러 가능성을 경고하고, 경계 수위를 높였었는데요. 프랑스 출신으로 중동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가담했던 테러분자들이 프랑스로 돌아와서 테러공격을 자행할 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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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또 다른 테러 공격 속보인데요. 튀니지와 쿠웨이트에서도 테러 공격이 발생해서 수십 명이 숨졌다는 소식이 들어와있군요?

기자) 아직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알려진 내용이 많지는 않습니다. 튀니지의 휴양지 호텔과 쿠웨이트의 시아파 사원에서 테러 공격이 있었는데요. 우선 튀니지에서는 북부 지중해 해안의 휴양도시인 수스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했는데요.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무장 괴한 2명이 임페리얼 마르하바 호텔 주변 해변에 들이닥쳐서,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경찰은 오늘 공격으로 2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중 한 명은 경찰에 사살된 범인이고, 또 다른 공범은 달아나서 경찰이 추적 중인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숨진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이었나요?

기자) 아직 숨진 사람들의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오늘 사건이 벌어진 수스는 튀니주 수도 튀니스에서 남쪽으로 15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고요. 평소 유럽이나 다른 북아프리카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특히 현재 이슬람 성월 라마단 기간이고, 많은 이슬람 교도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은 금식과 금욕을 지키는데요. 따라서 낮에 해변에 나와있던 사람들은 주로 외국인 관광객일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진행자) 튀니지에서도 올 초 관광객들을 노린 또 다른 테러 공격이 발생했었죠?

기자) 지난 3월 이었습니다. 수도 튀니스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바르도 국립 박물관에 테러 공격이 발생했는데요. 당시 리비아에서 귀국한 테러범들이 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서 22명이 숨졌습니다. 사실 튀니지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여러 독재 권력들을 무너뜨린, 아랍의 봄 시민 혁명이 시작된 곳이고, 여러 나라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민주주의로의 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 곳입니다. 현재 온건 이슬람 정당과 세속주의 정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이 늘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웨이트의 이슬람 사원도 오늘 테러 공격을 받았다고요?

기자)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의 한 시아파 사원에 자살 폭탄 공격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당시 금요 예배가 끝나는 시간이었는데요, 최소한 10명이 숨졌다고 합니다. 한편 나즈드 프로방스라는 무장단체가 이번 공격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이들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사원 두 곳에서도 비슷한 테러공격을 벌였고, 이슬람 수니파를 표방하는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과 연계된 단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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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인 상황인데, 두 나라 정상이 어제 통화를 하고 사태 해법을 논의했다고요?

기자)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어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고,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통화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넉 달만입니다.

진행자) 어떤 대화가 오갔습니까?

기자)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민스크 휴전 협정에 따라 모든 병력과 장비를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는데요. 민스크 협정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협정을 중재한 독일과 프랑스가 서명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병력과 중화기를 철수하고, 정치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교전이 계속되면서, 휴전 협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고요. 특히 나토는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지역으로 계속 병력과 무기가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도 최근 의회 연설에서, 이제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에 대응한 준비를 할 때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동부로 간 병력도 반군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갖고 정부의 개입은 없었다는 게 러시아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규모 병력이 정부의 지시도 없이 탱크와 같은 중화기를 몰고 우크라이나로 갖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죠. 한편 러시아의 이런 군사 공세에 대해 동유럽 국가들이 위협을 느끼면서, 나토는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창설한 동유럽 신속대응군의 규모를 현 1만5천명에서 3만명에서 4만명으로 늘리기로 했고요. 미국도 신속대응군 지원의 일환으로 동부에 250대에 달하는 탱크와 자주포 등 무기들을 배치하기로 했는데, 미국이 동유럽에 이런 무기를 배치하는 건 냉전 이후 처음입니다. 러시아는 미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 자국도 서부의 군사 태세를 확대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고, 통화가 이뤄진 겁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 외에 또 어떤 현안을 논의했습니까?

기자) 백악관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 협상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없애기 위해 두 나라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데 두 정상의 합의했는데요. 미국과 러시아 모두 핵 협상에 참가하고 있고, 이제 최종 타결 시한이 이달 말,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입니다. 두 정상은 이밖에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하는데요. 시리아에서 미국은 ISIL에 대응한 국제연합군의 공습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사드 정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온건파 반군을 지원하고 있고, 러시아는 아사드 정부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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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저희가 앞서 북한 관련 부분은 전해드렸지만, 미국 국무부가 어제(25)일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미국이 보고서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자, 중국 정부도 미국의 인권 상황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맞대응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중국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지적했는데요. 반정부 인사와 인권 운동가에 대한 구금과 탄압, 언론 검열, 공산당 내에 퍼진 광범위한 부패 등을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국무원도 오늘(26일) 미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냈는데요.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보고서를 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국무원 보고서는 미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어떤 지적을 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에서 총기 규제 실패로 폭력적인 범죄가 빈번하면서 시민들의 권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고요, 또 미 중앙정보부, CIA의 고문 사례, 미국 정보기관의 감청 활동,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 등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바로 엇그제까지 워싱턴에서 고위급 전략경제대화를 갖고 견해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는데, 인권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군요.

기자) 중국은 미국 정부의 인권 상황에 대한 지적이 있을 때마다,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해왔는데요. 또 미국이 모든 나라에 동일한 자국의 인권 잣대를 적용해선 안된다는 주장도 해왔습니다. 올해도 미국의 국가별 인권보고서에 대해 미국은 다른 나라의 인권 상황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 자국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이나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나라들의 인권 상황을 모두 다루고 있고, 한국이나 일본처럼 동맹국 인권 상황도 문제가 있는 점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자국의 국내 인권 상황은 법무부가 주관하는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발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