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그리스가 나라의 명운을 건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구제금융과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되고요. 아울러 막바지 단계에 이른 이란 핵 협상 소식 각국 대표들의 반응과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어서 중국 증권시세 폭락 상황, 수니파 무장조직 IS의 고대유적 파괴 행위를 차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국가부도 사태를 맞고 있는 그리스 상황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그리스가 중요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죠?
기자)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할 만큼 중대한 선택 앞에 놓여 있습니다. 구제금융과 긴축조치에 대한 국제채권단과의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서 그리스 좌파 정부가 결국 국민투표라는 카드를 내놨는데요. 오는 5일 국민들에게 국제 채권단의 협상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묻게 됩니다.
진행자)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투표는 왜 하는 건지 배경 설명이 필요해 보이네요.
기자) 쉽게 얘기해서 그리스가 꾼 돈을 갚지 못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국제통화기금 IMF에게서 15억 유로 빚을 지고 있는데요. 이걸 갚지 못하면서 지난달 30일 ‘디폴트’, 그러니까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 겁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연체, 혹은 체납으로 분류되지만 용어만 다를 뿐 결국 채무불이행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자, 그럼 국민투표는 왜 하는 걸까요, 바로 채권단이 돈을 더 빌려주는 대신 연금을 삭감하고 노동시장을 개혁하라, 이런 요구를 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다, 그리스에선 그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거죠?
기자) 강경파 주장은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구제금융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거죠. 내부적으로 이런 목소리가 거세지니까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협상안 수용에 부담을 느낀 겁니다. 그러면서 이걸 국민의 선택으로 넘긴 거고요. 결국 치프라스가 정치적 기반을 지키기 위해서 대중의 견해와 바람에만 너무 치중하는 것 아니냐, 이른바 포퓰리즘적 선택을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틀 뒤면 투표소로 향하게 될 그리스 국민들, 어떤 쪽에 무게를 두고 있나요?
기자) 찬반론이 팽팽한데요. 그래도 국민투표를 앞두고 시행된 여론조사를 보면 구제금융안에 찬성한다는 쪽이 반대 의견보다 조금 많습니다. 여론조사기관 알코의 조사결과를 소개해 드리면요, 정확히 찬성 44.8%, 반대 43.4%가 나왔습니다. 11.8%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고요. 또 유로화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4%, 반면 그리스의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5%였습니다.
진행자) 찬성이 소폭 앞서는데, 역전이 시작된 건지는 두고 봐야겠네요. 그리스에 돈을 꿔준 국제통화기금 IMF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그리스의 금융 안정을 위해선 여전히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금액을 앞으로 3년동안 5백억 유로 수준으로 잡고 있고요. 이 중 3백60억 유로는 유럽연합 EU가, 나머지는 IMF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리스 사태 극복을 위해선 채무 탕감도 필요하다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그리스의 현 집권 정당인 ‘시리자’가 충분한 개혁 조치를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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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막판 핵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란 상황 알아보죠.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이 지금 이란을 방문 중이죠?
기자) 예.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는 데요.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2일 수도 테헤란에 도착해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간 어떤 대화가 오갔나요?
기자)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핵활동을 형평에 맞게 사찰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이 다른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핵주권을 획득하고 이에 대한 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는 논립니다. 앞서 알리 샴카니 이란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도 이날 아마노 사무총장과 만나 비슷한 얘길 했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과거 사찰 결과 이란의 핵 활동은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된 사례가 없었다, 또 이란은 언제나 NPT 가입국의 의무를 다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오스트리아 빈에선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여전히 핵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원래는 지난달 30일이 타결 시한이었는데 말이죠.
기자) 그러다 양측 합의에 따라 오는 7일로 미룬 상태이고요. 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각국 대표들이 타결이 임박했다, 그런 상황을 전하고 있으니까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란 핵 협상이 91% 정도 진행됐다, 앞으로 며칠 내에 성공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협상 당사자들이 마침내 공정하고 균형 잡힌 합의안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이런 얘길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극적인 돌파구는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고지가 멀지 않았다, 이런 희망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신중한 목소리도 함께 들립니다. 영국 핵 협상 대표인 필립 하몬드 외무장관이 대표적입니다. 아직 타결의 순간에 이르지 못했고, 협상의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걸 다하고 있는 중이라는 얘길 2일 오후 늦게 했는데요. 그만큼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는 뜻으로도 들리고요.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협상 진전을 알리면서도 아직 최종 목적지엔 도달하지 못했다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기자) 앞으로 남은 쟁점들,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진행자) 이란 핵 협상의 큰 줄기를 보면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면 서방은 경제,금융 제재를 해제하겠다, 이게 골잡니다. 그리고 막판 최대 쟁점은 이란 군사 시설을 IAEA 사찰 대상에 포함하느냐, 이 부분이고요. 이란은 지금 핵 시설 외에 군사시설과 연구진에 대한 IAEA 사찰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서방 측은 이란 군사시설이야말로 핵무기 제조 기술을 개발할 우려가 큰 곳이기 때문에 IAEA가 반드시 사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기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제하느냐, 이 부분도 중요한 쟁점 아닙니까?
진행자) 아주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서방 측은 이란이 의무 이행 하는 상황을 보고 단계적으로 해제하되 이를 어길 경우 다시 복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이란은 협상 타결과 동시에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의 제재가 모두, 그리고 영구히 풀려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고요. 이게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침이어서요. 핵협상 최대 난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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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어서 중국 관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증권시세가 폭락했다는 보도가 각 언론 경제면을 장식하고 있네요.
기자) 예, 속보로 전해질 만큼 중국 증시의 낙폭이 큽니다. 돈의 회수나 지급을 확인하는 증서를 증권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주식증서, 채권 등으로 나눠집니다. 개인이 이걸 소유하면 기업의 자산, 혹은 이익 분배에 참가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지금 중국에서 이 증서의 시세,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일 세계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고점, 그러니까 1년중 가장 높았던 수치와 비교해서 24%나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말이 24%이지 실제 금액으로 따지면 엄청난 액수죠?
기자) 지난 3주간 줄어든 상하이 증시의 시가총액이 2조8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렇게 표현하면 그 규모가 짐작되실 겁니다. 중국 당국이 전날 긴급 부양책을 썼는데도 상하이 지수가 4000 선 밑으로 떨어졌는데요. 한창 높을 때는 5000선을 훌쩍 넘었었거든요. 그만큼 중국 증시가 올해 고공행진을 해 왔단 얘긴데요. 그 동안 당국의 경기 부양책이 이어진데다 정책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그런 강세 흐름을 탔던 겁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쯤부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나요?
기자) 지난달 중반부텁니다. 이후 하루에 3% 넘게 급락하는 날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거 아니냐, 시장에선 그런 분석이 나왔고요. 다시 말해 그 동안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거품이었다는 진단입니다. 그리고 이런 폭락 분위기는 이달 들어서까지 반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개인이 증권을 소유하면 기업의 이익 분배에 참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했는데 당연히 투자자들 우려가 크겠어요.
기자) 걱정이 많습니다. 지금 그리스나 푸에르토리코의 부채 위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습니까? 하지만 미국 거물급 투자자들은 중국을 경계 대상 최상위 국가로 꼽고 있다, 외신들은 이런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유력 투자회사들도 매일 중국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면서 요동치는 중국 주식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큰손’ 투자자들뿐만이 아닙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시장 폭락세가 이어지면 빚을 갚느라고 소비 지출을 줄이는 투자자가 늘지 않겠습니까? 이런 추세는 당연히 중국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고요.
진행자) 다시 중동으로 무대를 옮겨서요, 수니파 무장조직 ISIL이 또다시 도를 넘는 행동을 해서 지탄받고 있습니다. 이번엔 고대 문화유산을 파괴했다고요?
기자) 예, 무려 2천년 된 사자상을 파괴했다고 하는데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리아 팔미라 고대유적지에서 저지른 일입니다. 이슬람교 이전에 숭배되던 아랍 여신 ‘알랏’의 이름을 딴 유산이라고 하는군요. 크기도 상당합니다. 높이가 3m, 무게가 15t 정도 된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파괴된 팔미라 고대유적 가운데 가장 가치가 큰 것이라는 게 현지 문화재청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ISIL이 왜 이렇게 문화 유산까지 부수는 걸까요?
기자) ISIL은 이런 조각상이나 묘지가 아무리 유서가 깊다 하더라도 우상숭배에 불과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그 동안에도 시리아와 이라크 장악지에서 많은 유물을 파괴해 왔고요. 이런 상황을 우려해서 앞서 언급한 사자상 주변에 금속판과 모래주머니를 둘러뒀었다고 하는데요. 아무 소용이 없었던 겁니다. ISIL은 팔미라에서 최근 고대묘지 몇 군데를 파괴했고요, 2일에는 팔미라에서 가져온 조각상들을 부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지난 2월 타이완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 밝혀졌다는 소식입니다. 기장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사고로 이어진 거였군요.
기자) 예, 당시 사고기가 타이완의 한 고가도로에 돌진해 부딪치면서 하천으로 추락했었고요. 승객과 승무원 58명 가운데 43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타이완 당국의 사고 조사 결과 기장이 멀쩡한 엔진을 실수로 꺼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개의 엔진 가운데 문제가 생긴 엔진은 끄지 않고, 멀쩡한 엔진을 꺼 2분 동안 항공기가 추진력을 잃어버린 겁니다.
진행자) 애초에 기장이 한 쪽 엔진만으로 도심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하천으로 항공기를 몰아 피해를 줄였다고 알려졌었는데요.
기자)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기장이 동료 조종사한테 엔진을 켜라고 여러 번 외치다가 사고 8초 전에서야 잘못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문제의 기장은 사고 여섯 달 전 실시한 모의 비행 시험에서도 탈락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륙 시 갑자기 엔진에 이상이 생겼을 때의 가상 상황 테스트였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실제 상황에서도 실수를 저지른 겁니다.
진행자) 예. 지금까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다양한 소식들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