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브릭스 정상회의 열려...'시리아 내전 난민, 400만명 넘어'

9일 러시아 우파에서 브리스(BRICS)가 열린 가운데 각 국 정상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에서 신흥국들의 모임인 브릭스와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가 잇따라 열립니다. 최근 중국의 증시 폭락 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중국의 지속적인 개혁을 촉구했습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이 4백만 명을 넘어, 단일 분쟁으로는 최대 규모가 됐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신흥국 정상회의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러시아 휴양지 우파에서는 어제와 오늘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고요, 이어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도 열립니다. 두 기구는 서방 주도의 세계질서에 대응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두 회의에 모두 참석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두 정상의 양자회담도 열렸습니다.

진행자) 먼저 시작된 브릭스 정상회의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브릭스는 회원국 다섯 나라의 알파벳 머릿글자를 따온 것인데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렇게 다섯 나라입니다. 어제 개막식에 이어 오늘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번 정상회의에서 여러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안건은 자본금 1천억 달러 규모의 브릭스 신개발은행 설립입니다요. 설립 절차도 마무리가 돼, 지난 7일 정식 출범했는데요. 이번 정상회의가 열리는 우파에서 각 국 협상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이사회를 열고, 앞으로 은행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올 정상들의 공동 발표문에 이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브릭스 신개발은행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합니까?

기자) 우선 회원국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인데요. 신개발은행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설립에 합의했고, 1년 만에 출범했는데요. 브릭스 5개국이 창립회원국이지만, 앞으로 회원국 문호는 모든 나라에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브릭스 신개발은행은 국제통화기금, IMF나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같은 선진국 주도의 금융기구에 대응해, 국제 금융체계를 재편하려는 신흥국들의 의지를 담고 있는데요. 중국은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도 성공적으로 출범시키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기존 금융체계에 대응한 두 개의 새로운 국제금융기구에 모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최근 서방의 경제 제재로 서방으로부터의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생겼는데, 브릭스 신개발은행 출범에 기대를 하고 있겠군요?

기자) 전문가들도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이 서방의 반대로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꺼리는 상황에서 새로 출범하는 신개발은행이 러시아에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어제 첫 이사회에 러시아 대표로 참석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도, 브릭스가 회원국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러시아 기업들도 앞으로 신개발은행으로부터의 투자를 원할 것이라면서, 자국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도 열렸다고요?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와 압박으로 고립된 형국인데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도 배제됐죠. 러시아 정부는 우파에서 열리는 두 정상회의를 통해 고립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제 말씀하신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에 이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도 양자회담을 가졌고요. 오늘 브릭스 정상회의를 마친 후에는 역시 우파를 방문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릭스가 신흥경제국들의 모임으로 경제적인 협력의 필요성은 많지만, 정치적으로는 워낙 각 국의 의제에 차이기 때문에 강력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우파에서 브릭스에 이어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도 열리는데, 어떤 기굽니까?

기자) 상하이협력기구는 경제 협력체인 브릭스와 달리 안보 협력기구인데요. 현재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이 회원국입니다.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입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지난해 가입신청을 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가입 절차 개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어제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인도의 상하이협력기구 가입은 아주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1년 안에 정식 회원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란도 준회원국으로 상하이협력기구에 참여하고 있어서, 이번에 로하니 대통령이 우파를 방문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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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은 중국 경제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 증시가 한 달 사이에 30% 이상 폭락하면서 빨간 불이 켜졌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에 지속적인 개혁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루 장관은 중국 증시가 아직 세계 주식 시장에 완전히 통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증시 폭락은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우려를 갖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 장관은 이어 중국 정부의 시장 경제로 향한 개혁 의지에는 의심의 여지 없다면서, 하지만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며, 이번 증시 폭락 사태로 개혁 속도가 늦춰져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신속한 개혁이 중요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 장관은 중국 경제가 중앙에서 고도로 통제하는 산업경제에서, 시장 중심, 소비자 중심의 경제로 전환함으로써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이번 증시 폭락 사태에 대한 대응이 중국 정부의 개혁에 제동을 걸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증시는 주식회사의 지분인 주식을 거래하는 것인데요. 주가가 오르면 주식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니까, 그만큼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이고, 주가가 내려가면 반대죠. 그런데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상하이 증시가 한 달 사이에 30% 이상 급락했는데요. 주가는 항상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변하지만, 이렇게 급격히 추락한 건 이례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중국 증시 폭락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루 장관은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중국 증시 폭락 사태가 미국 경제에 미칠 타격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늘 중국 증시는 6%나 오르면서 크게 반등했는데요. 하루에 6%가 오른 건 중국 정부가 발표한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중국 증시가 오르면서, 오늘 미국 증시도 상승세로 출발했고요, 아시아 증시들도 대부분 동반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인데요. 아직 절반 정도의 상장 기업들이 거래를 멈춘 상황에서, 정부 부양책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거둘 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리스 금융 위기 사태도 심각한데요, 어제 루 장관이 이 문제에 관해서도 언급했죠?

기자) 루 장관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거라고 말했는데요. 그리스는 국가부도 사태를 피하기 위해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추가로 돈을 빌려야 하는데요. 그리스에서 새로 들어선 좌파 정부와 채권단의 재협상이 좀 처럼 타결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주말에는 그리스에서 유럽연합이 제시한 구제금융 협상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렀지만 반대표가 60%를 넘으면서 무산됐는데요. 그리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채권단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단은 그리스가 앞서 약속한 긴축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루 장관은 그리스 사태가 미국 경제에 임박한 위협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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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시리아 내전 사태 관련 소식입니다. 내전으로 인한 난민수가 4백만 명을 넘었다고요?

기자) 유엔 난민기구가 오늘(9일) 발표한 내용입니다. 시리아 내전은 지난 2011년 3월 전국적으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아사드 정권이 유혈 진압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이후 4년여의 기간 동안 발생한 난민수가 401만 3천명입니다. 또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숫자를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시리아 전체 인구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2011년 유엔 인구 조사에 따르면 당시 시리아에 살고 있는 인구 수는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출신 난민을 포함해 2천3백만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내전으로 인한 난민수가 4백만 명을 넘었으니까, 시리아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죠. 특히 4백만 명이란 숫자는 단일 분쟁으로 인한 난민으로는 최다 규모라고 합니다. 유엔은 올해 말까지 내전이 계속될 경우, 난민 규모는 42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특히 최근에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난민수 3백만 명을 기록한 지 10개월 만에 4백만 명으로 늘어난 것인데요. 지난달에만 터키로 탈출한 시리아인이 2만4천 명에 달한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의 절반 정도는 터키로 갔고요, 나머지는 요르단과 레바논, 이라크, 이집트 등으로 갔습니다.

진행자) 난민들이 처해진 상황도 매우 열악하다고요?

기자) 유엔 난민기구는 그 점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했는데요. 국외로 탈출한 난민들의 상황도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열악해지고 있고, 더 많은 숫자가 빈곤과 절망적인 상태로 빠지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에 따르면 요르단에서의 경우 난민 캠프에 들어가지 못한 시리아 난민 10명 중 9명은 유엔이 정한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었는데요. 유엔은 이런 시리아 내전 사태가 몇 년 째 계속되면서, 난민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 확보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외에도 세계 여러 곳에서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전세계 난민수는 어느 정돕니까?

기자) 유엔 난민기구가 지난 달 전세계 난민 규모를 발표했었는데요. 5천950만 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10년 전인 2004년 3천750만 명에서 2천만 명 넘게 증가한 것이죠. 유엔은 전세계 인도주의적 지원과 개발 지원을 위해 55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이 중 4분의 1정도만 확보했다면서, 국제 사회의 지원 부족으로 난민을 유치한 나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은 또 난민들이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갈 의지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교육이나 의료 등 장기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