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 최근접점을 통과했는데요. 오늘 첫 소식으로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미국방부가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소식과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동성애 지도자를 허용한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인 미국 소설가 하퍼 리의 두 번째 소설이 출간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죠. 미국의 무인탐사 우주선 ‘뉴허라이즌스’ 호가 화요일(14)일 명왕성의 최근접점을 드디어 통과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항공우주국, NASA는 화요일(14일) 오전 7시 49분,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 호가 명왕성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약 1만2천500㎞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류가 보낸 비행물체로는 최초로 명왕성 탐사에 성공을 하게 된 건데요. 뉴호라이즌스가 성공적으로 명왕성 최근접점을 통과하자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 연구실과 NASA의 연구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기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 근접지점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호라이즌스 호는 미국 동부 시각으로 월요일밤 11시가 넘어서 지구와의 교신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동력 낭비를 줄이고 명왕성 탐사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뉴호라이즌스 호는 오후 4시 20분부터 다시 교신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지구까지 교신이 닿는데 4시간 반 정도가 걸리니까요. 공식적인 확인은 미국 시각으로 화요일밤 9시경, 한국 시각으로 수요일 오전 10시경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진행자) 뉴호라이즌스가 지구를 떠난 게 9년 전쯤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지난 2006년 1월 19일에 쏘아 올렸으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9년 6개월간 50억 km를 비행한 겁니다. 아틀라스 로켓으로 쏘아 올린 뉴호라이즌스는 크기가 그랜드피아노 정도 된다고 하니까 덩치가 그렇게 크지 않은 탐사선이고요. 11kg의 방사성 플루토늄 탄소를 이용해 2백 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뉴호라이즌스의 속도도 굉장하다면서요?
기자) 네, 뉴호라이즌스는 시속 5만km의 속도로 명왕성의 초근접점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속 5만km라면 얼마나 빠른지 상상이 잘 안 되실 텐데요. 1초에 14km를 날라가는 겁니다. 1시간에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속도라고 하니까, 정말 굉장하죠? 뉴호라이즌스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명왕성을 지나면서 고해상 카메라 등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명왕성의 지표와 대기 또한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을 관측하게 됩니다.
진행자) 명왕성의 신비를 파헤치기 위해 지구를 떠난 뉴호라이즌스, 이미 이룬 성과가 꽤나 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우선 명왕성의 정확한 지름을 밝혀냈는데요. 뉴허라이즌스의 관측 결과로 확인된 명왕성의 지름은 2,397km 로 과학자들이 추정했던 2,298km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항공우주국의 앨런 스턴 수석연구원은 명왕성의 지름이 크다는 건 생각보다 밀도가 낮고, 이는 내부에 바위 층 보다는 얼음 층이 더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의 대기에 예상보다 질소가 많고, 명왕성의 북극은 예상했던 대로 질소와 메탄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는 점을 밝혀냈고요. 무엇보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명왕성과 위성인 카론의 독특한 지형을 찍은 사진 자료들은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뉴호라이즌스 호는 명왕성 탐사를 끝마치고 나면 이제 임무가 끝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뉴호라이즌스는 우선 6개월 간 집중적으로 명왕성과 명왕성 주변에 있는 위성들의 정보를 수집하고요. 이후 혜성 등으로 이뤄진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카이퍼 벨트’에 진입해 또 다른 탐사 활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과학자들은 카이퍼 벨트 탐사를 통해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알게 해주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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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방부가 성전환자에게도 군복무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군요?
기자) 네, 국방부가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한 현행 규정을 재검토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미국의 애슈턴 카터 국방부 장관이 월요일 (13일) 성명을 내고 새로운 계획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시대에 뒤떨어지고, 혼란스럽고 또 일관성이 없는 현행 규정 때문에 상처받는 성전환 군인들이 있다며 이는 군복무의 가치와 개인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성전환자와 관련한 현행 규정은 핵심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불확실성을 가져온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성전환자들의 미군 복무는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이미 복무하고 있는 성전환 군인들이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 내에 현재 1만 5천명 이상의 성전환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비밀리에 군복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카터 장관은 올 해 국방부 수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현행 규정에 대해 재검토 할 뜻을 비쳐왔었죠?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구체적으로 방안을 마련해 공개한 건데요. 카터 장관은 일단 실무진을 구성해 6달 동안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금지할 경우 미군에 끼칠 영향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카터 장관은 그러면서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장애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 한, 성전환자가 공개적으로 군 복무를 하는 것이 군대의 효율성과 기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실무진이 연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니까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금지하는 방침을 철폐할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새로운 규정이 마련되면 모든 미군에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가 다 포함되고요. 관련 계획에 대해 이미 각 군의 수장들과 협의가 된 사항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미군에서는 4년 전에도 동성연애자의 군목부에 대한 중요한 정책에 변화가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1년엔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는 사람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Don't Ask, Don't Tell’ 이른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 정책을 폐기했었는데요. 당시 성전환자 문제는 다루어지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4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성전환자의 군복무 문제가 언급된 된 건데요. 카터 장관은 동성연애자들에게 군복무를 허용했던 것 보다는 성전환자의 군복무 허용이 더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서서히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면 변화가 더 쉽고 성공적일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에서도 월요일(13일) 성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결과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이스카우트’라면 청소년의 인격 양성과 사회봉사를 목표로 하는 국제적 교육 훈련 단체인데요.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의 집행위원회가 동성애자가 보이스카우트 지도자가 되는 것을 금지한 규정을 만장일치로 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보이스카우트연맹은 성명을 통해 폐지 결정은 지난 금요일(10일) 이뤄졌고, 오는 27일 전국이사회에서 통과되면 보이스카우트의 공식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는 앞서 청소년 보이스카우트 단원의 가입은 허용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2013년에 동성애 청소년이 보이스카우트 단원이 되는 것은 허용했는데요. 성인 지도자나 직원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의 로버트 게이츠 회장이 지난 5월, 성인 동성애자가 보이스카우트 지도자가 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바꾸자며, 미국 사회가 각 분야에서 동성애자를 점점 받아들이는 경향에 맞춰서 연맹 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규정이 공식적으로 채택이 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허용한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이스카우트연맹 산하 조직 중 종교의 후원을 받는 조직들은 성인 동성애자 지도자를 세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니까 전국 차원에서 규제를 없애도 지역 조직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고, 보이스카우트 단원과 가족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맞는 조직을 선택해서 활동하면 된다는 거죠. 보이스카우트 연맹은 성명에서 이런 변화는 종교 관련 조직이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맞는 성인 지도자를 세울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동성애자 규제를 없는 걸 원하는 측과 이걸 반대하는 진영을 모두 만족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 대해 양측 다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동성애자의 가입을 찬성하는 측은 바른 방향으로 전진하는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일부에서는 성인 동성애자들에 대해 적대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고요. 동성애를 반대하는 측은 같은 보이스카우트라면 모두 한 방향으로 나아 가야지, 보이스카우트에 동참하는 아이들에게 헛갈리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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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소설가 하퍼 리의 유일한 소설이자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이 출간됐군요?
기자) 네, 하퍼 리가 ‘앵무새 죽이기’ 이후 55년만에 내놓은 새로운 소설, ‘파수꾼’이 화요일(14일) 0시를 기해 전세계에서 동시에 출간됐습니다. 세계 곳곳의 서점에서는 하퍼 리의 신작 소설을 제일 빨리 손에 넣기 위해 서점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가 하면, 인터넷으로 책을 내려 받아 읽은 전자책 이용자들은 손에 전자책 기기를 들고, 파수꾼의 내려 받기가 되기만을 기다리며 밤을 지샌 독자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책을 쓴 하퍼 리의 고향에서는 축제 분위기나 다름이 없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의 먼로빌이라는 작은 마을은 하퍼 리의 고향이자 1960년에 출간된 전작 ‘앵무새 죽이기’에 등장하는 가상 도시 ‘메이콤’의 영감이 된 도시입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흑인 차별이 만연했던 미국의 모습을 한 소녀의 눈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부 이상 팔리면서 큰 사랑을 받았고 헐리우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죠. 이 먼로빌은 영화의 촬영지가 되면서 더 유명해졌는데요. ‘파수꾼’ 발간에 맞춰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면서 각종 축하 기념 행사가 열리기도 했고요. 자정을 기해 판매를 개시한 파수꾼의 첫 특별 판을 사기 위해 먼로빌 서점 앞에는 2백여 명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먼로빌의 인구가 6천3백 명 정도 된다는데요. 먼로빌 서점의 ‘파수꾼’ 선 주문량은 이미 1만부가 넘어섰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장을 찾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독자들은 대부분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을 55년만에 읽게 돼 흥분되고 떨린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어린이였던 주인공이 어떻게 바뀌었을 지 궁금했다며 몇 시간 안에 바로 읽어 버리겠다며 받자 마자 책을 파고 드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파수꾼’의 출간을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등장인물에 대한 논란을 읽을 수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무새죽이기’에서 주인공 소녀의 아버지인 애티커스 핀치는 흑인을 변호하는 양심적인 변호사로 나옵니다. 하지만 '파수꾼'에서는 70대가 된 아버지가 흑인을 증오하는 사람으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그러자 독자들은 애티커스 핀치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전형이 되는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느냐며 내용이 절망적이다, 인종차별주의적이다, 실망했다 이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파수꾼’은 전작 ‘앵무새 죽이기’의 이상주의를 부각하기 위한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고 평가했고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애티커스 핀치가 인종차별주의자가 됐다는 건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대해 출판사인 하퍼 콜린스 사는 애티커스 핀치의 인종주의는 소설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라며, 책의 전반적인 도덕적 주제에 비추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USA 투데이 신문은 소설 ‘파수꾼’을 젊은 시절 하퍼 리의 실험작으로 생각한다면,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하퍼 리의 젊은 시절, 복잡한 심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