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란 핵 타결 지지 호소...아베, 집단자위권 강행 처리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4일 백악관에서 이란 핵 협상 타결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부통령.

세계 여러 나라의 중요한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 핵 협상 합의 내용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며 지지를 촉구했습니다. 일본 아베 정부가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의 의회 강행 처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이란 핵 협상 소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제 이란과 주요 6개국의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이제 합의 이행에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미국 의회에서는 타결된 내용에 대해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협상 타결 전부터 예상됐던 것입니다. 미국과 다른 협상 참가국들은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완전히 포기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대신에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핵 개발 능력을 제한하고, 감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회 공화당 의원들, 그리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전부터 이란을 더욱 압박해서 핵을 완전히 포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과도 같죠. 미국 의원들은 그동안은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협상이 타결되자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가 합의 이행을 막을 수도 있다고요?

기자) 의회는 앞으로 60일간 합의 내용을 검토하게 됩니다. 만약 의회에서 반대 결의가 나와서 과반 이상 찬성으로 통과시키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 조치를 취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기 때문에, 반대 결의안 채택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은 아니고요.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수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의회에서 이번 협상 타결 내용의 이행을 막는 결의가 나올 경우 거부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 상탭니다. 만약 의회가 이를 다시 뒤집으려면, 과반이 아니라 3분의 2 이상 지지가 필요한데요. 그러려면 민주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와야 합니다.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이란 핵 합의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있긴 하지만,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 시키기는 것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현재 의회에서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이란 핵 합의 이행을 막기는 어렵겠군요?

기자) 물론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그런 전망이 많습니다. 앞으로 논란은 가열되겠지만 미 의회 차원에서 이란 핵 합의 이행을 저지하기는 어려울 거란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이란 핵 합의 내용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고 있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의회는 물론이고 동맹국들의 지지를 촉구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 합의한 내용이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이란이 핵무기로 가는 길을 모두 막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로 일정 기간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감시 체계를 갖게 된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는 미국은 물론이고 이스라엘을 비롯한 동맹국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그동안 의혹에 쌓여있던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감시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큰 성과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혹은 15년 후 미국을 이끌 대통령에게도 지금의 제재나 군사행동 같은 선택은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이번 협상 타결을 통해서 이란 핵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감시 체계를 갖추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정부의 입장은 그런데요, 미국 의원들이 어떤 비판을 하고 있는 지도 좀 알아보죠?

기자)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합의 내용에 대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종식시키기 보다는 이란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 최선인 내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것이죠. 맥코넬 의원은 이란이 수천개의 원심분리기와 핵 개발 능력을 그대로 유지하는데도, 제재 해제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얻게 됐다며, 이 돈은 테러 활동 지원에 쓰일 수 있다며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비슷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이번 핵 협상 타결로 이란은 제재가 풀리고, 여전히 핵무기 개발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테러를 지원하는 이란 정권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을 냈는데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겨우 10년으로 제한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은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협상 타결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오바마 정부가 여러 해에 걸친 힘든 협상과 분명한 지도력으로 역사적인 타결을 이뤄냈다고 찬사를 보냈는데요. 펠로시 의원은 또 미국은 이란 정권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이란이 합의를 어기고 핵무기를 추구할 경우 대응할 모든 선택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로버트 매낸데즈 상원의원 등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번에 타결된 내용에 대해 우려를 밝히고 있어서, 앞으로 60일 간의 의회 검토 기간 중 어떤 움직임이 있을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이번 핵 협상 타결에 대한 관련국 반응과 앞으로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러시아도 협상 참가국 중 하난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협상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군요?

기자) 푸틴 대통령은 세계가 큰 안도의 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성명에서 밝혔는데요. 이번 핵 협상 타결은 국제 안보와 핵 비확산체계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합의가 이행되도록 모든 노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자국이 이번 협상 타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번 협상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국제적 비확산 체계를 수호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한반도 핵 문제를 포함한 다른 국제 문제를 처리하는 데도 적극적인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의 보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합의의 최대 수혜국으로 중국을 꼽고 있는 점도 흥미로운데요.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고 이란산 석유가 다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될 거란 겁니다. 또 중국과 이란의 협력 확대는 중국이 중도 지역에대한 영향력을 갖는데도 도움이 되고요.

진행자)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협상 타결이 동맹국 안보에도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어제 협상 타결 소식이 나온 직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합의 내용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중동 다른 동맹국들도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란의 세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특히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협상 타결을 역사적인 합의가 아니라 역사적인 실수로 묘사했는데요. 이란이 여전히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 외에, 테러 활동 지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고 경제가 나아지면, 이란의 테러 활동 지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물론 이란은 이스라엘의 이런 주장을 거부하고 있죠.

진행자)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우디 국영 통신은 이란이 기념비적인 핵협정 타결로 얻게 되는 자금을 중동 지역의 분쟁을 야기시키는 데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을 비롯한 걸프 동맹국들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테러 확산을 막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제로 어제 사우디와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 정상과 통화하고 미국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들은 이번 이란 핵 협상 타결 후에도 중동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유엔이 다음주에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 절차에 들어갈 거란 보도도 있군요?

기자)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어제 밝힌 내용인데요. 앞으로 며칠 안에 관련 결의안 초안을 제출할 계획이란 겁니다. 초안에는 이번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지지하고, 안보리의 기존 관련 제재를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윽로 교체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 이사국은 모두 이번 이란 핵 협상에 참가해서 이미 합의했기 때문에, 파워 대사가 제출할 결의가 부결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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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일본 아베 정부가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의 의회 강행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오늘 일본 중의원에서 관련 표결이 있었는데요. 전체 표결은 아니었고, 중의원 특별위원회 표결에서 오늘 집권 자민당이 야당의 물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습적으로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오늘 특위를 통과한 법안들은 자위대가 다른 나라 군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집단자위권이 뭔 지에 대해서도 다시 알아보죠?

기자) 동맹국이 공격 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 받은 것으로 간주해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요. 유엔 헌장에 보장된 모든 국가가 가진 권리지만, 일본은 평화헌법을 근거로 권리는 있돼 행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베 정권 들어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조치를 진행해왔고, 헌법 수정이 어렵자 해석을 변경하는 조치를 취했고. 동맹국 미국의 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로 아태와 국제사회 안보에서 일본의 기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해서는 의회에서 관련 법안을 채택해야 하는는데요. 야당의 반대가 계속돼자 아베 총리의 여당에서 강행 처리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빠르면 내일 중의원 본회에 올려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여당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도 모두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서, 관련 법안 처리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합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집단자위권 행사는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서 일본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는데요. 오늘 일본 의회 주변에서는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