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남과 북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민간 경제협력 현장이 있죠? 바로 개성공단인데요, 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이 서울 안국동에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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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앞에는 특별한 상점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는 개성공단상회인데요, 조금은 투박하지만 정겨운 이름의 이 가게는 의류부터 작은 보석함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게 입구부터 눈길을 끄는데요, 철길 모양을 그대로 재현해 한국이 개성공단의 철길을 통해 대륙으로 나아가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개성공단상회는 어떤 곳인지 이종덕 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이종덕, 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저희 개성공단상회는 개성에 입주한 기업 124개 중에서 디자인력과 제품 제조 능력이 있는 12개 업체가 협동조합 형태로 만든 편집샵입니다. 품목은 양복, 와이셔츠, 남방, 니트, 보석상자, 청바지, 아웃도어, 양말, 남녀 란제리, 언더웨어, 그 다음에 숙녀복 토털, 장갑… 이러한 것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 때 어려운 시기를 보낸 회사들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던 중, 조합해서 통합된 상표를 만들고 점포를 내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개성공단에 입주한 의류 부문 기업 79 개 중 12개 기업의 의류제품이 개성공단상회에서 판매되고 있는데요.
[녹취: 이종덕, 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한 뭐 절반 가격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저희가 이제 개성공단에서 저희 조합사가 직접 만들어서 저희 상회로 가지고 왔기 때문에 뭐 중간유통 과정도 없고요, 그래서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화해와 평화의 상징으로 시작된 개성공단에서 만든 옷을 한국의 국민들이 입는다는 건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녹취: 이종덕, 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어, 저희는 사실 개성공단상회를 열게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는 저희가 개성공단에 대한 좀 이미지를 어두운 이미지에서 밝은 이미지로 바꾸고자 하는 면이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사실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의 장소고, 경협의 장소인데 개성공단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정치적, 군사적 이런 쪽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개성공단에서 만든 우수한 품질의 제품들을 이 상회에서 판매를 하면서 개성공단이 그렇게 어둡고 그런 곳이 아니라, 우수한 제품의 밝고 세련된 품질만큼 좋은 곳으로 이미지를 좀 바꾸자…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보석함과 다양한 의류제품들이 2층까지 전시되어 있는데요, 9월 개장을 앞두고, 아직 정식으로 모든 물건을 진열해 운영하는 건 아니지만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특히 점심시간이면 인근의 직장인들이 모여드는데요, 질 좋고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덕에 이 곳 직원들은 항상 분주합니다.
[녹취: 점원] “많이 나가는 물품이요? 지금 남자 분들은 셔츠 많이 보시고요, 계절이 여름이다 보니까 냉감 소재 많이 선호하세요. 그러니까 연령대가 조금 나이 있으신 어머님들, 아버님들이 많이 오시는데요, 개성이란 단어로 조금 이렇게 정겹게 다가오시나봐요, 그래서 멀리서도 오시는데 오셔서 되게 뿌듯해 하시고, 공단에서 제작한 상품을 살 수 있다는 거에 되게 만족감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여자분 속옷도 있고 보석함도 있고요, 남자분들 정장도 있으니까 제 생각에는 뭐 연령대 상관없이 고루 보시기 편하실 것 같아요.”
개성공단에 대해 군사적 긴장이나 정치적 갈등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던 고객들은, 질 좋고 저렴한 상품들을 보면서 개성공단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고 합니다.
[녹취: 고객] “개성공단이라고 해서 상품의 질이라든가 뭐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좀 떨어질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상품을 직접 보니까 백화점 상품 대비해서 크게 떨어지진 않는 것 같아요. 질도 좋고, 가격도 괜찮고… 개성공단이 아마 남한하고 북한하고의 접점이잖아요, 여기에서 시작을 해서 지금 정치적인 상황, 그런 걸 떠나서 남북한 통일까지 이뤄질 수 있는 기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개성공단이라고 해가지고 되게 좀 옷의 질이라든지 그런 게 좀 평범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되게 좋은 것 같고 가격대도 백화점보다 괜찮아서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제 나이가 좀 젊은데, 캐주얼한 청바지나 셔츠류 같은 게 편해 보이고 질도 좋아서 좋았어요.”
[녹취:현장음]
개성공단상회는 앞으로 더 많은 종류의 상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또 내년까지 30 개 점포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고요, 인터넷 판매와 수출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종덕 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이종덕, 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현재로서는 창원시가 있고요, 그 다음에 은평구 북한산성 입구가 있습니다. 세 곳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요, 저희가 이제 9월부터는 인터넷 쇼핑몰이 추진됩니다. 그러면 이제 인터넷을 통해서 전국에서 다 제품을 만나보실 수가 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8월, 9월 매월 오픈하는 대리점이 늘어날겁니다. “
[녹취:현장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