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쿠바가 오늘(20일) 각각 상대국에 대사관을 개설하고 54년 만에 국교를 완전 정상화합니다. 그리스의 은행들이 3주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중국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 쿠바 대사관 개설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미국 주재 쿠바 대사관과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이 오늘(20일) 각각 양국 수도에서 다시 문을 엽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2.5㎞ 떨어진 쿠바 이익대표부 건물에서 미국 주재 쿠바 대사관 재개설 기념식이 열리는데요,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조세피나 비달 쿠바 외교부 미국 담당 차관보를 포함해 5백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합니다. 로드리게스 장관의 기념사에 이어 쿠바 국기가 공식 게양될 예정이고요, 이로써 현 쿠바 이익대표부는 대사관으로 승격되게 됩니다.
진행자) 미국 측에서는 누가 참석합니까?
기자)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회담의 미국 협상단을 이끌었던 로베르타 제이콥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가 자리를 함께 할 계획입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청사 1층 로비에 내걸린 미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1백 92개국 깃발 사이에 쿠바 국기를 추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오늘(20일)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의 문을 다시 여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쿠바 주재 미국대사관 업무가 오늘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미국은 쿠바와 달리 별다른 대외행사를 개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쿠바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 기념식은 존 케리 국무장관이 쿠바를 방문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됐는데요, 케리 장관은 다음 달쯤 아바나를 방문해 공식 기념식을 거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국 대사관 재개설을 계기로 두 나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사관 재개설 기념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중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이 기념식 후
국무부 청사에서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케리 장관에게 금수조치 등 경제제재 해제, 미국 관타나모 해군기지 부지 반환, 쿠바를 겨냥한 라디오·TV방송의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양국 대사관 재개설,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두 나라가 대사관 문을 다시 열었다는 것은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시절 중단됐던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가 54년 만에 정상화됐음을 의미하는 겁니다. 미국과 쿠바는 1902년에 처음 외교관계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1959년 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 주도의 ‘공산혁명’이 일어나자 미국은 1961년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했고, 이런 상태가 54년 간 이어졌습니다.
그 동안 두 나라는 1977년부터 이익대표부를 설치해 영사 업무를 담당해 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쿠바가 외교관계를 회복하기로 한 게 지난 해 말 이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해 12월 17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전격적으로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올해 1월, 미국은 쿠바와의 무역과 금융거래 제한 조치를 대폭 완화했고, 일부 여행자유화 조치를 취했습니다. 올해 4월 파나마에서 만난 두 나라 정상은 상호 협력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5월에는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고요, 이달 초 각국 수도에 대사관 재개설 방침을 공식 발표했고, 마침내 오늘 워싱턴 DC와 아바나에서 양국 대사관이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양국간 국교정상화 추진 선언에서 7개월 만에 모든 일들이 신속하게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외교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서 두 나라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는데요, 어떤 것들을 들 수 있나요?
기자) 미국은 쿠바가 인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요, 카스트로 혁명 정부가 미국인과 미국 기업들로부터 몰수한 재산의 반환과 보상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쿠바로서는 미국이 우선적으로 금수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쿠바는 또한, 관타나모 미국 해군 기지 반환도 선결 과제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쿠바 간의 관계정상화를 계기로, 한국과 쿠바 수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쿠바는 한국의 4개 미수교국 중 하나인데요, 미국과 쿠바가 반세기 만에 외교관계를 회복하면서, 한국과 쿠바의 수교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답변에서 “쿠바와의 수교에 관심을 갖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장관은 앞서 지난 2월 국회 업무보고 때도 쿠바와의 관계정상화 추진을 올해의 중요한 외교 목표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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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유럽으로 가서, 그리스 소식 알아보죠.?
기자) 그리스 은행들이 오늘 (20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달 29일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난항에 따른 예금 대량인출 우려로 자본통제 조치를 시행한 지 딱 3주일 만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6일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 한도를 일주일간 9억유로로 증액한 데 따른 것입니다. 그리스 은행 영업재개는 치프라스 총리가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위한 개혁안에 합의하고, 그리스 의회통과 후 개각을 단행한 이후 취한 첫 조치입니다.
진행자) 그리스 국민들이 은행으로 몰려갔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업을 재개하는 그리스 은행들 앞에는 문 열기 전부터 돈을 찾으려는 국민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기존에 하루 60유로, 미화 65달러였던 현금인출 한도에 조금 여유가 생겨 일주일에 한번 4백 20유로, 미화로 4백55달러까지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현금이 아닌 수표로 예금할 수 있고 은행 개인금고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부 제한조치들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외 은행으로의 송금은 여전히 금지되고 있고요, 신규 계좌 개설도 불가능합니다. 또한 신용카드는 해외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결제만 가능할 뿐 현금 인출은 불가능한 등 일부 금융통제 조치들은 계속 유지됩니다. 그리스 주식시장도 여전히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진행자) 안 그래도 현금이 부족한 그리스 국민들이 물가 인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3차 구제금융 협상 합의에 따라 부가가치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오늘(20일) 부터 부가가치세가 13%에서 23%로 인상됨에 따라 현지 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부가세 인상은 가공 식품과 음료, 식당과 술집 음식 등에도 적용되는데요, 이에 따라, 육류와생선, 커피, 차, 쥬스, 달걀, 설탕, 코코아, 쌀, 밀가루, 아이스크림과 요거트 같은 유제품 등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연말까지 8억 6천 7백만 유로의 정부 수입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에 대해 부채탕감이 불가하다는 원칙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에 대한 채무 탕감 제안을 거듭 거부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통화동맹에서 부채 30-40%를 깎아주는 전통적 부채탕감은 없을 것이라며, 1천1백만 명의 그리스 국민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빨리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메르켈 총리는 독일 정부가 그리스 구제금융 재상환 방법을 논의하는 회담에서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리스가 경제개혁을 이행하면 이자율을 낮추고 상환 기한을 연장하는 등의 채무경감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정권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이번 주 그리스 의회에서 일련의 개혁안들에 대한 표결이 실시되는데요, 이 결과가 치프라스 총리 정권의 존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표결은 오는 22일 실시됩니다.
치프라스 연립정부는 3백석의 의회에서 1백62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주 새로운 지출 삭감 표결에서 1백23명 만이 찬성하는데 그쳤었습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앞서 유럽 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지지하는 인사들로 내각을 개편했지만 자신이 이끄는 시리자당 내에서도 구제금융안에 대한 반대가 강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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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계속해서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보죠. 중국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했군요?
기자) 네, 중국 해군이 최근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 일대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했다고, 관영 중국중앙TV, CCTV가 오늘(20일)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함정이 미사일과 함포를 발사하는 장면, 상륙함이 병력과 탱크를 육지로 실어나르는 장면 등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이번 훈련에 다수 함정과 상륙부대, 헬기부대 등을 투입했는데요, CCTV는 중국 해군이 이번에 '첫 입체 상륙작전 연습'을 통해, 상륙부대의 원거리 수송, 기습, 화력 공조 역량 등을 두루 점검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해군의 이번 훈련에 세계 최대규모의 공기부양선도 포함이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언론들은 중국의 '들소급' 공기부양선이 처음으로 상륙훈련에 투입됐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 공기부양선에 대해 "한 번에 1백 50t급 탱크 3 대를 탑재하거나, 10대의 장갑차와 1백 40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기부양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기부양선은 공기를 수면을 향하여 내뿜어 선체를 수면으로부터 약간 뜨게 하여 달리는 선박인데요, 수면의 저항을 줄여 고속으로 달릴 수 있으며 선체의 흔들림도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필리핀을 방문한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남중국해 분쟁 수역에 대한 정찰비행에 직접 참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은 스콧 스위프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대잠초계기에 탄 모습을 담은 사진을 19일 공개했습니다.
이 비행기는 18일 7시간 동안 남중국해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하지만 초계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해역을 비행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스위트프 사령관은 이번 비행은 관례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은 해당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스위프트 사령관의 이번 정찰 비행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해군의 대규모 상륙훈련을 공개한 것이
이번 초계비행에 대한 반발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기자) 미국은 기본적으로 남중국해 분쟁에서 어느 한 나라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가 반드시 보장돼야 하고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과 협력해 해당 해역에 대한 초계 임무를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스위프트 사령관은 지난 17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를 방문해 "미군은 잘 무장돼 있고 남중국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떤 돌발사건에도 대응할 준비가 됐다"며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력을 증강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번 주에 또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중국해사국은 오늘(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추가 해상훈련을 예고했는데요, 22일부터 중국 남부에 위치한 하이난다오 동부지역의 남중국해 해역에서 군사훈련이 진행된다며, 이 지역 진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이연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