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GO, 북한에 장애인 위한 디자인 학교 설립 추진

영국 런던에 있는 대북지원 민간단체 '두라 인터네셔널'이 북한의 장애 청소년들과 평양에서 공연 연습 중 기념사진을 찍었다. (자료사진)

영국의 민간단체가 북한에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빠르면 내년 5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에 장애인들을 위한 디자인학교가 설립됩니다.

북한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영국의 민간단체 ‘두라 인터내셔널’의 이석희 목사는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조선장애인보호연맹과 장애인들을 위한 디자인학교 설립에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목사는 장애인들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이라는 생각에 학교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석희 목사] “장애인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게 뭘까, 오랜 고민 끝에… 그리고 많은 논의가 있었죠. 그러던 가운데 가장 필요한 게 직업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그 직업을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서 전문화된 직업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디자인학교라고 생각하게 됐죠.”

이 목사는 빠르면 내년 5월, 늦어도 9월에는 디자인학교가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학교는 2년 과정으로 평면인 2D 디자인과 입체적인 3D 디자인, 만화영화 (애니메이션)과 패션 디자인 등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이 목사는 우선 18세 이상 50 명을 선발해 교육을 시작할 것이라며, 70%는 장애인 학생, 나머지 30%는 일반 학생들을 뽑아 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일반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목사는 일단 장애인연맹 산하 직업양성소 건물에서 수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나중에 학생 수가 늘고 교과과정이 확대되면 독립적인 건물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업은 북한의 교사들이 담당하고, 계절학기 등을 통해 외국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목사는 장애인들에게 전문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석희 목사] “ 노동집약적인 일만 장애인들이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반 발자국 앞서가는 일들, 전문적인 일들을 하자, 그리고 얼마든지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이 있기 때문에 발굴해 내고, 얼마든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 디자인이라는 부분을 구상하게 된 거죠.”

이 목사는 올해 안에 교사를 모집하고 교과과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장기적으로 평양 이외에 다른 지방에도 장애인들을 위한 디자인학교를 설립하고,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위한 기업소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두라 인터내셔널은 지난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을 만난 것을 계기로 북한의 장애 학생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 말과 3월 초에는 북한의 장애 학생들과 장애인연맹 관계자들을 초청해 영국과 프랑스에서 예술공연과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