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소니언 재단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자료사진)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오늘의 주제를 설명 드리기에 앞서 제가 훈훈한 뉴스를 하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워싱턴 DC의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이 최근 특별한 모금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최초로 착륙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의 우주복을 전시하고 또 우주복의 디지털화 작업을 위해 지난 20일부터 킥스타터라는 모금 전용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사람들의 후원을 받기 시작한 건데요. 모금행사 시작 닷새 만에 목표액 5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6천 2백 명의 사람들이 적게는 1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까지 기부한 건데요. 스미소니언 측은 목표액을 70만 달러로 더 높게 잡고, 모금 마감일인 다음 달 19일까지 모금 활동을 이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저도 이 뉴스를 봤는데요. 항공우주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미국인들의 마음이 참 각별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모금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이 미국인들에게 주는 신뢰와 애정이 큰 몫을 한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킥스타터에 남긴 글을 보니 하나같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우주복이 전시된다면 누구나 가서 볼 수 있을 테니 정말 기쁘다’,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을 좋아한다’, ‘우주복이 전시되면 우주항공박물관으로 당장 보러 달려갈 것이다’ 이런 글로 넘쳤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고 또한 미국인의 자랑이기도 한 ‘스미소니언 재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저는 스미소니언 이라고 하면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스미소니언 산하 박물관이 한두 개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에는 모두 19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습니다. 뉴욕시의 박물관 두 곳, 그리고 버지니아에 있는 박물관 한 곳을 제외하면 모두 워싱턴 DC 시내에 있는데요. 박물관의 종류도 정말 다양합니다. 우주개발과 항공의 역사를 보여주는 항공우주박물관, 동식물학과 광물표본 등을 통해 자연의 신비를 밝혀주는 자연사박물관, 미국 원주민인 아메리칸 인디언 박물관, 미국역사 박물관, 아프리카계 미국인 박물관, 우편박물관, 아시아 미술관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의 명소죠? 국립 동물원도 스미소니언 산하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4백 종, 2천여 마리의 동물이 전시된 스미소니언 동물원은 다양한 체험행사와 교육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늘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는데요. 미국에서는 보기 힘든 팬더 곰을 볼 수 있어서 더 유명합니다. 그리고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에는 9개의 연구기관도 있는데요. 해양생물학, 고생물학, 천체물리학 그리고 미국 예술 등을 연구하는 연구소들과, 엄청난 양의 자료를 관리하는 기록보관소 그리고 도서관이 여기 포함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자 연구소라고 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미소니언의 규모에 대해 수치로 설명을 한번 드려볼게요. 지난해 기준으로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유물과 표본은 1억4천만 점에 달합니다. 스미소니언 도서관이 보유하는 자료도 2백만 점이고요.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방문객 숫자는 2천7백만 명에, 스미소니언 웹사이트 방문자는 9천9백만 명에 이릅니다. 또한, 스미소니언 재단의 직원 수는 6천 4백 명가량 되고요. 연구원은 720명, 자원봉사자는 9천8백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스미소니언 재단은 한 사람의 기부로 시작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영국의 과학자인 제임스 스미슨(James Smithson)이 ‘지식의 추구와 확산’을 위한 기관을 세워달라며 재산 50여만 달러를 미국에 기부하면서 설립됐습니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1천1백만 달러가 넘는 액수인데요. 스미소니언 재단은 그의 성인 스미슨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죠.

진행자) 하지만 스미소니언 재단의 탄생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1829년 스미슨이 사망한 후 6년 뒤에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의회에 스미슨의 유산 집행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연방 차원의 재단을 만드는 것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고 영국에 있는 스미슨의 토지를 금화로 바꿔 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렸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미 의회는 1846년 스미소니언 재단을 인준했고요. 안정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스미소니언 운영 이사회(Board of Regents and a Secretary of the Smithsonian)’를 발족했습니다. 이후 약 170년이 흐르는 동안 스미소니언 재단은 이렇게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제임스 스미슨은 미국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왜 미국에 그 많은 유산을 기증했을까요?

기자) 네, 당시로서 50만 달러는 미국 연방 전체 예산에 66분에 1에 해당하는 엄청난 돈이었습니다. 이 많은 돈을 미국에 기증한 이유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있는데요. 스미슨이 미국의 실험 정신과 민주주의를 동경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 스미슨이 생전에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유산을 미국에 남기는 데 대한 이유를 말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이 미국의 예술과 인류학, 그리고 과학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선물이 됐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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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스미소니언 재단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다녀온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스미소니언은 전시물도 굉장하지만, 공짜라서 더 좋다" 라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스미소니언의 모든 시설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은 1년 내내 미국 국내와 해외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 또 단체로 견학을 온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스미소니언이 무료로 운영될 수 있는 데는 바로 국민의 후원과 지지가 있기 때문인데요. 스미소니언은 정부 지원금 이외에도 기업이나 재단, 단체 그리고 개인에게서 오는 사적인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이 스미소니언의 회원이 되어 일정 부분 후원하면서 연구 활동에 기여를 하고 있는 거죠.

진행자) 그리고 스미소니언하면 자원봉사자도 빼놓을 수 없죠? 앞서 스미소니언과 관련된 수치를 말해주셨는데 직원보다 자원봉사자가 더 많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직원보다 자원봉사자가 1.5배 많은데요. 스미소니언 기관에 가보면 자원봉사자들이 곳곳에 배치돼서 길 안내도 하고 유인물도 나눠주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항공우주박물관 같은 경우 은퇴를 한, 나이 지극한 과학자들이 안내원으로 자원봉사하면서 학생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인들이 스스로 동참하고 후원하고, 봉사한다는 점에서 스미소니언은 미국의 숨은 힘을 보여주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한국 전시실도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가면 한국관이 있는데요. 지난 2007년 6월 개관한 한국관은 그동안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2년 후 계약이 만료되면서 2017년 후반기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최종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스미소니언 재단,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순한 박물관이나 연구소라고 하기엔 정말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곳인 것 같네요.

기자) 그렇죠? 스미소니언 재단은 제임스 스미슨의 유언인 ‘지식의 추구와 확산’을 위해 과거 유산을 보존하고, 새로운 지식을 찾아가고, 또 이를 세계와 공유하는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도 스미소니언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교육, 시상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스미소니언 재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