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요즘 한국의 무더위가 대단하군요? 가뭄에 장마에 이번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변화무쌍한 날씨에 사람들의 일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뭄 걱정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장마에 비 피해 걱정을 하다가 이제는 뜨거운 햇볕에 숨이 막힐 것 같다며 더위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 전역은 푹푹 찌는 무더위의 한복판에 있었구요. 특히 분지 지형에 따라 추위나 더위가 유별난 대구 경북 지역은 가마솥 더위 속이었습니다.
진행자) 한낮 기온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갑니까?
기자)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기온이 나은 곳도 있습니다만 울산과 제주가 35도, 대구지역은 36도까지 올랐습니다. 어제 제주는 36.7도까지 올라 73년 만에 최고 더위를 기록했었는데요. 한국은 그냥 덥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습도도 높기 때문에 체감 더위는 항상 온도계 눈금 이상이고, 남부지역과 동해안은 물론이고 수도권 7개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무더위에 첫 폭염 사망자가 나왔다고요?
기자) 지난 28일 충청남도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30대 남성이 쓰러져 회복되지 못하고 오늘 숨을 거뒀습니다. 무더위로 인한 일사병, 열사병, 열탈진과 열경련 등 온열질환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인데요. 지난 5월 더위가 시작되면서 신고된 온열질환자가 352명인데 최근 3일 동안은 무려 74명이나 됐습니다.
진행자) 장마가 끝났다고 하니까 이런 더위가 한동안 계속되겠군요?
기자) 한국 보건당국은 무더위를 대비하는 건강수칙을 발표했습니다. 폭염을 지혜롭게 피해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야외활동 자제하고, 물을 더 자주 마시고, 더운 시간에는 휴식하기 등 건강 수칙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앞으로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없어진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이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한국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 동안은 살인죄를 저질러도 정해진 기간 안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공소시효 제도’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4일 한국 국회에 이에 관한 법률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면서 앞으로는 모든 살인죄에 대해 정의를 실현하게 된 것인데요. 오늘 한국 언론의 이에 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얼마나 됐었습니까?
기자) 살인죄 공소시효가 15년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2007년말 부터는 25년으로 연장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완전히 폐지 된 것이군요. 공소시효 제도라는 것이 있었던 이유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범죄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나 피해자의 처벌욕구가 줄고, 또 범죄 관련 증거가 훼손될 뿐 아니라 증인의 기억도 감퇴돼 수사와 재판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었는데요. 이제는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주는 한계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잊혀진다는 범죄에 대한 관심과 기억은 인터넷에서 손 클릭 한번이면 되살릴 수 있구요. 유전자 검사 등의 과학적인 수사기법이 적용되면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범인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증거은닉이나 수사 자료 훼손들의 우려가 없어진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공소시효’라는 것은 낡은 규정이고, 첨단 수사기법이 발달한 지금 시대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의가 됐고, 국민적인 동의를 얻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가족이 범죄의 대상이 된 경우는 아무리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잊혀질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는 피해자가족들에게 상당히 위로가 되는 소식일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소중한 가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번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제도 폐지로 과거 한국을 떠들썩 하게 했던 미제 살인사건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데요. 예를 들자면 ‘개구리를 잡으러 나갔다가 실종된 대구 소년들의 사건’,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 등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살인사건에 적용되지는 못하고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10여건의 미제 살인 사건이 이번 법 개정의 혜택을 보게 됩니다. 경찰에서는 미제사건을 전담하는 수사인력을 더 늘이겠다는 계획인데요. 과연 이번 법개정의 효과로 오리무중이던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 통신, 오늘의 마지막 소식. 무더위를 잊으려면 부산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는데.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바다가 있는 도시 부산이 부산답게 지하철을 꾸며놨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마치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나온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데요. 실제 해수욕장보다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바닷가에는 시원한 물은 있지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 수 없는데요. 지하철 안이라면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시원한 에어컨 냉방에 서늘할 정도니까 말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하철 안을 해수욕장처럼 꾸며놓았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밖을 볼 수 있는 창이 수족관 안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지하철 객차 맨 앞쪽과 뒤쪽 윈드서핑을 해야 할 것처럼 시원한 파도가 일고 있구요. 사람들이 서서 앉아서 발을 디디고 있는 객차 바닥은 바닷가 풍경 그 자체입니다. 객차 한쪽은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사장에 의자가있고, 또 다른 한쪽은 모래사장으로 향해가는 파도 위에 놓여져 있는 듯한 분위기인데요. 파도가 밀려가는 쪽으로 하얗게 부서지는 잔잔한 파도까지 묘사돼 있어서 파도 소리까지 들린다면 정말 폴짝폴짝 뛸 수 있을 것 같은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하철도 그냥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군요?
기자) 편리하면서도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부산지하철을 운영하는 부산 교통공사의 생각이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 가운데 하나인 부산이 여름철 부산을 찾는 외지인들을 반기기 위해 내어놓은 생각이 바로 ‘지하철을 바다처럼 꾸미자’였는데요. 여름철이면 100만의 피서인파가 몰리는 날이 다반사인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해 광안리해수욕장, 송정, 송도, 다대포, 태종대 등 해수욕장이 10곳이나 있는 부산으로서는 쾌적한 도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부산의 지하철의 ‘바다열차’는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등 해변을 지나는 노선에 마련됐구요. 피서철이 끝나는 8월말까지 운행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서울통신,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