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평양 방문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모레 (5일)로 예정된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정부 당국자는 동행하지 않으며,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김대중평화센터는 북한이 3일 이희호 여사의 방북과 관련한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보낸 초청장에는 이 여사를 포함한 19 명의 방북단을 초청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방북단은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한 김대중평화센터 측 인사들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임동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초청 의사가 최종 확인됨에 따라 이 여사의 방북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4일 중으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계기로 한국 정부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 “개인적인 자격으로 방북을 하시는 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희호 여사가 방북을 하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특별히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박수진 부대변인은 또 이번 방북은 이 여사 개인 차원의 방문인 만큼 한국 정부 당국자는 동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오는 5일 오전 10시 한국 국적 항공사인 ‘이스타 항공’의 전세기를 이용해 서해직항로를 거쳐 방북할 예정입니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평양산원과 아동병원 등을 방문해 직접 만든 털 목도리와 감기약을 비롯한 의약품 등을 북측 어린이와 산모들에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숙소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 당시 사용한 평양의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호텔입니다.
방북 기간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초청한 만큼 면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닌 고위 인사와의 면담에 그칠 것이라는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최근 북한의 행보를 볼 때 남북관계에 대해 경직된 태도를 보이며 당국 차원의 대화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며 면담이 이뤄질 경우 어떤 대남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지난해 11월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여사 앞으로 친서를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때 조화를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며 평양 방문을 초청하면서 추진됐습니다.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측이 5월 말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성사되지 못하다가 최근 개성에서 만나자는 김대중평화센터 측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오면서 재추진됐습니다.
김대중평화센터와 북측 아태평화위원회는 지난달 6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이 여사의 평양 방문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